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공문 속 '성남FC 후원'…경찰 무혐의에도 李 논란 재점화

중앙일보

입력 2022.06.27 15:37

업데이트 2022.06.27 17:04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성남FC 후원금 의혹'을 수사해 온 경찰이 지난달 17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성남FC 사무실을 압수 수색한 후 압수품을 옮기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성남FC 후원금 의혹'을 수사해 온 경찰이 지난달 17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성남FC 사무실을 압수 수색한 후 압수품을 옮기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성남시장 시절 유치한 성남FC 후원금·광고비를 둘러싼 의혹이 재점화하고 있다. 대통령 선거 전 경찰이 ‘증거 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한 사안인데 검찰의 보완 수사 요구에 이어 관련 자료가 언론 등을 통해 공개되면서다.

이 의혹은 2018년 6월 지방선거 과정에서 바른미래당이 제기했다. 이 의원이 성남시장 겸 성남FC 구단주를 맡았던 2014~2016년 기업 6곳(두산건설·네이버·농협·분당차병원·현대백화점·알파돔시티 등)에서 성남FC 후원금 및 광고비 명목으로 160억원을 받고, 그 대가로 건축 인허가 등 특혜를 제공했다는 의혹이다.

성남FC는 광고를 유치한 사람에게 성과보수를 지급했는데 이 의원과 관련된 이들이 수령했다는 의혹도 함께 제기됐다. 이 의원 측은 27일 “규정에 따른 광고 영업”이라며 모든 의혹을 재차 일축했다.

두산이 성남시에 보낸 공문에 ‘사옥 신축시 성남FC 후원’

의혹이 다시 불거지는 건 당시 자세히 알려지지 않았던 공문서 등의 내용이 나오면서다. 성남시 등에 따르면 두산건설은 2014년 10월 성남시에 ‘정자동 의료시설(종합병원) 용도 변경 타당성 검토’ 공문을 보냈다. 20년간 방치된 두산건설 소유의 의료시설 부지(종합병원 부지)를 업무시설 용도로 변경해 달라는 내용이다.

두산건설은 이 공문에서 “두산 계열사 사옥 신축 시, 1층 일부를 성남시민을 위한 공공시설 제공, 또는 성남시민 프로축구단(성남FC) 후원 등의 방법으로 공공에 기여 할 수 있는 방안을 협의해 적극적으로 검토·반영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 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 뉴스1

이 부지는 두산이 1991년 72억원에 샀으며 성남시에 지속해서 용도 변경을 요구했으나 거부당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 공문이 전달되고 9개월 뒤인 2015년 7월 성남시는 두산이 소유한 병원 부지 3000여평을 상업용지로 용도 변경했다. 용적률과 건축 규모, 연면적 등을 3배가량 높이고 전체 부지 면적의 10%를 기부 채납받았다.

두산건설은 2015년 3억3000만원을 시작으로 2016년 20억원, 2017년 22억원, 2018년 11억원 등 총 56억3000만원의 후원금을 성남FC에 집행했다. 2014년 11월 만들어진 성남FC의 성과금 지침에 따라 성남FC 직원이던 A씨는 2015년 두산건설 후원금(3억3000만원) 유치 성과금으로 3000만원을 받았다.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성남FC가 지급한 후원금 유치 성과금의 90%가 성남FC 관계자 3명에게 지급됐는데 이들이 모두 이 의원과의 관련이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용도변경 대가로 후원금 약속” 의혹 제기 이어져

지역 정가 등에선 이 공문이 “두산건설이 부지 용도변경의 대가로 성남FC 후원금을 약속한 증거”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검찰의 보완 수사 요청에 따라 재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경찰은 해당 공문 등에 대한 의혹 확산을 차단하고 있다. 과거 수사 때도 이 공문 등을 확보해 검토했으며 대가성이 없다고 판단해 지난해 9월 ‘증거불충분’으로 이 의원을 무혐의 처분했다. 경찰 관계자는 “지난달 성남시청과 두산건설, 성남FC를 압수수색해 확보한 압수물을 분석하고 있다”며 “압수물 분석 등이 끝나는 대로 법리 검토에 나설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분당경찰서 전경. 경기남부경찰청

분당경찰서 전경. 경기남부경찰청

이재명 “성남FC의 정당한 영업행위”

이 의원 측은 이날 낸 입장문에서 “성남FC의 후원금 유치는 규정에 따른 광고영업”이라며 의혹을 일축했다. 그는 측근들이 성과금을 가져갔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영업이익을 촉진하기 위해 광고영업을 한 직원 등에게 성과보수를 지급했다”며 “성남FC에는 이 의원의 측근 역할을 하는 사람이 없다. 모두 성남FC 임직원이고 (언론에서 측근으로 지목한) 성남FC 대표를 지낸 이모씨의 경우 광고영업의 성과로 대표로 승진했고, 대표가 된 후에는 두산 광고영업에 대한 성과는 따로 받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전국 모든 지방자치단체가 세 수익을 높이고 지역경제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기업유치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며 “두산그룹 이전은 정상적인 지자체의 기업유치 활동으로, 각종 인허가 처분은 정해진 법규와 절차에 따라 성남시 담당 공무원의 검토 및 관련 위원회 심의 등을 거쳐 적법하게 이루어졌다”고 덧붙였다.

성남시 인수위 “이재명 의원의 물타기”
한편 신상진 성남시장 당선인 인수위원회도 이날 자료를 내고 “이 의원의 주장은 물타기와 동문서답에 불과하다”고 비난했다. 인수위는 “(두산 측이 공문을 보낸 이후) 성남FC가 수십억 원의 후원을 받았고 두산은 병원 부지의 용도를 변경하면서 용적률을 대폭 올려 1조원 가까이 수익을 남긴 게 사실로 드러났다”며 “그 사실을 입증하는 공문이 나왔는데도 이 의원이 대가와 특혜 부분에 대해 동문서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에 대한 견해를 분명히 밝히라”고 촉구했다.

또 “이 의원은 성남FC가 수입을 올리면 성남시로 귀속된다고 주장했으나 성남FC는 2014년 창단 이래로 단 한 푼의 수입도 성남시에 준 적이 없고, 오히려 지금까지 570억원의 세금이 투입됐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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