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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체감경기 ‘급랭’…내수 전망은 78까지 떨어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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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국내에서 가장 많은 수출입 화물을 처리하는 부산항 하늘 위로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6일 국내에서 가장 많은 수출입 화물을 처리하는 부산항 하늘 위로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다. [연합뉴스]

가파른 물가 상승과 원화가치 하락세로 올해 3분기 기업의 체감 경기가 급락했다. 업종별로는 석유화학·비금속광물과 자동차부품, 지역별로는 전남·대전·인천·울산 경기가 좋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올해 3분기 경기전망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지난 2분기(96)보다 17포인트 감소한 79로 집계됐다고 28일 밝혔다. 지난 13~24일 전국 2389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BSI는 100 이상이면 해당 분기 경기를 이전 분기보다 긍정적으로 본 기업이 많다는 의미고, 100 이하면 그 반대다. BSI가 70선으로 내려간 건 지난해 1분기(75) 이후 6분기 만이다.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수출 기업은 95에서 82로, 내수 기업은 96에서 78로 지난 2분기보다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의는 “글로벌 공급망 병목과 달러당 1300원에 육박하는 고환율이 이어지는 가운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국제유가·원자재가 안정화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라며 “고물가가 지속되면 국내 소비도 위축될 우려가 있다”고 분석했다.

대부분 업종이 기준치인 100을 넘지 못해 부정적 전망이 우세했다. 높은 원료 수입 비중으로 글로벌 원자재가격 상승의 타격을 직접적으로 받은 자동차부품(69), 석유화학(63)과 비금속광물(61) 등은 최악의 경기 체감을 보였다.

상대적으로 화장품(100)과 의료정밀(95), 식음료(94)는 강세를 보였다. 화장품과 식음료는 코로나19 방역 해제 후 내수 진작 효과의 수혜를 입은 것으로 풀이됐다. 조선(94)도 선방했는데, 최근 수주 호조와 고환율·고선가가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자료 대한상의]

[자료 대한상의]

지역별로는 제주(100)를 제외한 모든 지역이 지난 분기 대비 BSI가 하락했다. 제주는 최근 방역 해제와 관광 호조가 지역경제에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됐다. 반면 석유화학과 자동차·부품 영향이 큰 대구(77)와 울산(71)을 비롯해 인천(68)과 대전(66), 전남(63) 등 전국에 걸쳐 체감 경기가 크게 떨어졌다.

[자료 대한상의]

[자료 대한상의]

응답 기업 절반 이상 “상반기 실적 부진”

한편 상반기가 마무리되는 시점에서 응답 기업의 절반 이상이 실적 부진을 체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반기 실적(영업이익)이 올해 초 계획보다 미달할 것으로 예상한 기업이 54.9%인 반면, 목표치를 초과할 것으로 본 기업은 3.8%에 불과했다.

김현수 대한상의 경제정책실장은 “고물가, 고환율 등 고비용 압박을 받고 있어 내수와 수출 모두 침체의 기로에 서 있는 상황”이라며 “피해가 큰 업종을 대상으로 원자재가 안정, 세제 개선·지원, 수출금융 및 물류비 지원과 같은 특단의 조치가 필요해 정부뿐 아니라 국회의 초당적 협력이 이뤄지기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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