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도 실종가족 집 문엔 '노란딱지'…"카드빚 2700만원 갚아라"

중앙일보

입력 2022.06.28 10:29

업데이트 2022.06.28 11:41

지난 27일 오전 조유나양 일가족이 살던 광주 남구의 한 아파트 문 앞에 바퀴 바람이 빠진 자전거 2대와 법원 특별 우편 송달 안내 포스트잇이 붙어있다. 뉴스1

지난 27일 오전 조유나양 일가족이 살던 광주 남구의 한 아파트 문 앞에 바퀴 바람이 빠진 자전거 2대와 법원 특별 우편 송달 안내 포스트잇이 붙어있다. 뉴스1

교외 체험학습을 간다고 했다가 실종된 조유나(10)양 가족에 대한 수사가 일주일 가까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들이 그간 생활고를 겪은 것으로 보이는 정황이 속속 나오고 있다.

28일 광주 남부경찰서에 따르면 조양 가족이 살던 광주광역시 남구 아파트에선 이 가족의 행방을 추정하거나, 실종과 연관 지을 만한 단서는 나오지 않고 있다. 다만 이들의 집에 카드 대금 독촉장 등이 쌓여있고, 이들이 월세를 내지 못했다는 주변의 진술을 확보했다고 한다.

경찰은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아 조양 부모의 금융 거래 정보와 통신·신용카드 사용 내역, 보험 가입 현황 등을 조사해 정확한 부채 규모 등을 확인할 예정이다.

이웃 주민 등에 따르면 조양 가족 집 현관문에는 '법원 특별우편 송달'을 안내하는 노란 딱지가 붙어 있다. 한 신용카드 회사에서 조양 어머니 앞으로 2700만원가량의 카드대금을 지급하라는 내용이 담겼다고 한다.

현관문 앞에는 조양이 사용했던 것으로 추정되는 분홍색 유아용 자전거와 성인용 검은색 자전거가 바퀴 바람이 빠진 채 방치돼 있었다. 현관문 손잡이엔 먼지도 쌓여있었다.

경찰에 따르면 조양 아버지는 광주 서구에서 컴퓨터 판매업을 했으나 지난해 6월 말 폐업했고, 부인 이씨도 그 무렵 직장인 콜센터를 그만뒀다. 이후 부부는 별다른 경제활동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현장 사진을 보면 옷가지 등이 집 안에 널브러져 있고 청소도 잘 안 돼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 27일 오후 전남 완도군 신지면 물하태선착장에서 경찰이 실종된 조유나(10) 양과 가족을 찾기 위해 수중 수색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7일 오후 전남 완도군 신지면 물하태선착장에서 경찰이 실종된 조유나(10) 양과 가족을 찾기 위해 수중 수색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7일 오전 전남 완도군 신지면 일대에서 경찰이 최근 실종된 조모양 일가족을 찾기 위해 수색 작업을 하고 있다. 뉴스1

지난 27일 오전 전남 완도군 신지면 일대에서 경찰이 최근 실종된 조모양 일가족을 찾기 위해 수색 작업을 하고 있다. 뉴스1

한달짜리 체험학습, 출발 이틀 전 신청

한편 조양 가족이 교외 체험학습을 급하게 준비한 정황도 포착됐다. 조양의 부모는 체험학습 기간 이틀 전인 지난달 17일에서야 학교 홈페이지를 통해 조양과 함께 제주도로 교외 체험학습을 떠나겠다는 신청서를 낸 것이다. 체험학습을 신청한 기간은 5월 19일부터 이달 15일까지였다.

가족이 머물 숙소도 체험학습을 신청한 당일인 17일에서야 예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숙소는 이 가족이 행선지로 밝힌 제주도가 아니라 전남 완도 명사십리 인근 한 펜션이었다.

이들 가족은 체험학습 기간이 시작된 지 5일이 지난 지난달 24일부터 예약한 펜션에 입실했으며, 28일까지 4일간 묵은 뒤 하루건너 29일 다시 입실해 30일 오후 11시 펜션을 빠져나갔다.

지난달 30일 밤 11시쯤 완도 명사십리해수욕장 인근 숙소에서 촬영된 CCTV에 조유나(10) 양 추정 어린 아이와 아이를 업은 여성, 왼손에 비닐봉지를 든 남성의 모습이 포착됐다. [YTN 캡처]

지난달 30일 밤 11시쯤 완도 명사십리해수욕장 인근 숙소에서 촬영된 CCTV에 조유나(10) 양 추정 어린 아이와 아이를 업은 여성, 왼손에 비닐봉지를 든 남성의 모습이 포착됐다. [YTN 캡처]

조양 둘러업고 나온 뒤 폰 차례로 꺼져 

펜션 폐쇄회로(CC)TV엔 조양의 어머니가 조양을 등에 업고 나가는 모습이 찍혔다. 이들 가족이 펜션을 나온 지 2시간 뒤인 31일 오전 1시 전후 20분 간격으로 조양과 조양 어머니의 휴대전화 전원이 각각 꺼졌다. 3시간 뒤인 오전 4시쯤엔 펜션에서 차로 5분 거리인 송곡항 인근에서 조양 아버지의 휴대전화도 꺼졌다.

조양 가족은 이때부터 현재까지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실종 사실은 체험학습 기간이 끝났지만, 조양이 등교하지 않자 이상하게 여긴 학교 측의 신고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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