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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대표 통신장비업체’ 화웨이도 커피 시장에 ‘출사표’?

중앙일보

입력

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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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여파에도 올들어 중국의 커피 시장이 뜨겁다. 시장 규모 3817억 위안(72조 7940억 700만 원)에 달하는 업계에는 시소(Seesaw), 매너 커피(Manner) 등 신성들에 이어 중국우정(中国邮政), 시노펙(中国石化·SINOPEC), 동인당(同仁堂), 완다(万达), 리닝(李宁·Lining) 등 중국의 국영기업, 백년기업, 스포츠 브랜드 등도 경계를 뛰어넘어 왕좌 쟁탈에 나섰다.

[사진 上观新闻]

[사진 上观新闻]

게다가 최근에는 ‘의외의 기업’조차 커피 시장에 몸담을 예정이라는 소식에 업계 이목이 쏠리고 있다. 중국 기업조사업체 치차차(企查查)에 따르면 중국의 대표적인 통신업체 화웨이가 커피 관련 상표를 신청했으며 현재 심사 결과를 기다리는 상황이다.

‘특허 왕(王)’ 글로벌 통신장비기업, 커피 특허까지 넘보는 이유는?

[사진 Reuters]

[사진 Reuters]

화웨이는 특허협력조약(PCT) 기준 지난해 7000여 건의 특허를 발표, 5년 연속 세계 특허 건수 1위를 유지했다. 화웨이는 지난 10년간 연구개발(R&D)에 총 8450억 위안(161조 1584억 원) 이상 투자해 11만 건이 넘는 활성 특허를 보유하게 됐다.

이어 지난 8일, 선전 본사에서 개최한 포럼에서 핵심 발명 기술을 발표했다. 이러한 상황 속, 화웨이가 그간 진행했던 사업 분야와 전혀 관계없어 보이는 커피 관련 특허 신청 소식은 업계에 큰 화제를 불러모았다.

사실 화웨이의 커피 시장 진출은 예견된 상황이었다. 지난 2013년 화웨이의 창업자 런정페이는 “은퇴하는 날, 샴페인을 터뜨리고 카페나 레스토랑을 열 것”이라고 언급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화웨이는 미국의 압박을 가장 많이 받고 있는 중국 기업 중 하나로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미국의 제재로 통신과 스마트폰 사업에서 미국의 기술이나 장비를 사용한 반도체를 사용할 수 없게 되며 큰 위기를 맞기도 했다. 이에 화웨이는 스마트카, 화장품 등 사업 다각화로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었다.

[사진 SKY News]

[사진 SKY News]

런정페이의 못 말리는 ‘커피 사랑’…커피 시장 ‘출사표’로 이어지나

치차차에 따르면 화웨이는 얼마 전 ‘우주 에너지를 담은 커피 한잔(一标咖啡吸收宇宙能量)’ 등 커피 관련 상표 두 건을 신청했다. 해당 상표 분류는 외식·숙박으로 알려졌으며 6월 10일 현재 중국 상표 당국의 심사를 기다리고 있다.

이에 중국 테크 전문매체 36커(36Kr)는 ‘우주 에너지를 담은 커피 한잔’이라는 글귀는 런정페이가 공식 석상에서 여러 차례 언급했다며 화웨이가 커피 시장에 뛰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 화웨이가 최근 신사업 개척을 위해 ▲디지털 금융 ▲에너지 ▲컴퓨터 영상기 ▲제조업 디지털화▲공공 서비스 전담 조직 등 5개 조직을 신설했다며, 커피도 화웨이의 ‘다음 목표’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사진 FT]

[사진 FT]

런정페이는 2013년 처음으로 진행한 언론 인터뷰 외에도 ‘커피’와 관련된 말을 자주 했다. 화웨이의 기업 문화와 경영 철학에서도 커피가 등장할 정도다.

런정페이는 여러 심포지엄이나 포럼에서 “커피 한잔은 우주의 에너지를 마시는 것”이라며 세계와의 소통 관계를 커피 한 잔으로 비유하기도 했다. 이는 커피 한 잔에 우주를 담아내듯이 화웨이가 수많은 과학자(혹은 관련 인재)를 포용해 이들을 지원하고 협력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어 런정페이는 다양한 인재를 '커피잔'에 흡수함으로써 설사 '블랙 스완'이 관측되더라도 화웨이의 '커피잔' 속에서 날아다닐 것이라고 주장했다. 런정페이의 ‘커피 사랑’을 직관적으로 드러내는 대목이다.

