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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세 “北 당중앙군사위 결정, 9·19합의 정신 위반…북핵 한·미 동시 겨냥”

중앙일보

입력

권영세 통일부 장관이 27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서울외신기자클럽 초청 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권영세 통일부 장관이 27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서울외신기자클럽 초청 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권영세 통일부 장관이 27일 최근 북한이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를 열어 전방부대의 임무를 추가하고 작전계획을 수정한 것에 대해 "9·19 남북군사합의 정신에 위반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권 장관은 이날 오후 서울외신기자클럽(SFCC) 초청 간담회에서 북한이 대남 강경 기조를 보이는 현 상황이 9·19 남북 군사합의 파기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그는 "북한은 과거에도 9·19 군사합의 정신을 위반하거나 합의 자체를 위반한 바 있다"며 "약속은 지켜져야 한다는 측면에서, 매우 유감스러운 태도"라고 지적했다.

북한은 지난 21일부터 사흘간 진행된 당 중앙군사위 확대회의 결과를 전하면서 "전쟁억제력을 확대 강화하기 위한 군사적 담보를 세우는데 나서는 중대 문제를 심의·승인했다"며 "전방부대의 작전 임무에 중요 군사행동 계획을 추가했다"고 밝혔다. 전방부대를 특정한 것으로 미뤄 대남용 전술핵 실전배치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이란 우려가 나왔다.

북한이 한·미를 동시에 겨냥한 핵 공격력을 보유하기를 바라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권 장관은 북한의 핵 독트린 변화를 묻는 질문에 "탄도미사일의 사거리가 롱(long)에서 숏(short)으로 바뀌고 있는 부분과 (핵무기가) 전략핵에서 전술핵으로 바뀌는 부분은 핵무기의 타깃으로 한국을 겨냥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그런 점에서 북한의 핵이 한국을 겨냥하는 게 아니라고 했던 분들은 틀렸다고 지적하고 싶다"고 말했다.

다만 "북한이 미국을 상대로 핵무기를 개발하는 데서 한국을 상대로 (핵무기를 개발) 하는 쪽으로 전반적인 전략이 바뀌었다고 판단하기는 이른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권 장관은 남북 대화에 대한 기대를 나타냈다. 그는 "가장 어두운 뒤에 새벽이 온다는 말이 있다"며 "역설적으로 북한이 남측을 주로 겨냥한 부분이 어떤 면에서는 대한민국과 대화를 곧 할 수도 있겠다는 기대 섞인 희망도 한 번 해본다"고 말했다.

북한이 '물리적 준비'를 완료됐다는 평가를 받는 7차 핵실험의 시행 시점에 대해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모든 준비는 완료됐고 정치적 결단만 남았다"고 평가했다. 권 장관은 "북한이 왜 핵실험을 강행하지 않는지는 분명한 이유를 알 수 없다"며 "북한도 나름대로 핵실험으로 인한 효과를 극대화하고자 국내외 정세를 보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 장관은 앞서 모두 발언에서 "북한이 (국제정세가 신냉전 구도로 접어든) 이 틈새를 이용해 핵 개발을 통한 현상 변경을 시도하고 있다"며 "북한 비핵화와 남북관계 정상화를 통해 한반도 평화통일을 이뤄나가고자 하는 우리에게 이런 변화는 매우 심각하고 근본적인 도전"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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