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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판 징둥?" 쇼핑 천국 홍콩시장 거머쥘 전자상거래 뜬다

중앙일보

입력

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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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전자상거래 시장을 주름잡고 있는 기업, 알리바바와 징둥이다. 미국의 시장조사업체 이마케터(eMarketer)에 따르면 2021년 중국 소매 전자상거래 매출 점유율은 알리바바 47.1%, 징동닷컴 16.9%, 핀둬둬 13.2% 순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홍콩 시장에선 어떤 전자상거래 기업이 ‘잘’ 나갈까. 이 역시 알리바바와 징둥이다. 그러나 진짜 시장을 평정하는 건 현지 기업이다.

[사진 포브스]

[사진 포브스]

홍콩에서 전자상거래 시장을 주도하는 로컬 기업은 ‘홍콩티비몰(HKTVmall)’이다. 2020년 기준 온라인 플랫폼별 전체 매출 규모는 홍콩티비몰이 56.4억 홍콩달러(한화 약 8,376억원)로 1위, 아마존(Amazon), 지마켓(GMarket), 티몰(Tmall) 등 직구 몰이 그 뒤를 이었다.

2015년 설립된 홍콩티비몰은 홍콩에서 처음으로 전자상거래 시스템을 선보인 곳이다. 식품, 미용 제품, 가구, 가전제품 등을 판매하는 종합 온라인 쇼핑몰로, 2021년 이용자 수는 130만 명을 훌쩍 넘겼다. 2021년 총매출은 65억 7천 홍콩 달러로 전년 대비 10% 상승했다.

부동의 1위 자리를 지켜오던 홍콩티비몰의 입지가 최근 위협받고 있다.
홍콩의 로컬 전자상거래 업체인 ‘유허(友和·YOHO)’에게서다.

2021년 3월 기준 홍콩 소매업 매출 중 전자상거래 비중은 31.3%로, 이중 유허가 약 5.6%의 점유율로 전자상거래 업계 1위를 차지했다.

[사진 유허]

[사진 유허]

2013년 설립된 홍콩 전자상거래 기업 유허는 주로 가전 및 전자제품을 취급한다. 현재 590개 브랜드에서 2만 3천 개가 넘는 제품을 취급하고 있으며 미용, 컴퓨터, 가전, 생활 제품 등 그 종류가 다양하다. 창립자 Kathy Tsui에 따르면, 코로나 19 확산에 따라 온라인 쇼핑에 대한 홍콩 소비자들의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기업의 매출이 2배의 성장을 이루었으며, 2019년~2021년 연속으로 매출액이 1천억 홍콩 달러(약 129억 5,300만 미 달러)를 넘겼다.

지난 10일 유허 그룹이 홍콩증권거래소에 성공적으로 상장했다. 당일 2.28 홍콩달러(약 375원)에 거래를 시작했으며 시가 총액은 9억 8500만 홍콩달러(약 1623억 원)를 기록했다. 이는 홍콩증권거래소 사상 최대의 본토 전자상거래 초기 공모(IPO)로 기록됐다. 투자설명서에 따르면 2020, 2021 회계연도 유허의 GMV(총상품 거래액)은 약 5억 2300만 홍콩달러(약 861억 8천만 원)다. 2021년 5월 기준 유허의 월간 활성 사용자 수는 180만 명으로 집계됐다.

[사진 유허]

[사진 유허]

대부분의 홍콩 로컬 전자상거래 플랫폼은 자체 공급망에 의존해 운영되는 데에 비해 유허는 제3자 업체들을 입점시켰다. 알리바바와 징둥의 전자상거래 모델과 같은 방식이다.

유허 창업자 쉬자잉(徐嘉瑩)은 전통적인 유통 채널의 해외상품 확보 부족과 홍콩 현지 온라인 쇼핑몰의 부재를 느끼고 유허를 설립했다. 쉬자잉은 해외 브랜드의 대리권을 받기 위해 노력했고, 직접 해외 업체를 찾아가 계약을 얻어냈다. 게다가 홍콩은 자유무역항이라는 특수한 관세정책으로 인해 유허는 글로벌 시장에서 비교적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상품을 구매할 수 있게 됐다.

유허의 사업 설명서에 따르면 온·오프라인 자체 운영 소매(B2C) 및 오프라인 대량 판매(B2B, 주로 무역 회사, 가전제품 소매업체)의 총 수익의 95% 이상이 전자 제품 판매에서 비롯된다.

