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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지는 김정은 ‘워크숍 정치’…이번엔 보위‧검찰 기강 잡기

중앙일보

입력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7일 당 중앙위원회 비서국 확대회의를 지도하는 모습. 노동신문, 뉴스1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7일 당 중앙위원회 비서국 확대회의를 지도하는 모습. 노동신문, 뉴스1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7일 노동당 비서국 확대회의를 열고 노동당 중앙위원회 조직개편을 논의했다고 북한 매체들이 28일 보도했다. 이달 들어 정치국회의-전원회의-비서국회의-중앙군사위 등 중요한 회의를 잇따라 열며 내부적으로 '기강 잡기'에 나선 모습이다. 김정은식 '워크숍 정치'를 통해 체제 내구성 다지기에 초점을 두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특히 비서국은 노동당의 핵심 협의체로, 분야별 계획 수립과 집행을 지도하고 통제하는 최고집행기관이다. 북한이 지난 12일 비서국 회의에 이어 보름 만에 비서국 확대회의를 신속히 개최한 것 자체가 이례적이란 평가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이 전원회의 결정을 관철하기 위해 조직·정치 사업을 더 치밀하고 강력하게 추진하려는 것"이라며 "엄중한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 당 규율 준수와 정치활동 강화가 관건이라고 인식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노동신문은 이날 회의에서 ▶각급 당 지도기관의 사업체계 개선정비 및 정치활동 강화 ▶당 중앙위원회 일부 부서 기구 개편 ▶각 도 당위원회 사업에 대한 지도 및 방조 강화를 위한 새 체계 확립 ▶당 총무사업 규정과 기요(기밀) 관리체계 개선 방안 ▶보위·안전·사법·검찰 부문 사업에 대한 정책적 지도 강화 ▶각급 당 조직 일꾼들의 정치 실무적 자질과 사업능력을 높이기 위한 학습제도 마련 ▶전당적으로 근로단체사업을 중시하고 강화하는 문제 등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다만 신문은 김정은이 "당 중앙위원회 부서들의 임무와 당면 과업, 전당적으로 당 정치 활동에서 견지할 주요 원칙과 과업과 방도에 대하여 중요한 결론을 했다"면서도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번 비서국 확대회의와 관련해 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당 조직제도 정비 등을 통해 당 규율 강화 등 통제적 장치를 강화하여 전원회의 결정 사항을 관철하고 내부 체제 결속을 도모하려는 의도"라고 평가했다.

특히 주요 안건 중 하나로 기요(기밀) 관리체계의 개선 문제를 언급한 점도 주목된다. 내부적으로 기밀 유출 등에 대한 우려가 있음을 방증하는 대목이기 때문이다.

이는 또 지난 12일 비서국 회의에서 "당 안에 강한 규율 준수 기풍을 세우고 일부 당일꾼(간부)들 속에서 나타나는 세도와 관료주의를 비롯한 불건전하고 비혁명적인 행위들을 표적으로 더욱 강도 높은 투쟁을 전개할 데 대해 토의했다"고 언급한 것과도 맥을 같이한다.

이 때문에 회의에선 불순분자와 간첩 등을 색출하는 보위 부문을 비롯해 안전·사법·검찰에 대한 정치적 지도를 강화하는 방안도 비중 있게 다뤄졌을 것으로 보인다. 오경섭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비서국 회의에선 실무적인 문제를 다루기 때문에 내용을 자세히 보도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기밀 관련 부분은 통상적인 관리체계 개선과 내부정보 외부유출 차단에 관련한 내용이 주를 이뤘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처럼 다양한 공식 회의체를 활용해 간부들을 다그치고 당 규율 확립에 나서는 건 김정은 특유의 스타일로 볼 수 있다. 본인이 주재하는 회의를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전염병 확산, 자연재해 발생 가능성, 민심동요 등의 복합적 위기 상황을 돌파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는 셈이다.

이와 관련, 정대진 원주 한라대 교수는 "김정은식 '워크숍 정치'로 규정할 수 있다"며 "김정일 시기와 달리 정책 집행 단위까지 최고지도자가 직접 챙기는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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