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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안법 위반' 손글씨 논란 원훈석…김종필 지은 61년 전 문구 꺼낸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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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6월 4일 문재인 당시 대통령이 박지원 당시 국가정보원장과 원훈석 제막을 마친 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 청와대]

지난해 6월 4일 문재인 당시 대통령이 박지원 당시 국가정보원장과 원훈석 제막을 마친 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 청와대]

"우리는 음지에서 일하고 양지를 지향한다."

국가정보원이 원훈을 ‘우리는 음지에서 일하고 양지를 지향한다’로 복원했다고 24일 밝혔다.

국정원은 이날 배포한 자료에서 “작년 6월 변경된 이전 원훈석 서체가 정보기관 정체성을 훼손한다는 지적에 따라 최근 원훈 교체 관련 직원 설문조사를 진행했다”며 “그 결과, 첫 원훈인 '우리는 음지에서 일하고 양지를 지향한다'를 다시 사용하자는 의견이 절대 다수였다”고 설명했다. 이에 국정원은 이날 오전 김규현 원장과 이한중 양지회장, 직원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원훈을 이같이 복원하고 원훈석을 설치했다고 전했다.

첫 원훈은 국정원의 전신인 중앙정보부가 1961년 창설됐을 당시 초대 중앙정보부장인 김종필 전 총리가 지었다. 37년간 사용돼 왔고, 최장기간 상징으로 여겨진 만큼 역대 원훈 중 대중에게 가장 친숙한 문구이기도 하다.

이번에 설치된 원훈석은 국정원의 역사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1961년도에 제작된 것을 다시 사용했다. 길이 4m, 높이 1.7m, 두께 0.38m 크기의 화강석 재질인 첫 원훈석 1999년 교체된 뒤 23년 만에 제자리로 돌아왔다.

국정원은 지난해 6월 창설 60주년을 맞아 원훈석을 교체한 바 있다. 하지만 고(故) 신영복 성공회대 교수의 손글씨를 본떠 만든 '어깨동무체'(신영복체)가 대북 정보 활동을 주로 하는 국정원 원훈 서체로는 부적절하다는 인식이 확산하며 일년만에 다시 원훈석 교체를 추진하고 있다. 신 교수는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대법원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뒤 20년을 복역하고 88년 특별가석방됐다.

김규현 국정원장은 직원들에게 “첫 원훈을 다시 쓰는 건 과거로 돌아가는 게 아니라 초심으로 돌아가 문구 그대로 국가와 국민을 위해 묵묵히 헌신하는 정보기관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자는 의미”라며 “직원들 모두 이 원훈을 마음에 새겨 앞으로도 한 치의 흐트러짐 없이 업무에 매진하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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