[사진 유허]

[사진 유허]

전문가들은 홍콩티비몰을 알리바바에, 유허를 징둥에 비유한다. 홍콩티비몰은 제3자 가맹점에 대한 지원을 지속적으로 늘리고 "플랫폼"으로써의 추가 개발을 촉진할 것임을 강조했다. 중소기업들에는 수수료율 인하와 리베이트 인센티브 프로그램을 제공하며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사업 초점을 옮기는 실행 가능한 비즈니스 사례를 만들기 위한 전략을 내놓았다.

유허는 제3의 사업자가 판매할 수 있도록 도우며 커미션 수입을 얻는 수익구조를 가지고 있다. 또 2023년까지 전자상거래 플랫폼에서 제공되는 제품을 전자제품 및 가전제품 이외의 새로운 유형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허는 징둥의 최대 쇼핑 축제인 광군제(光棍節)나 '솽스이(雙十一)'를 벤치마킹하며 자신만의 색깔을 입힌 ‘313주년’도 만들었다.

[사진 유허]

[사진 유허]

그러나 상품 거래액이나 사용자 규모, 시장 가치 측면에서 유허의 입지는 아직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홍콩 토종 전자상거래 1위 홍콩티비몰의 경우 2021년 총상품 거래액은 65억 7300만 홍콩달러, 가입자 규모는 128만 7천 명에 육박한다. 특히 알리바바, 징둥, 핀둬둬와 비교했을 때는 더욱 약세한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아직 홍콩 현지의 전자상거래 시장이 미성숙함에 따른 결과라고 말한다.

홍콩의 전자상거래 시장은 1990년대 후반부터 시작돼 2000년대에 본격적으로 발전하며 중국 본토를 앞섰다. 그러나 전자상거래 시장 규모 및 성장률 면에서는 중국 및 다른 아시아 국가들보다 훨씬 뒤처지고 있다. 글로벌시장조사기관 프로스트앤설리반(Frost&Sullivan) 자료에 따르면 홍콩 내 전자상거래 업체는 약 7500개가 있다.

업계의 경쟁 정도를 반영하는 기업 집중률(CR, Concentration Ratio) 데이터를 보면 홍콩 현지 전자상거래 플랫폼 상위 5곳의 CR5는 21.5%에 불과하다. 그중 홍콩티비몰이 약 10%의 점유율을 차지했고 나머지 4개 기업은 3% 미만을 점유했다. 발달한 전자 상거래 시장에서 CR5는 80%를 넘기기도 한다.

[사진 셔터스톡]

[사진 셔터스톡]

전문가들은 홍콩의 개방적 시장 환경이 로컬 기업의 성장에 저해가 된다고 지적했다. 2021년 알리바바는 홍콩 소비자를 위한 ‘티몰 홍콩’을 출시했다. 징둥 역시 2017년 일부 자체 상품을 주문해 홍콩으로 배송하는 ‘시앤스다(限时达)’ 서비스를 선보인 바 있다. 또 아마존, 이베이, 쑤닝 등의 글로벌 플랫폼은 홍콩을 아태지역 시장을 확장하는 중요한 포석으로 보고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같은 소비자의 분산으로 로컬 기업에 대한 브랜드 충성도와 매출 규모가 큰 폭으로 성장하지 못한다는 평가다.

소매 산업 규모와 전자상거래 보급률의 제한 외에도 다른 요인이 존재한다. 오프라인 소비 비중이 높아 신용카드 및 현금 결제 방식이 대다수이며, 인력이나 토지 임대료가 높기 때문에 홍콩 전자상거래 물류 창고의 비용 역시 그 규모가 상당하다.

그러나 홍콩 전자상거래 시장을 ‘폭풍전야’로 보는 시선도 존재한다. 

2020년 홍콩 전체 소매 시장 매출액 감소에도 불구하고, 전자 상거래 시장은 전년 대비 27% 성장하며 8년 만에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또 15~65세의 홍콩 소비자가 전자 상거래에 1만 5천 홍콩달러를 지출하며 아태지역 2위를 차지했다. 선두 기업의 경우 ARPU(가입자당평균매출)이 상승하기 시작했으며 높은 산업 집중도를 보인다.

게다가 홍콩은 많은 중소기업과 개인 사업자들이 무역업에 종사하고 있으며 자유무역항으로써의 이점, 우수한 물류 접근성 및 항공 인프라 등 여러 방면에서 전자상거래 시장 발전에 유리한 환경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다.

차이나랩 김은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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