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경 "월북 단어, 北 발견직후 아닌 2시간뒤 딱 1번 나왔다"

중앙일보

입력 2022.06.24 13:09

업데이트 2022.06.24 14:56

해수부 공무원인 故 이대준씨가 서해상에서 북한군 피격에 사망하기 전 유엔사가 관리하는 판문점 채널은 가용할 수 있었다는 주장이 나왔다. 문재인 정부가 이 채널을 활용해 최선의 구조 노력을 다 하지 않았다는 취지다.

국민의힘 '해수부 공무원 피격사건 진상조사 TF' 위원장인 하태경 의원은 24일 “‘남북 간 통신선이 끊어져 있어서 대처가 힘들었다’는 당시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은 사실이 아니었다”며 “국방부가 당시 유엔사가 관리하는 판문점 채널을 가용할 수 있었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하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TF가 지난 23일 국방부와 합참 관계자들을 만나 관련 자료를 열람하고 조사한 결과를 발표하면서 “실제 이씨 사망 후 유엔사가 관리하는 판문점 채널을 이용해 대북 통지문을 발송한 사실이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하태경 공무원 피격 사건 진상 조사 TF 단장(왼쪽 두 번째)이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해수부 공무원 피격사건 진상조사 TF' 유족 초청 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하태경 공무원 피격 사건 진상 조사 TF 단장(왼쪽 두 번째)이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해수부 공무원 피격사건 진상조사 TF' 유족 초청 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하 의원은 “국방부도 (판문점 채널 등) 가용한 수단을 최대한 활용해 실종자 구조 및 송환을 북측에 적극적으로 요구하지 않았다는 점에 대해 대단히 아쉽고 책임을 통감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하 의원은 “TF가 가장 해답을 찾고자 하는 부분은 이씨가 북한 해역에서 발견된 시간부터 사망까지 6시간 동안 구조할 수 없었는가 하는 점”이라며 “국방부는 이씨의 생존 사실이 확인된 22일 오후 3시 30분 이후 사망 때까지 대통령으로부터 어떤 구조지시도 없었다는 점을 확인해줬다”고 말했다.

하 의원은 “문재인 정부가 이씨의 사망 사실을 하루 동안 은폐했다는 점을 국방부도 인정했다”고 했다. TF 조사 결과 국방부는 2020년 9월 22일 이씨가 사살된 후 시신까지 소각됐다는 정보를 입수해 분석한 후 23일 오전 대통령 대면보고를 했다. 하지만 23일 국방부는 언론에 우리 공무원이 서해상에서 실종됐고 북한 해역에서 발견됐다는 점만 알렸다.

하 의원은 “23일 오후 판문점을 통해 북한에 발송한 대북 통지문에도 실종자가 발견되면 돌려보내 달라는 뒷북 요구만 했다”며 “은폐가 의도성이 있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미 이씨의 사망을 확신했음에도 이를 숨기고 북한에 통지문을 보냈다는 취지다.

하 의원은 또 “우리 정부가 월북몰이를 했다는 단서를 확보했다”며 “7시간 북한 통신보고 내용 중 월북이라는 단어는 딱 한문장에만 등장하고 그 전후에 월북 관련 내용 전혀 없다”고 밝혔다.

하 의원은 “22일 합참이 청와대위기관리센터에 보고한 최초보고서를 열람했는데, 그 보고서에는 실종 시간대 조류 방향 등을 근거로 월북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고 적혀있다”며 “그런데 23일 두 차례 청와대 관계장관대책회의를 거치고 난 후, 24일 오전부터 월북으로 판단된다는 입장으로 바뀌게 된다.  22일과 24일 사이에 청와대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대통령기록물이 공개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 의원은 “월북 단어가 등장한 시점도 북한군에게 발견된 직후가 아닌 2시간이 지난 후에 나왔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확고한 월북 의사가 있었다면 월북 관련 내용이 상세히 나와야 하고 또 발견된 직후에 언급했어야 한다”고 했다. 또 “국방부가 청와대에 보고한 문서를 열람한 결과, ‘입수한지 40여시간이 지난 시점이기 때문에 기진맥진한 상태였다’는 표현도 나온다”며 “월북 의도가 있었다는 판단의 신뢰도가 의심받을 수밖에 없는 중요한 근거”라고 말했다.

하 의원은 당시 국방부가 이씨의 시신이 불태워졌다고 발표했다가 사흘만에 번복한 데 대해서도 “청와대가 북한의 시신 소각 사실을 번복하도록 왜곡했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는 “국방부가 24일 시신 소각 발표를 하기 전 청와대는 미리 보고받고 그 발표에 동의했지만 25일 북한이 그 사실을 부정하자 국방부에 입장 변경을 요구하는 공문을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처 명의로 보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에 대해 서주석 전 NSC 1차장은 “우리가 이미 발표한 ‘시신 소각’ 입장과 북한 통지문에 나온 ‘부유물 소각’ 표현 등을 비교하고, 우리의 입장에 기초하되 차이점은 조사를 통해 밝혀나가자고 검토한 적이 있다”며 “왜곡 지시를 했다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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