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장도 벽도 없는데 1박 44만원…스위스 '0성 호텔' 정체

중앙일보

입력 2022.06.23 19:01

업데이트 2022.06.23 21:48

스위스 남부 발레주 사이옹시에 들어선 '0성 호텔'. 로이터=연합뉴스

스위스 남부 발레주 사이옹시에 들어선 '0성 호텔'. 로이터=연합뉴스

천장도 벽도 없이 사방이 뻥 뚫려 있는 1박 44만 원의 ‘0성’ 호텔이 스위스에 나타났다.

현지 시각으로 23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스위스 남부 발레주 사이옹시에 최근 ‘0성’ 호텔이 들어섰다. 이 호텔은 더블베드와 협탁, 스탠드가 갖춰져 있고 고급호텔에만 있다는 맞춤형 개인 고객 서비스인 ‘버틀러 서비스’도 제공된다.

조식을 포함해 일일 숙박비는 337달러(44만 원)나 되지만, 호텔 숙박 시 사생활 보호는 포기해야 한다. 호텔에 벽도, 천장도 없기 때문이다. 대신 대로에서 차가 쌩쌩 달리는 모습을 바로 앞에서 실감나게 볼 수 있다. 침대 바로 옆은 주유소다.

 스위스 남부 발레주 사이옹시에 들어선 '0성 호텔'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쌍둥이 설치미술가 리클랭 형제. 로이터=연합뉴스

스위스 남부 발레주 사이옹시에 들어선 '0성 호텔'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쌍둥이 설치미술가 리클랭 형제. 로이터=연합뉴스

하지만 이 호텔은 실제 호텔이 아니다. 스위스 출신 쌍둥이 설치미술가 리클랭 형제의 작품이다. 작품 제목은 ‘0성 호텔’.

쌍둥이 형 프랑크 리클랭은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잠을 자는 게 목적이 아니다. 세계의 상황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여기에 투숙한다는 것은 사회의 변화를 촉구하는 성명을 내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동생 패트릭은 “한마디로 지금은 잠을 잘 때가 아니다. 행동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 형제는 “시끄러운 도로변 침대에서 오지 않는 잠을 청하며 기후변화나 전쟁, 인류가 지구에 끼친 해악 등을 고민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호텔은 아니지만, 이 ‘0성 호텔’은 내달 1일부터 9월 18일까지 실제로 운영된다. 주유소 옆 공터 외에도 포도밭, 언덕 등 전원 풍경이 빼어난 곳에도 같은 작품이 설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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