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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두와 증세 비슷, 잠복기 길어…원숭이두창 ‘조용한 전파’ 우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23일 인천공항 제1터미널 입국장 TV에 원숭이 두창 관련 뉴스가 나오고 있다. [뉴스1]

23일 인천공항 제1터미널 입국장 TV에 원숭이 두창 관련 뉴스가 나오고 있다. [뉴스1]

원숭이두창이 국내에 유입되면서 지역사회 전파 우려가 일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규모 유행 가능성을 낮게 보면서도 향후 조용한 전파가 이뤄질 수 있다며 동네 병·의원 등 지역사회 감시망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23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전날 국내 첫 환자가 확인된 이후 추가 의심 신고는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지속해서 해외 유입이 일어나고 국내 2차, 3차 전파 사례도 발견될 것”(정재훈 가천대 예방의학과 교수)으로 본다.

원숭이두창의 잠복기와 증상을 고려할 때 공항·항만 검역 과정에서 걸러지지 않을 우려가 있다. 수두로 판명난 부산의 의심환자처럼 입국 시 의심 증상이 있어도 본인이 신고하지 않으면 놓칠 수 있다.

김탁 순천향대 부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전구 증상(잠복기나 무증상 감염기 때 나타나는 가벼운 증상)이 나타나지 않고 발진이 발생하는 부위가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이어서 환자가 자가보고하거나 병원에 방문할 가능성이 작을 수 있다”며 “진단의 지연이나 누락으로 인한 ‘조용한 전파’가 가능해지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수두 등과 증상이 비슷해 오인될 수도 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드물게 성인에서도 수두가 나오는데, 초기에 내원한다면 열만 있고 발진이 없을 수 있어 진단이 어려울 수 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환자들이 주로 찾게 될 1차 의료기관에서의 감시망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김우주 교수는 “의료진이 의심하지 않으면 신고도 안 할 것이고, 신고하지 않으면 검사를 안 하면서 환자를 놓치게 되는 것”이라며 “일단 발진과 수포 등이 있으면 3주 이내 여행력을 확인하고 확진자와 접촉력이 있는지 의심해 감별 진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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