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국제우편세관에서 빼어난 탐지 능력으로 대마 등 마약류를 20여건 이상 적발하는 등 사람을 위해 평생을 일해 온 마약 탐지견 벨라. 2011년 출생으로 올해 12살의 노견인 ‘벨라’는 지난 2019년을 마지막으로 7년여간의 마약 탐지견 생활을 마치고 관세인재개발원 탐지견훈련센터로 돌아와 사회화 훈련을 받으며 새로운 가족을 기다려왔다. 오랜 기다림 끝에 최근 입양자가 결정된 ‘벨라’는 이제 새로운 가족과 함께 견생(犬生) 2막을 앞두고 있다. 아직 최종 날짜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7월에는 벨라가 새로운 삶을 시작할 것이라고 관세인재개발원 관계자는 밝혔다.
관세인재개발원은 지난 3월부터 은퇴한 마약 탐지견을 상시 분양하고 있다. 분양 대상 탐지견은 6월 현재 7마리로 그중 4마리(패기, 힘찬, 파랑, 벨라)는 입양이 결정되어 분양 과정이 진행 중이다.
올해 11살로 작년까지 김해공항세관에서 마약 탐지견으로 근무한 '아람'이와 같은 김해공항세관에서 근무하며 홍콩발 비행편 휴대품 검사대에서 마약을 적발해낸 실적이 있는 '미리', 인천공항우편세관과 인천세관에서 근무하며 2018년 뉴욕발 비행편으로 입국한 미국인의 신발에 삼중으로 은닉한 대마를 다량 적발한 '알피' 등 3마리는 현재 새로운 가족이 나타나길 기다리고 있다.
입양 희망자는 관세청 또는 관세인재개발원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하면 된다. 다만 은퇴 탐지견들이 적합한 거주환경을 갖춘 가정에서 편안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관세청은 입양대상자에 대한 서류심사, 유선 인터뷰, 현장심사와 입양 당일 기초 소양교육을 실시한다.
마약 탐지견은 출생 후 1년간 자견 훈련과정을 거쳐 현장에 투입된 뒤 7~8년간 탐지견 생활 후 노쇠해 임무 수행이 힘들어지면서 은퇴한다. 은퇴 후에는 처음 훈련을 받았던 장소이자 출생했던 장소인 탐지견훈련센터로 돌아와 입양을 기다리게 된다. 은퇴 후 입양되더라도 반려견으로 살아갈 남은 삶이 길지는 않다. 현역 때 근육을 많이 사용해 은퇴 후 급격히 근육이 퇴화하는 경우도 있어 센터 전담 수의사를 통해 건강상태, 생활습관 등을 주기적으로 체크하고, 입양환경에 순조롭게 적응하도록 훈련 선생님에게 사회화 훈련을 받으며 생활한다. 사회화훈련은 대인‧대견 친화훈련 및 기초 예절훈련 등의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 있다.
지난 1월 대선 후보였던 윤석열 대통령은 “공익을 위해 일한 특수 견(마약탐지견을 포함한)들이 은퇴할 경우 사회나 국가 차원에서 치료비 등을 지원해 건강하게 생을 마치도록 해야 한다”며 “당선 이후 안내견이나 특수목적 견이 은퇴한 경우 맡아서 키우겠다”고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국가를 위해 헌신하고 은퇴한 마약 탐지견이 새로운 여생을 함께할 동반자를 조속히 찾을 수 있기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