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세 이정후 vs 40세 이대호…흥미로운 경쟁 벌어졌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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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그래픽=전유진 yuk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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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년 차 프로야구 타격왕 대결이 뜨겁다. 1998년생 이정후(키움 히어로즈)와 1982년생 이대호(롯데 자이언츠) 얘기다.

올 시즌이 절반 정도 진행된 27일 현재, KBO리그 타격 1위는 이정후, 2위는 이대호다. 반올림한 둘의 타율은 0.351로 같다. 다만 0.3514의 이정후가 0.3509의 이대호에 5모 차로 근소하게 앞서 있다. 타율 3위 소크라테스 브리토(KIA 타이거즈)는 0.339로 이들과 조금 격차가 있다. 이정후-이대호 투톱 체제다.

올해도 타격 1위에 올라 있는 지난해 타격왕 키움 히어로즈 이정후. [뉴스1]

올해도 타격 1위에 올라 있는 지난해 타격왕 키움 히어로즈 이정후. [뉴스1]

흥미로운 대결이다. 이정후는 현재 KBO리그를 대표하는 타자다. 지난해 데뷔 후 처음으로 타격왕에 올랐고, 올해 2연패에 도전한다. 안타 생산 능력도 여전하다. 73경기에서 안타 97개를 때려 소크라테스와 함께 최다 안타 공동 1위에 올라 있다. OPS(출루율+장타율)도 0.997로 단연 1위다.

특히 올해는 장타력까지 눈에 띄게 좋아졌다. 벌써 홈런 13개를 쳤다. 올 시즌 이정후보다 홈런을 많이 친 타자는 박병호(KT 위즈·22개)와 김현수(LG 트윈스·14개) 밖에 없다. 타점도 55개로 리그 공동 3위다. 한유섬(SSG 랜더스·61타점), 김현수(57타점), 박병호(55타점) 등 내로라하는 거포들과 비슷한 성적을 내고 있다. 이들 셋의 타율이 3할에 미치지 못하는 점을 고려하면, 이정후의 전방위 활약이 더 눈에 띈다.

이대호는 한때 KBO리그를 대표했던 타자다. 2010년 도루를 제외한 타격 전 부문을 휩쓸어 전무후무한 타격 7관왕에 올랐다. 타율·홈런·타점 1위를 동시 달성하는 트리플 크라운(2006·2010년)도 유일하게 두 차례 해냈다. 올해가 22년 프로 생활의 마지막 시즌이다. 이승엽 이후 역대 두 번째 은퇴 투어를 앞두고 있다. 그런데도 타격 선두권을 달릴 만큼 녹슬지 않은 실력을 자랑하고 있다.

이대호는 세 번째 타격왕에 올랐던 2011년 이후 일본과 미국 프로야구에서 활약하다 2017년 복귀했다. 그 후 최고 타율은 2018년 기록한 0.333이다. 올해는 그 기록을 웃도는 타율로 11년 만의 타이틀 탈환을 노리고 있다. 이대호가 다시 왕좌에 오른다면, 40대에 타격 1위를 차지하는 역대 최초의 선수가 된다. 그는 최다 안타 부문에서도 공동 1위 이정후·소크라테스에 이어 93개로 3위에 올라 있다.

은퇴를 앞둔 시즌에 타격왕 경쟁을 펼치고 있는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 [연합뉴스]

은퇴를 앞둔 시즌에 타격왕 경쟁을 펼치고 있는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 [연합뉴스]

이정후는 프로 입단 당시 '베이징 키즈'의 선두 주자로 불렸다. 한국 야구가 전승 금메달을 따낸 2008년 베이징올림픽을 전후로 야구를 시작한 세대라서다. 신인왕 출신인 강백호, 소형준(이상 KT), 이의리(KIA) 등 현재 프로야구에서 맹활약하는 젊은 선수들도 같은 수식어로 묶였다.

이대호는 바로 그 베이징올림픽에서 맹활약한 국가대표 중심 타자였다. 예선 라운드부터 꾸준히 중요한 홈런과 타점을 만들어내 한국의 금메달에 큰 힘을 보탰다. 베이징 금메달의 주역과 베이징 키즈의 간판이 1위를 다투는 올 시즌 타격 순위표가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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