이란·아르헨티나 '브릭스' 가입신청…중·러 세불리기 가속화

중앙일보

입력 2022.06.28 13:51

업데이트 2022.06.29 11:10

이란과 아르헨티나가 중국·러시아가 주도하는 신흥 경제 5개국(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 모임인 브릭스(BRICs) 가입을 신청했다.

지난 23일 화상으로 열린 브릭스 5개국 정상회담.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신화=연합뉴스

지난 23일 화상으로 열린 브릭스 5개국 정상회담.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신화=연합뉴스

27일(현지시간) 러시아 국영 타스통신에 따르면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미국이 세계에서 무엇을 차단하고 금지하고 망칠지 고민하는 동안 아르헨티나와 이란은 브릭스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사이드 하티브자데 이란 외무부 대변인도 "브릭스에 가입하면 회원국 모두에 부가가치를 가져다줄 것"이라며 가입신청을 공식 발표했다

아르헨티나는 정식으로 알리지 않았지만, 지난 24일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브릭스 초청으로 참가한 '브릭스+' 고위급화상 회담(브릭스 5개국 포함해 18개국 참가)에서 가입 의향을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전했다.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지난 26부터 3일간 독일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미국·영국·캐나다·독일·프랑스·이탈리아·일본) 정상회담에 초청받아 참석했다.

중국과 러시아는 미국과 유럽 등 서방에 맞서 브릭스를 전략적 다자 협력 틀로 활용하는 움직임을 보인다. 브릭스 5개국은 지난 23일 화상 정상회담 후 회원국 확대를 환영한다는 '베이징 선언'을 발표했다. 그리고 나흘 만에 이란과 아르헨티나가 가입 신청을 했다.

브릭스 가입 신청국은 더 늘어날 수 있다. 리커신 중국 외교부 국제경제사 사장은 27일 "인도네시아·터키·사우디아라비아·이집트 등이 브릭스 문을 두드리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23일 브릭스 5개국은 독자적인 국제결제체계, 무역·생산망 확대 등 서방에 맞선 경제 블록을 키운다는 구상을 발표해 비회원국의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이란과 아르헨티나가 브릭스에 바로 가입할지는 미지수다. 유리 우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외교담당 보좌관은 27일 "브릭스 확장을 환영하지만, 가입에 대해서는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 브릭스 신청국 요건과 절차에 대해 먼저 의논하고 결정하는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강선주 국립외교원 경제통상개발연구부 교수는 "그동안 브릭스 가입을 원하는 나라가 있었지만, 브릭스 내에서 문을 열어주지 않았다"면서 "갑자기 외연 확대를 외치는 건, 중국·러시아가 미국·유럽 등 서방 국가와 대립이 심화하면서 세 불리기에 나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브릭스 내 이해관계가 다양해 중국·러시아가 원하는 대로 미국에 맞서 독자적인 경제권을 구축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브릭스는 지난 2003년 세계적인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발표한 세계 경제성장 예측 보고서에서 처음 등장했다. 골드만삭스가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공을 급성장 가능 국가로 분류하고 각국의 첫 글자를 모아 브릭스라고 명명했다. 지난 2009년 러시아 예카테린부르크에서 첫 정상회의를 열었고, 2011년 남아공이 공식 합류해 5개국 체제가 됐다. 이란과 아르헨티나가 올해 가입하면 11년 만에 새 회원국을 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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