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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형 받았다, 과분하고 황송"…민주 전대 흔드는 '개딸의 픽'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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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딸 분들께 인형과 편지를 받았다. 과분하고 황송하다. 더 열심히 활동하겠다.”(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초선 의원)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26일 페이스북에 올린 게시글. 페이스북 캡처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26일 페이스북에 올린 게시글. 페이스북 캡처

8·28 전당대회에서 지도부 입성을 노리는 인사들의 ‘개딸(개혁의 딸ㆍ이재명 의원 지지층)’을 향한 구애 경쟁이 뜨겁다. 지난해 5월 전당대회에서 위력을 뽐냈던 문파(文派ㆍ문재인 전 대통령 지지층)의 영향력을 개딸이 이어받을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민주당 관계자들은 지난 대선 이후 입당한 20만여 명의 권리당원 중 다수가 이 의원 지지층으로 추정한다.

이 의원의 당 대표 도전이 기정사실로 되는 가운데, 거론되는 최고위원 후보군도 대부분 친야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개딸 ‘픽’에 꼽힌 인사들이다.

일러스트 = 김지윤 기자 kim.jeeyoon@joongang.co.kr

일러스트 = 김지윤 기자 kim.jeeyoon@joongang.co.kr

개딸 ‘픽’ 처럼회…초선 8명 후보군 중 6명 포진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추진 등 개딸의 요구와 합을 맞춰온 강경파 초선 의원 모임 처럼회의 대거 도전이 가시화되고 있다. 일찍이 장경태ㆍ양이원영ㆍ이수진(서울 동작을) 의원이 최고위원 도전으로 기운 가운데, 김남국 의원도 지난 27일 한 라디오에서 “(최고위원으로서의) 실천력과 각오가 준비돼 있는지 고민하고 있다”고 출마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서울 동작을). 연합뉴스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서울 동작을). 연합뉴스

역시 처럼회원인 한준호ㆍ황운하 의원 역시 출마를 고심 중이다. 이 중 장 의원은 초선의원 중 지난해 ‘조국 사태’를 사과해 문파들로부터 ‘초선 5적’으로도 불렸지만 최근 개딸들을 향한 구애에 열중하고 있다.

처럼회원이 아닌 초선 의원 중엔 문재인 정부 청와대 대변인 출신인 고민정 의원과 민주당 초선 모임 ‘더민초’ 간사인 고영인 의원이 출마를 적극 검토 중이다. 어느 정도 윤곽이 나온 8명 초선 의원 후보군 중 6명(75%)이 처럼회 소속인 셈이다.

다선ㆍ원외에서도 개딸 ‘픽’ 강세

개딸 선호 그룹에선 선수를 가리지 않고 출마 의사가 흘러나오고 있다. 5선의 안민석 의원이 최고위원 도전을 검토 중이라고 한다. 안 의원은 최근 주변에 “지지자들로부터 출마를 적극 권유받고 있다”며 도전 가능성을 시사했다. 친명계로 분류되는 안 의원은 최근 “대의원 특권을 불사르라”(12일)며 권리당원 투표 비율 확대를 요구하거나, “처럼회를 향한 비판은 계파 기득권의 역습”(14일)이라는 글을 써왔다.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 중앙포토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 중앙포토

앞서 당 대표 도전을 선언한 정청래 의원(3선) 역시 지난 21일 한 언론 인터뷰에서 “지지자들이 ‘이재명 당 대표-정청래 최고위원’의 모습을 바라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이 의원의 출마 여부에 따라 다시 고민해볼 필요는 있겠다”며 최고위원 선회 출마 가능성을 열어뒀다. 정 의원 역시 개딸이 지지하는 주요 인사 중 한명이다.

서영교 의원(3선)도 주요 후보군 중 하나다. 이 의원 측엔 대선 본선 캠프 상황실장으로 합류했다. 그는 최근 윤석열 정부 행정안전부의 경찰국 신설 문제를 맹렬히 공격하는 방식으로 강성 지지층의 호감을 얻고 있다. 재선 중엔 지난해 대선 경선 당시 상대적으로 이른 시점에 이재명 캠프에 합류했던 재선의 김병기 의원이 출마를 고심하고 있다. 개딸 내에서 그는 대표적인 ‘이장님(이 의원 애칭) 편’ 인사로 분류된다.

이밖엔 호남을 기반으로 한 송갑석(재선)ㆍ김승남(재선) 의원이 출마를 검토 중이다. 호남이 전통 텃밭이라지만 표 분산을 우려, 두 의원이 둘 중 한명만 나가는 단일화를 검토하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최민희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중앙포토

최민희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중앙포토

원외에선 6ㆍ1 지방선거 남양주시장 선거에서 낙선한 최민희 전 의원이 주요 후보군으로 분류된다. 최 전 의원은 지난해 일찍부터 이 의원을 지지해온 인사로, 최근에도 “민주당이 지금 할 일은 이재명 지키기”(5일) 같은 입장을 강경하게 펴고 있다.

문파로 확인된 권리당원의 위력…“현 구조상 개딸 영향력 큰 것 당연”

지난해 5월 전당대회까진 온라인 권리당원의 다수인 문파가 최고위원 당락을 좌지우지했다. 김용민 의원이 후보 7명 중 1위(17.73%), 강병원 의원이 2위(17.28%)로 최고위원이 됐었다.

그 이전 전당대회에서도 친문 강경파인 박주민 의원(2018년)ㆍ김종민 의원(2020년)이 문파의 성원 속에 각각 수석 최고위원을 역임했다. 이번 선거 출마를 고민 중인 한 의원은 “권리당원은 투표 반영 비율(현행 40%)뿐 아니라, 행동 의지도 높다”며 “현 구조상 이들의 지지 없이 지도부 입성을 장담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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