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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대통령 부부, 오늘 나토行 출국…첫 다자 정상외교전 데뷔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윤석열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ㆍNATO)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27일 오후 2시 스페인 마드리드로 출국했다. 27일 밤 9시 30분(이하 현지시각) 스페인에 도착하는 윤 대통령은 28일 오후 핀란드와의 양자 정상회담을 시작으로 3박 5일 간의 ‘외교 강행군’을 펼칠 계획이다. 윤 대통령의 지난 10일 취임 후 첫 해외 방문이자 다자 정상외교 무대 데뷔전이기도 하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27일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서 공군 1호기에 올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27일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서 공군 1호기에 올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정상이 미국과 유럽 중심의 집단안보체제인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을 비롯해 일본과 호주, 뉴질랜드 등 아시아ㆍ태평양 지역 4개국이 ‘파트너국’으로 공식 초청을 받았다. 나토가 이번 정상회의에서 중국의 군사적 부상을 새로운 위협으로 규정해 대응할 계획인 가운데, 미국이 유럽과 아시아의 동맹 우방국을 한데 모아 중국·러시아라는 두 위협에 동시 대응하기 위한 의도란 분석이 나온다.

다만 대통령실의 설명은 나토의 반중ㆍ반러시아 기조와는 일정 부분 거리를 두고 있다. 대신 나토 회원국 및 참가국들과 경제ㆍ인권ㆍ기술 분야 등에서의 ‘네트워크 확대ㆍ심화’에 집중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현지시각 27일 밤 스페인에 도착하는 윤 대통령은 하룻밤 휴식을 취한 뒤 28일 오후 핀란드(28일)를 시작으로 네덜란드ㆍ폴란드ㆍ덴마크(29일), 체코ㆍ영국(30일)과 잇따라 양자 정상회담을 갖는다. 윤 대통령은 이들 국가와 ‘포괄적 안보’ 차원에서 원자력 수출 및 반도체, 방위산업, 재생에너지 등의 관련 논의도 진행할 방침이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과 캐나다 및 루마니아 정상과는 각각 약식 회동을 한다.

이번 순방의 하이라이트는 29일이 될 전망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 30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와 함께 3자 정상회담을 갖는다. 문재인 정부 초기인 2017년 9월 유엔 총회 당시 한ㆍ미ㆍ일 3자 회동 이후 4년 9개월 만에 처음이다. 북한의 핵실험 징후 등 고도화되는 북한의 도발 움직임이 주요 의제다. 이어 오후 3시 개최되는 나토 동맹국ㆍ파트너국 정상회의에서 윤 대통령은 3분가량의 연설을 통해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국제사회의 지지를 당부할 계획이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이번 나토 정상회의에 동행하는 김건희 여사는 스페인 왕실이 마련한 배우자 세션에 참여한다. 스페인 국왕 내외 주최 만찬 참석(28일), 스페인 왕궁 투어와 왕궁 유리공장, 소피아 왕립미술관 방문(29일), 왕립 오페라 극장 리허설 관람(30일) 등의 일정이다. 별도로 29일 오후 스페인 교포 만찬에도 윤 대통령과 부부 동반으로 참석한다.

윤 대통령 부부는 30일 오후 스페인 경제인들과 오찬을 함께한 후 귀국길에 올라 한국시각으로 1일 오전 서울공항에 도착할 계획이다.

환송인사, 권성동 참석-이준석 불참

한편 이날 윤 대통령 부부는 오후 1시 50분쯤 서울공항에 도착했다. 윤 대통령은 짙은 남색 정장에 연분홍색 넥타이를 맸고, 김 여사는 흰색 긴팔 원피스 차림이었다. 김 여사는 대통령 전용기 탑승 계단을 오를 당시 윤 대통령보다 한 걸음 뒤에 걸었다. 전용기에 오른 윤 대통령은 환송 인사들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했고, 김 여사는 묵례했다.

이진복 정무수석(왼쪽부터),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김대기 비서실장, 이상민 행안부 장관,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이 27일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 참석차 스페인 마드리드를 방문하는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탑승한 공군 1호기를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이진복 정무수석(왼쪽부터),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김대기 비서실장, 이상민 행안부 장관,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이 27일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 참석차 스페인 마드리드를 방문하는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탑승한 공군 1호기를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공항 출국길엔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과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이진복 정무수석,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등이 나와 배웅했다. 여당에선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송언석 원내수석부대표가 참석했다. 이준석 당 대표는 불참했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여당 지도부에 “굳이 환송 인사를 나올 필요가 없다”는 뜻을 몇 차례 전달했다고 한다. 당 대표 등이 참석하는 대규모 환송 인사가 권위주의 시대의 잔재인 만큼 ‘제왕적 대통령’을 탈피하려는 윤 대통령의 철학과도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권 원내대표의 참석은 자신의 판단에 따른 것”이라며 “28일 대통령 특사로 필리핀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하는 권 원내대표의 사전 보고 성격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서울공항에서 권 원내대표를 만난 윤 대통령은 환하게 웃으며 “이렇게 바쁜데 여기까지 나오셨어요”라며 먼저 인사를 건넸다.

다만 이날 이 대표의 환송 인사 불참은 정치권 뒷말도 낳고 있다. 이 대표가 당 윤리위 징계 판단을 기다리고 있는 데다 최근 ‘친윤계’와 공개 충돌을 빚고 있는 만큼, 당무에 거리를 두고 있는 윤 대통령이 이 대표와 한자리에 마주하는 장면을 부담스러워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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