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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달 뒤 발사하는 달 탐사선 '다누리'…달로 직접 안 쏘는 까닭

중앙일보

입력

오는 8월 발사될 한국 최초의 달 궤도선 [중앙포토]

오는 8월 발사될 한국 최초의 달 궤도선 [중앙포토]

설계부터 제작ㆍ운용까지 국내 기술로 개발된 한국형발사체(누리호ㆍKSLV-Ⅱ)가 지난 21일 발사에 성공하면서 한국의 우주 탐사 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올해는 누리호 2차 발사 외에도 의미 있는 우주 이벤트가 또 있다. 두 달 뒤 열리는 달 탐사선 ‘다누리’ 발사다. 다누리는 대한민국 최초 달 탐사선으로 '달을 온전히 누리고 오라'는 뜻이 담겼다.

달에는 왜 탐사선을 보낼까

인류의 달 탐사 역사는 195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냉전 시기 미국과 구소련이 우주 탐사 기술을 선점하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던 때 달 탐사 기술도 발전하기 시작했다. 1958년 8월 미국은 파이오니아 1호를 시작으로 여러 차례 달 탐사를 시도했지만, 임무 달성은 실패했다. 한 달 뒤 구소련도 질세라 달 충돌선 Ye-1호를 발사했지만 역시 목표 달성에는 미치지 못했다. 무인 달 탐사를 처음으로 성공한 건 그로부터 1년 뒤인 1959년 9월 구소련의 달 충돌선 루나 2호가 발사된 때다.

아폴로 11호 착륙선의 역사적인 도착장면이다.[중앙포토]

아폴로 11호 착륙선의 역사적인 도착장면이다.[중앙포토]

사람이 직접 달에 착륙한 건 그로부터 10년이 흐른 1969년이다. 미국의 아폴로 11호는 닐 암스트롱을 비롯한 세 명의 우주비행사를 태우고 달로 떠났고 착륙에 성공했다. 달에 내린 닐 암스트롱과 에드윈 올드린은 달에 발자국을 남기고 달에 관측기를 설치했다. 달의 돌과 모래를 채취해 지구로 귀환했다. 이후 지금까지 총 12명의 우주인이 달 표면에 내려갔고, 약 380㎏의 월석을 채취해 지구로 돌아왔다. 현재까지 달 궤도에 진입한 국가는 미국과 러시아, 중국, 유럽연합, 일본, 인도 6개국이다. 달 착륙에 성공한 국가는 미국과 러시아 중국 3개국뿐이다.

김은혁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달탐사사업단 책임연구원은 지난 4월 한 강연에서 인류가 달 탐사에 뛰어드는 이유를 크게 세 가지로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가장 첫 이유로 미지의 세계에 대한 탐구를 꼽았다. 두 번째는 지구와는 다른 달에서 새로운 과학적 사실을 확인하려는 욕구 때문이라고 봤다. 세 번째는 단순히 달을 탐사하는데 그치는 게 아니라 인류의 우주 활동 영역을 확장하는데 달을 디딤돌로 삼기 위해서다. 달은 지구와 가깝지만, 중력이 지구의 6분의 1에 불과해 상대적으로 적은 양의 연료로 발사체를 다른 행성으로 보낼 수 있다. 달이 화성을 비롯한 심우주 탐사를 위한 전진기지로 활용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8월 3일 달로 향하는 '다누리'

다누리와의 교신을 위해 경기 여주에 설치된 심우주 안테나 [사진 항우연]

다누리와의 교신을 위해 경기 여주에 설치된 심우주 안테나 [사진 항우연]

한국은 2016년부터 달 궤도선을 본격 개발하기 시작했다. 지난해에는 달 탐사선과 통신할 심우주 안테나를 완성했고, 달 탐사선 다누리는 발사장 이송 전 마무리 작업을 마친 채 이송을 기다리고 있다. 다누리는 전용 특수 컨테이너에 실려 다음달 5일 항우연을 출발한 뒤 인천공항을 통해 발사장인 미국 플로리다 케이프커네버럴 미 우주군 기지로 이송된다. 이후 8월 3일 오전 8시 20분(한국시간) 스페이스X사의 팰컨9 발사체에 실려 달로 발사된다. 한국은 2031년까지 달착륙선을 자력으로 발사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다누리는 탄도형 달 전이 방식으로 달에 보내진다. 지구나 태양 등 행성의 중력 특성을 이용해 적은 에너지로 달까지 비행하는 방식인데 비행시간은 80~140일로 오래 걸리지만, 달로 직접 쏘는 것보다 연료 소모량이 25%가량이나 적다. 발사 후 팰컨9에서 분리된 다누리는 태양 전지판을 펼쳐 태양 빛을 통해 전기를 생산하고, 안테나로 지구와 통신하게 된다. 약 4개월 보름이 걸려 총 9번의 궤적 수정 기동을 거친 뒤 계획한 궤적대로 달에 접근하면 올해 12월 16일 달 궤도에 도착한다. 이후 최종 임무 궤도에 안착하기 위해 5번의 궤도 진입 기동을 수행한 뒤 올해 마지막 날인 12월 31일 달 고도 100㎞ 원 궤도에 진입해 1년 동안 6종의 과학 임무 탑재체를 통해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한국 달궤도선이 지구에서 달까지 가는 과정.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한국 달궤도선이 지구에서 달까지 가는 과정.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다누리에 실리는 6개 탑재체 중 하나는 미 항공우주국(NASA)에서 만든 섀도 캠이다. 다누리가 성공적으로 임무를 수행하면 한국과 미국의 첫 우주탐사 협력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는 것이다. 윤창배 KB증권 연구원은 “서방 국가의 러시아 경제 제재로 국가 간 패권경쟁이 국경선을 넘어 우주까지 경쟁의 장으로 변모하고 있다”며 “민간주도 우주 개발이 본격화되고 한ㆍ미가 각종 우주프로젝트에서 협력 기회가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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