[사진 Huawei Central]

[사진 Huawei Central]

이 밖에도 지난해 8월, 런정페이는 화웨이가 상하이 칭푸(青浦)연구개발(R&D)센터에 100여 개의 카페를 차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칭푸R&D센터는 화웨이의 첫 번째 슈퍼기지인 광둥(廣東)성 둥관(東莞) 소재 R&D 본부에 이은 두 번째 R&D센터로 2020년 착공, 내년에 완공될 예정이다. 36커는 화웨이가 해당 R&D센터 개관에 맞춰 커피 시장에 본격 출사표를 던질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시장 전망 밝은 中 커피 시장…향후 ‘190조 원 시장’ 형성할 것

이처럼 굴지의 통신업체인 화웨이까지 커피 시장에 관심을 두는 이유는 중국 커피 시장의 ‘밝은 중장기 전망’ 덕분이다. 코로나19는 오프라인 커피 매장에 큰 타격을 주었지만, 점차 방역 일상화 속 소비가 활성화되면서 관련 업계도 활력을 되찾고 있다.

지난해 기준 중국인의 1인당 연간 커피 소비량은 7.2잔 정도로 나타났다. 2018년까지만 해도 중국인 1인당 커피 소비량이 하루 5~6잔이었다. 아직 독일, 미국, 일본 등 커피 소비 주력 국가와 비교하면 매우 적은 수준이지만 중국 커피 시장은 빠르게 성장 중인 것을 고려하면 화웨이와 같은 대기업 입장에서 ‘도전해볼 만한 사업’인 셈이다.

[사진 Global coffee report]

[사진 Global coffee report]

중국 커피시장은 2013년에서2019년까지 연간 성장률 30%를 이어왔다. 코로나19 상황이 지속되던 지난해에도 중국 커피 시장 규모는 1130억 위안(21조 5095억 5000만 원)으로 2020년 동기 대비 31% 성장했다. 올해는 상하이 봉쇄 장기화로 성장세가 다소 주춤할 것으로 보이지만, 중국 시장조사업체 아이미디어리서치(iiMedia Research)에 따르면 중국 커피 시장 규모는 2025년 1조 위안(190조 67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전망 속, 화웨이는 과연 쟁쟁한 경쟁사 제치고 ‘커피왕’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까?

이와 관련해 중국 시장조사업체 CBN 데이터(CBN data)는 이전 자료를 인용해 화웨이가 커피와 같은 외식사업 분야에서 ‘문외한’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톈옌차에 따르면 화웨이는 지난해 ‘구저얼실크로드푸드(古泽尔丝路美食餐厅)’라는 외식·숙박상표를 신청했다.

이에 앞서 화웨이는 하오스찬팅(好时餐厅), 페이쓰찬팅(菲斯特西餐厅), 구란찬팅(顾澜餐厅), 페이리쓰시찬팅(费丽斯西餐厅) 등 여러 외식 관련 상표를 신청하기도 했다. 이중 구란찬팅과 페이리쓰시찬팅은 이미 등록까지 마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 Nikkei Asia]

[사진 Nikkei Asia]

이어 2019년에는 110개국에 있는 149개 음식점 중 ‘글로벌 10대 레스토랑’을 선정하는데 공을 들이면서 외식 업계 진출에 본격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당시 화웨이는 심사 과정에서 맛, 환경, 서비스, 사용자 리뷰 등 다양한 분야에서 까다로운 기준을 적용했다고 강조했다. CBN 데이터는 화웨이가 요식업계에서 이 같은 초석을 다지면서 커피 시장 진입을 준비한 셈이라고 분석했다.

게다가 화웨이는 전 세계적으로 수만 개의 매장을 보유했다. 2021년 말 기준 화웨이는 세계 5만 6000개가 넘는 매장을 보유한 것으로 집계되었다. 그중 5500여 개는 체험 매장이다. 업계는 화웨이가 산하 매장을 중심으로 커피 사업을 시작하는 것만으로 충분히 승산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차이나랩 이주리 에디터

[사진 차이나랩]

[사진 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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