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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강원도는 이륙단계, 새 도지사와 힘 합쳐 정상궤도 오르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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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간의 도정 운영 마치는 최문순 강원지사 인터뷰

지난 22일 강원도청 통상상담실에서 퇴임을 앞둔 최문순 강원도지사가 그동안의 소회와 향후 계획을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 강원도]

지난 22일 강원도청 통상상담실에서 퇴임을 앞둔 최문순 강원도지사가 그동안의 소회와 향후 계획을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 강원도]

“오래된 우리 사회의 권위주의를 벗어나 동네 아저씨 혹은 할아버지같이 친근하고 이웃 같은 도지사가 되고 싶었다.”

이달 말 임기를 마치는 최문순 강원지사는 “지난 11년간 도정을 이끌어오면서 많은 일을 도민과 함께해냈다. 도민과 하나 돼 2018평창겨울올림픽을 역대 최고의 대회로 개최했고, 올림픽을 통해 남북평화는 물론 그간 어려웠던 교통망 확충도 이뤄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강원도는 활주로를 잘 달려 이륙단계에 있다. 새 도지사와 힘을 합쳐 이륙단계를 잘 거쳐 정상궤도에 오르길 바란다. 제 임무는 여기까지다”라고 했다. 지난 22일 강원도청 통상상담실에서 퇴임을 앞둔 최 지사와 만났다.

-11년간의 도지사 생활을 마치게 되는데 어떤 도지사로 기억되고 싶나.

“수직적인 질서에서 원뿔형의 위에 있는 사람이 아니고 옆에 평등하게 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사실 일은 국장·과장·계장·직원이 다 한다. 권력으로 일하는 것이 아니다. 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생각하고 실천하려고 했는데 잘 됐는지는 모르겠다.”

-강원도의 힘으로 발전을 이끌 수 있는 강원특별자치도가 된다. 특별법 개정 작업이 중요하다.

“특별법 제정으로  지위 특례는 부여받았지만, 행정·재정 특례, 권한 특례를 후속 법 개정을 통해 구체화해야 한다. 행정·재정 특례는 자치조직권 부여와 중앙·도·시군 사무 이양, 자주재원 확보가 중요하다. 권한 특례는 18개 시·군 중점 성장산업을 발굴해 이를 위한 특구를 지정하고 지역맞춤형 특화전략산업을 육성시켜야 한다. 앞으로 군사·환경·산림 규제 등 중첩된 규제를 극복하고, 강원도의 특성에 맞는 특단의 발전 방안들을 고민해 나가야 한다.”

-도지사 임기 중 가장 잘한 것은.

“취임 초 산적했던 현안을 도민들과 함께 대부분 해결하며 강원도 발전을 앞당겼다고 생각한다. 2018평창겨울올림픽 개최, 2024 강원청소년겨울올림픽 유치를 비롯해 용문~홍천·삼척~강릉·원주~만종 제4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 반영, 춘천~속초 동서고속화철도 착수 등이다. 생애주기별 맞춤형 복지인 육아기본수당 도입과 재난대응 전담조직인 환동해특수재난대응단, 동해안 산불방지센터 신설도 기억에 남는다. 마지막으로 도정 사상 처음으로 국비 8조원 시대를 연 것도 잘한 일이다.”

-도지사 임기를 마치면서 가장 아쉬운 것은.

“아쉬운 것은 평창올림픽 이후 남북관계를 진전시키지 못한 점이 안타깝다. 당시 남북 정상회담이 3차례, 역사상 최초로 북미회담도 2차례나 성사됐을 정도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가 굉장히 역동적으로 진행됐다. 금강산 관광 재개나 개성공단 또는 남북교류사업 등 구체적인 성과를 끌어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한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임기 동안 남북교류협력 사업에 공을 들였다. 차기 도정에서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최악의 남북관계 속에도 맥을 이어온 스포츠 교류가 평창올림픽 북한 참여의 밑거름이 됐고, 평창올림픽은 세계 화합과 평화를 견인하는 계기가 됐다. 평창올림픽 때 그랬던 것처럼 북한과 적대적 관계에 있더라도 한쪽에는 반드시 평화를 담을 그릇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갈등이 있다가도 인제 그만 싸우자 하면 바로 중단이 가능하다. 그 평화 프로세스가 바로 2024강원청소년겨울올림픽이다. 국제정세와 북한 내 코로나 상황으로 남북교류의 어려움이 있지만 남북강원도의 정체성을 회복하기 위해 비정치적, 비경제적 분야의 교류협력은 긴 호흡을 가지고 이어나가길 희망한다.”

-도정 권력 재창출에 실패했다. 앞으로 민주당이 나아갈 방향은.

“민주당을 향해서 가슴이 뛰지 않는다. 민주당은 87년 6월 민주항쟁이 만들어낸 정당인데 그 효용이 떨어졌다. 지금의 민주당은 자신들이 만들고 싶은 나라가 없다. 뭘 해야 하는지 어디로 갈 것인지가 없으니 사람들을 결집하지 못하고 있다. 청년들은 아무리 노력해도 집을 살 수 없고, 계층 사다리에 올라갈 수 없는 절망 계급으로 떨어졌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다시 정권을 재창출하더라도 결국 또 실패할 수밖에 없다. 지금부터 어떤 나라를 만들 것인가 고민하고, 그 나라를 향해 가슴 뛰는 가치를 만들어야 한다.”

-도청 신청사 부지 논란이 재점화됐다. 전면 재검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김진태 당선인의 신축부지 재검토 의사를 존중한다. 처음부터 하나하나 다시 검토해 최적의 조건과 장소를 찾을 수 있으면 그게 도민을 위해서 좋은 거다. 김 당선인께서 재검토를 통해 현명하게 결정할 것으로 본다.”

-차기 도정에 바라는 점은.

“지금 제일 중요한 건 강원특별자치도다. 현재는 골격만 만들어져 있다. 앞으로 채워나가야 하는데 지금의 정치 구도가 여소야대 구조다. 그래서 두 정당이 서로 협력하면 뭐든지 할 수 있는 구조다. 반면 갈등이 생기면 아무것도 안 될 수도 있다. 새 도지사와 민주당이 잘 협력해서 특별자치도 내용을 빠르게 채웠으면 한다.”

-11년간의 도정 운영을 마치는 소회와 향후 계획은.

“올림픽을 치르면서 교통망이 좋아져 인구도 늘고 땅값도 오르는 등 여러 조건이 나아졌다. 강원도를 비행기에 비유하면 현재 이륙한 상태다. 하지만 이륙하고도 한동안 힘을 써야 한다. 새 도지사와 힘을 합쳐서 이륙 단계를 잘 거치면 10년쯤 후엔 편안한 비행이 될 것으로 본다. 한동안 쉴 생각이다. 한편으로는 잊히는 것이 첫 번째 목표다. 그동안 못했던 일을 해야 하기에 7월 스케줄은 빡빡하다. 제일 먼저 7월 1일 대중목욕탕, 2일 노래방, 3일 극장, 4일은 가족과 시간을 보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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