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폭격기' 전기료 인상…尹 데드크로스 속 애타는 여당

중앙일보

입력 2022.06.28 05:00

업데이트 2022.06.28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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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책의원총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책의원총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27일 국민의힘은 ‘전기’를 주제로 의원총회를 열었다. 주한규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와 정승일 한국전력 사장이 의총에 와 의원들에게 각각 원전 정상화·전기요금 인상안에 대해 강의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권에서 전기요금 인상을 해야 하는데 안 했다. 딱 한 번밖에 안 했다”며 “잘못을 전 정권이 하고 사과는 새 정권이 하게 됐다. 정말 안타까운 일”이라고 말했다.

“文때 안 올리고” 성토장 된 의총

이날 의총에서는 정부의 전기료 인상안 발표에 대한 당 차원의 현안 공유 및 대응 논의가 이뤄졌다. 복수의 참석자들에 따르면 강연 후 정 사장에게 ‘왜 전기료를 문재인 정부 때 안 올리고 지금 올리냐’, ‘그 때 인상하지 못한 이유는 무엇인가’ 등의 질문이 쏟아졌다고 한다. 의원들의 질타에 정 사장은 “탈원전이 전기요금에 미쳤던 효과는 원자력안전위원회,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계 부처 및 관련 기관과 전문가가 함께 같이 들여다 보아야 분석이 가능한 사안”고 토로했다고 복수의 참석자가 전했다.

권 원내대표는 강연 후 기자들과 만나 “우리가 (오늘) 확인한 바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 5년 동안 전기요금 인상을 10차례 이상 요구했다는데 단 한번 인상했다”면서 “저물가 시대에 전기요금을 인상했다면 한전 적자폭이 축소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승일 한국전력공사 사장이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정책의원총회에 참석해 물을 마시고 있다. 뉴시스

정승일 한국전력공사 사장이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정책의원총회에 참석해 물을 마시고 있다. 뉴시스

한국전력은 이날 4인가구 기준 월평균 1535원 가량을 올리는 전기요금 인상안을 발표하면서 “국제 에너지값 폭등과 재무여건 악화’를 이유로 제시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날 의총에서 “이렇게 한 번에 올리게 되면 국민 부담이 크다”, “안그래도 고물가로 민생이 어렵다”는 우려를 쏟아냈다. 이전 정부에 책임을 돌리고는 있지만, 공공요금 부담 가중이 정권 초 여권을 향한 여론을 악화시킬까 노심초사하는 분위기였다.

폭염 때마다 ‘시끌’

역대 정권마다 전기요금 조정은 민감한 주제였다. 기록적 폭염이 찾아왔던 2016년, 2018년 여름 누진제 문제가 번번이 대통령 지지율에 악영향을 줬다. 날씨가 더울수록 ‘누진제를 완화해 전기요금을 내려달라’는 여론이 빗발쳤다. 국민의힘은 새누리당 시절이던 2016년 8월 예산 4200억원을 들여 2200만 가구에 평균 2만원 안팎의 혜택을 주는 ‘7~9월 전기료 인하 결정’을 했다.

그 때 사정을 잘 아는 정부 관계자는 “석 달 넘게 버텼는데 날씨와 여론이 함께 불타올랐다”며 “결국 당시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박근혜 대통령에게 전기요금 인하를 건의하고, 정부가 이를 수용하는 형식으로 누진제 완화 결정이 났다”고 말했다. 당시 박 전 대통령 지지율은 전기료 논란, 사드 배치 결정(2016년 7월) 등으로 취임 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도 2018년 여름 지지율 하락을 겪다 “전기 요금 가구당 월평균 1만원 인하”(2018년 8월 7일)를 발표한 뒤에야 지지율을 반등시켰다.

2016년 8월 전기요금 누진제 개편 긴급 당정 협의에서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와 정진석 원내대표, 유일호 경제부총리와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중앙포토

2016년 8월 전기요금 누진제 개편 긴급 당정 협의에서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와 정진석 원내대표, 유일호 경제부총리와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중앙포토

통계청은 매월 소비자물가지수 산정에 ‘주택·수도·전기 및 연료’ 항목을 반영한다. 조성붕 숭실대 교수(경제학)는 “공공요금 인상은 실제 물가지수 조정폭보다 훨씬 더 큰 폭으로 ‘체감 물가’에 영향을 준다”면서 “오랫동안 정부가 공공요금을 통제해와 ‘전기세’라는 말이 생겼고, 역대 정부들는 선거를 고려해 요금 조정 부담을 후세로 미뤄왔다”고 설명했다.

위기 맞은 尹 지지율

이런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발표된 두 건의 여론조사에서 취임 후 첫 ‘데드크로스(부정 교차)’ 지지율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지난 24~25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1명(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에게 대통령 국정수행 평가를 조사한 결과 긍정 46.8%, 부정 47.4%였다. 취임 한 달 반 만에 부정 응답자가 긍정 응답자보다 많아졌다.

리얼미터가 지난 20~24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2515명을 대상(95% 신뢰수준에서 ±2.0%포인트)으로 윤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도 긍정 46.6%, 부정 47.7%로 집계됐다. 긍정 평가 비율이 지난주 대비 1.4%포인트 떨어졌는데, 부정 평가는 더 크게(2.3%포인트) 올랐다. (※기사에 인용한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배철호 리얼미터 수석전문연구위원은 “날로 심각해지는 경제 위기 국면에서 (국민이) 정부 역할을 기대하고 주문하는 예민한 상황”이라며 “주 52시간제 개편 혼선 등이 부정적 평가를 더 키운 요인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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