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의료원 없앤 홍준표, '제2대구의료원' 설립 추진할까?

중앙일보

입력 2022.06.26 06:00

홍준표 대구시장 당선인이 7일 오전 대구 동대구벤처밸리 대구테크노파크에서 열린 민선 8기 대구시장직 인수위원회 출범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홍준표 대구시장 당선인이 7일 오전 대구 동대구벤처밸리 대구테크노파크에서 열린 민선 8기 대구시장직 인수위원회 출범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대구시가 추진 중이던 ‘제2대구의료원’이 민선 8기 ‘홍준표 호(號)’의 첫 번째 이슈로 떠올랐다. 권영진 현 대구시장이 지난 3월 지역 공공의료 확대와 감염병 확산에 대응하기 위해 제2대구의료원 건립을 공식화했는데, 다음달 임기를 시작하는 홍준표 대구시장 당선인이 이를 뒤집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와서다. 홍 당선인은 경남도지사 재임 당시인 2013년 수익성 악화 등을 이유로 경남 진주의료원을 폐원한 바 있다.

25일 대구시에 따르면 당초 시는 올해 제2대구의료원 부지 선정 등에 관한 시민 공론화 과정을 마무리한 후 2027년 대구 동북권에 제2대구의료원을 설립할 예정이었다. 대구시가 실시한 타당성 용역 과정에 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응답자의 67.7%가 제2대구의료원 건립에 찬성하고 87.6%는 건립 시 이용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권 시장은 3월 16일 “언제 또 닥쳐올지 모르는 감염병 등 공중보건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제2 대구의료원 건립뿐 아니라 감염병 전문병원 건립도 조속히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권영진 대구시장이 21일 오전 대구시청 본관 브리핑룸에서 열린 민선7기 이임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권영진 대구시장이 21일 오전 대구시청 본관 브리핑룸에서 열린 민선7기 이임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하지만 6·1지방선거 이후 대구 안팎에선 “제2대구의료원 설립이 무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홍 당선인은 대구시장 후보 시절 토론회에서 “우리나라 병원은 전부 공공의료다. 의료 수급이 충분하면 굳이 공공의료원이 필요 없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대구의료원이 꾸준히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점도 제2대구의료원 설립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여기에 최근 홍 당선인이 제2대구의료원 건립을 추진하지 않겠다는 결심을 굳혔다는 언론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홍 당선인이 지난 14일 지역 언론인과 만난 자리에서 “우리나라 의료는 모두 공공의료이고 병상에 따라 병원비가 책정되므로 시립의료원이 생긴다고 해서 공짜로 치료해주는 것이 아닌데, 시립의료원이 생기면 병원비가 안드는 것으로 잘못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는 내용이다.

이에 대해 홍준표 대구시장 인수위원회는 홍 당선인이 제2대구의료원 신설을 반대했다는 보도에 대해 “제2의료원 신설 문제는 인수위에서 검토 중”이라는 내용의 해명 자료를 냈다.

지난 1월 20일 오전 대구시청 본관 앞에서 열린 '새로운 공공병원 설립 대구시민행동' 발족 기자회견에서 대구지역 시민사회단체 회원 등 참석자들이 제2의료원 설립과 대구의료원 보강 및 의료공공성 강화를 촉구하고 있다. 뉴스1

지난 1월 20일 오전 대구시청 본관 앞에서 열린 '새로운 공공병원 설립 대구시민행동' 발족 기자회견에서 대구지역 시민사회단체 회원 등 참석자들이 제2의료원 설립과 대구의료원 보강 및 의료공공성 강화를 촉구하고 있다. 뉴스1

지역 시민단체는 “인수위가 제2대구의료원 설립을 시정 과제로 채택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대구 지역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새로운 공공병원 설립 대구시민행동’(이하 시민행동)은 지난 21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의견서를 인수위에 제출했다. 시민행동은 의견서에서 “권 시장 시절 로드맵까지 제시됐던 사업이지만 홍 당선인이 다시 검토해보겠다는 뜻을 밝혀 무산에 대한 시민 우려가 크다”며 “공공병원은 흑자 여부가 아니라 공공의료 본연의 역할 수행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시민행동은 “대구의료원 하나로는 코로나19 대유행에 맞서기 역부족이었다”며 “OECD 국가의 평균 공공병상 비율은 71.6%인 데 비해 우리나라는 9.7%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우리복지시민연합도 16일 성명을 내고 “홍 당선인의 공공병원에 대한 인식 전환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공공병원이라고 공짜로 치료해준다는 것으로 오해할 수 있다는 말은 대구시민을 무시하는 몰지각한 표현”이라며 “대구시민들은 코로나19 상황을 지나면서 공공병원이 필요한 이유를 절실히 알게 됐다”고 주장했다.

대구의료원 전경. 사진 대구의료원

대구의료원 전경. 사진 대구의료원

홍 당선인의 제2대구의료원에 대한 입장은 오는 29일쯤 분명해질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인수위는 이달 말 활동을 마무리하고 각 분과위 간사단 회의를 열어 그동안 업무 보고 내용을 정리한 뒤 당선인에게 중간보고를 하고, 29일쯤 기자회견을 열어 결과를 밝힐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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