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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다섯끼" 130㎏ 퇴역 장군도 불렀다…푸틴의 인력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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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러시아 군대가 어수선하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점령이 늦어지면서 총사령관을 교체했다는 서방의 관측이 나왔다. 전쟁 장기화에 고위 지휘관이 고갈되며, 체중이 130㎏까지 나가는 퇴역 장군까지 복귀시키는 등 심각한 인력난에 처해 있다고 외신은 전했다.

러시아 국방부가 지난 26일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오른쪽)이 우크라이나 전선 부대를 시찰한 모습을 공개했다. 쇼이구 장관 바로 옆에 게나디 지드코 상장이 있다. 지드코 상장은 새로운 총사령관으로 임명된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국방부 홈페이지 캡처

러시아 국방부가 지난 26일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오른쪽)이 우크라이나 전선 부대를 시찰한 모습을 공개했다. 쇼이구 장관 바로 옆에 게나디 지드코 상장이 있다. 지드코 상장은 새로운 총사령관으로 임명된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국방부 홈페이지 캡처

돈바스 점령 지연…푸틴, 우크라 총사령관 교체 

26일(현지시간) 미국 전쟁연구소(ISW)에 따르면 러시아 군사정치국 국장인 게나디 지드코 상장이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군을 총괄 지휘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ISW는 이날 러시아 국방부가 공개한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이 우크라이나 내 지휘소를 방문한 사진을 분석한 뒤, 지드코 상장을 총사령관으로 추정했다. 지드코 상장은 쇼이구 장관 바로 옆에 서서 지휘관들의 전황 보고를 들었다.

앞서 전날 텔레그래프는 영국 국방부를 인용해 "우크라이나 현장 총사령관이었던 알렉산드르 드보르니코프 대장이 경질됐다"고 전했다. 매체는 "동부 돈바스 점령 작전이 지연된 것이 주요 경질 사유"라고 전했다. 새뮤얼 라마니 영국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 연구원은 "루한스크주 요충지 세베로도네츠크를 지난 10일까지 점령하라는 기한을 줬지만, 드보르니코프가 이를 완수하지 못했다"고 했다. 러시아군은 지난 25일 세베로도네츠크 점령을 발표했다.

텔레그래프는 또 드보르니코프 대장이 지나치게 술을 많이 마셔 푸틴 대통령의 신뢰를 잃었다고 이유를 들었다. 앞서 영국의 한 탐사보도 매체는 드보르니코프가 지난 2015년 시리아에 파견됐을 때도 과도한 음주로 장교들의 신뢰를 얻지 못했다고 했다.

드보르니코프 대장은 지난 4월 9일 우크라이나 전쟁 총사령관으로 임명됐다. 원래 러시아군은 이번 전쟁에서 총사령관이 없었다. 그런데 초기 작전에 실패한 후, 시리아 내전에서 악명 높은 드보르니코프 대장을 총책임자로 앉혔다. 푸틴 대통령은 민간인에 잔혹한 행위를 하며 성과를 올린 그를 높이 샀지만, 지지부진한 전황에 결국 교체한 것으로 보인다.

푸틴 대통령은 이번 전쟁에서 수시로 장성을 교체했다. 영국 국방부는 드보르니코프 대장과 함께 공수부대 사령관이었던 안드리 세르듀코브 상장도 경질된 것으로 관측했다. 지난 4월에는 모스크바함 침몰에 대한 문책으로 흑해함대 이고리 오시포프 사령관 등 장성 5명이, 지난 3월에는 수도 키이우 점령에 실패한 책임을 물어 8명의 장성이 파면한 것으로 알려졌다.

데일리메일은 여러 소식통을 인용해 "푸틴 대통령이 이번 전쟁 상황을 세세하게 관리하고 있으며 성과가 좋지 않다고 생각하는 지휘관에게는 가차 없이 도끼를 휘두르고 있다"고 전했다.

고위 지휘관 부족…체중 130㎏ 퇴역 장군도 불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고위 지휘관 부족으로 퇴역 장군까지 부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67세 파벨 장군(가운데)은 5년 전 퇴역 후 체중이 130kg까지 불었지만 최전선에 돌아올 예정이다. 트위터 캡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고위 지휘관 부족으로 퇴역 장군까지 부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67세 파벨 장군(가운데)은 5년 전 퇴역 후 체중이 130kg까지 불었지만 최전선에 돌아올 예정이다. 트위터 캡처

전쟁 장기화에 따라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는 러시아군은 고위 지휘관도 부족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퇴역한 장군까지 최전선에 복귀하고 있다고 데일리메일·뉴욕포스트 등이 26일 전했다. 그중 체중이 130㎏에 달하는 67세 장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파벨' 장군으로 불리는 그는 소련 시절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참전하고 은퇴 직전에는 시리아 내전에서도 활약했다.

러시아군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파벨은 5년 전 퇴역 후 모스크바 근교에 살며 체중이 급격히 늘었다. 하루에 다섯끼를 먹고 보드카 1병씩을 마시면서 현재 몸무게가 됐다고 알려졌다. 이에 특수 사이즈 군복을 제작하고, 방탄조끼 2개를 붙여서 입기로 했다. 이 소식통은 "우크라이나에서 전사하거나 다친 고위 지휘관 공백을 메우기 위해 이런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했다. 데일리메일은 "푸틴 대통령이 바닥까지 박박 긁고 있다"고 표현했다. 미국 국방부는 개전 후 지난 5월까지 러시아 장군이 최소 10명은 사망한 것으로 파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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