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지지부진' 설악산 오색케이블카…尹 취임 후 '급물살'

중앙일보

입력 2022.06.25 09:00

업데이트 2022.06.25 10:32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모식도. [자료 환경부]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모식도. [자료 환경부]

국비 반영 현안 사업 '1호' 오색케이블카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건설 사업이 새 정부 출범 이후 속도를 내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후보 당시 오색케이블카 설치사업 정상추진을 약속한 데 이어 김진태 강원도지사 당선인까지 임기 중 케이블카 착공 의지를 밝혀서다.

24일 강원도에 따르면 양양군과 원주지방환경청 관계자가 참여하는 실무 회의가 지난달부터 재개됐다. 오색케이블카 사업 추진과 관련해 관계기관이 논의를 벌인 것은 지난해 4월 원주지방환경청이 환경영향평가 보완서를 보낸 이후 13개월 만이다.

앞서 원주환경청은 2020년 12월 중앙행정심판위원회가 오색케이블카 사업에 동의하지 않은 환경부의 결정은 잘못됐다고 행정심판 결정을 내리자 이듬해 4월 양양군에 환경영향평가 재보완을 요구했다. 재보완 사항에는 멸종위기종 산양에 위치추적기(GPS)를 부착해 행동권을 분석하고, 설악산에 구멍을 뚫는 시추조사 등이 포함됐다. 당시 강원도와 양양군은 실현 불가능한 조건이라며 강력하게 반발했고 관련 논의는 전면 중단됐다.

멈췄던 실무회의 지난달부터 '4차례' 진행 

김진태 강원도지사 당선인이 지난 16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와 강원특별자치도 법제화 비전선언 심포지엄'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 국회사진기자단]

김진태 강원도지사 당선인이 지난 16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와 강원특별자치도 법제화 비전선언 심포지엄'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 국회사진기자단]

하지만 윤 대통령 취임 직후 1년 넘게 멈춰있던 실무협의회가 5월부터 현재까지 4차례나 진행되는 등 급물살을 타고 있다. 강원도 관계자는 “대통령이 도민들에게 약속한 부분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추진하는 방향으로) 흘러갈 것으로 예상한다”며 “현재 합리적인 이행방안에 대해서 상호 실무협의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 당선인도 지난 21일 강원도 시군번영회연합회와 간담회를 갖고 지역별 현안을 청취하는 자리에서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사업의 조속한 추진을 약속했다. 그는 최근 기획재정부에 내년 국비 반영이 필요한 현안 사업의 1호로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사업 지원을 요청하기도 했다. 김 당선인은 “우선적으로 확보해야 할 예산사업을 준비하는데 오색케이블카 사업을 1순위로 넣는 등 지역 현안의 우선순위를 정해서 잘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중앙에 이어 지방권력까지 교체되면서 오색케이블카 조기 추진에 대한 지역 내 기대감은 점점 커지고 있다. 정준화 양양군번영회장은 “오색케이블카 사업은 윤 대통령과 김 당선인의 공약사항인 만큼 조속하게 추진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원도와 양양군은 내년 초까지 환경영향평가 재보완을 마치고 지방재정투자심사, 백두대간개발행위 사전 협의, 국유림 사용허가 등 케이블카 착공까지 남는 11개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

급물살에 시민사회단체 '반발' 커질 듯 

지난달 23일 강원 춘천시 강원도청 앞에서 열린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추진하는 강원도지사 후보 규탄' 기자회견에서 시민·사회·환경단체 회원들이 사업 추진을 반대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23일 강원 춘천시 강원도청 앞에서 열린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추진하는 강원도지사 후보 규탄' 기자회견에서 시민·사회·환경단체 회원들이 사업 추진을 반대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반면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사업이 급물살을 타면서 반대의 목소리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강원지역 시민사회단체는 지방선거 전부터 후보들에게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백지화를 약속해달라고 촉구해왔다. 이들은 “설악산 국립공원 자체가 천연기물인 데다 백두대간보호구역과 산림유전자보호구역 등 다섯 가지가 중첩된 보호구역”이라며 사업 백지화를 요구해왔다.

설악산 오색케이블카는 강원도 양양군 서면 오색리 466번지와 끝청(해발 1480m) 사이에 길이 3.5㎞의 케이블카를 설치하는 사업이다. 1982년부터 시작된 사업은 환경 훼손 문제 등으로 인해 40년간 지지부진한 상태다.

박근혜 정부 당시인 2015년 9월 조건부 허가를 받아 사업이 본격화되는 듯했으나 찬반 논란으로 원주지방환경청이 2016년 11월 양양군에 환경영향평가서 보완을 요구하면서 다시 중단되는 등 오랜 기간 갈등이 이어져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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