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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중 군함 10척, 일본 에워싸며 항행…긴장 높아지는 동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러시아 군함 우달로이 I급 최종함어드미럴 판텔레예프(BPK-548)가 일본 근해를 항행하는 모습. [일본 방위성]

러시아 군함 우달로이 I급 최종함어드미럴 판텔레예프(BPK-548)가 일본 근해를 항행하는 모습. [일본 방위성]

중국에 이어 러시아 군함 5척이 대한 해협(쓰시마 해협)을 통과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일본 방위성에 따르면 지난 한 주간 약 10척의 중국과 러시아 군함이 일본 근해를 에워싸며 활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과 러시아가 각각 대만, 우크라이나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는 미국과 아시아 우방국에게 힘을 과시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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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이날 기시 노부오(岸信夫) 일본 방위상은 아세안 국방회의가 열린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5척의 러시아 해군 함정이 태평양에서 홋카이도(北海道) 남쪽으로 항해한 뒤 일본 남서부의 쓰시마 해협(대한 해협)을 통과한 후 6월 중순부터 일본해(동해)에서 활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시 노부오(岸信夫) 일본 방위상이 22일(현지시간)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열린 아세안 국방회의에 참석했다. [AP=연합뉴스]

기시 노부오(岸信夫) 일본 방위상이 22일(현지시간)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열린 아세안 국방회의에 참석했다. [AP=연합뉴스]

앞서 지난 12일에는 중국 최신예 구축함과 보급함으로 편성된 함대가 대한 해협을 통과해 동해로 진입하는 모습이 처음 탐지됐다. 일본 방위성 통합막료감부(합동참모부)에 따르면 이들 함대는 이후 홋카이도와 러시아 소야(宗谷)해협, 쓰가루(津輕) 해협, 지바(千葉)현 동남부 220㎞ 해역을 통과하고 21일 도쿄 남부 이즈(伊豆) 제도에 나타나며 일본 근해를 순회했다. 지난해 3월 취역한 1만2000t급 최신예 055형 구축함인 라싸함이 이끄는 3척의 편대다.

기시 방위상은 "거의 10척의 러시아와 중국 선박이 비슷한 항로로 일본을 돌고 있다"며 "러시아와 중국 선박이 단기간 같은 항로로 우리나라를 주회하는 형태로 항행하는 것은, 우리나라 주변에서의 군사적 존재감의 과시"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이러한 활동은) 시위 행동이라고도 생각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3월 취역한 중국 해군 1만톤급 최신 구축함인 라싸함(선체번호 102)이 21일 일본 도쿄도 남부 이즈 제도를 통과해 서진하고 있다. [사진=일본 방위성]

지난해 3월 취역한 중국 해군 1만톤급 최신 구축함인 라싸함(선체번호 102)이 21일 일본 도쿄도 남부 이즈 제도를 통과해 서진하고 있다. [사진=일본 방위성]

기시 방위상은 또 다른 6척의 중국 선박이 지난 21~22일 사이 동중국해에서 태평양으로 이동하며 오키나와(沖縄) 남부 섬 근처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29대의 중국 전투기가 대만의 방공식별구역 남서부에 진입한 사실도 함께 언급하며 "상황을 면밀히 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22일 CNN은 서울발 기사에서 "러시아와 중국이 우크라이나와 대만 문제로 (일본과) 관계가 악화함에 따라 일본을 상대로 가하는 명백한 압력"이라고 전했다. 제임스 브라운 도쿄 템플대학교 정치학 부교수는 "이런 활동은 일본의 우려 사항"이라며 "특히 러시아와 중국 함대의 움직임을 추적하는 것은 일본 자위대에게 부담이 된다"고 말했다. 브라운 교수는 또 "중국 공산당은 대만 문제에 대한 일본의 발언에 분노했고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일본의 지원에 분노했다"며 일본을 압박하는 이유를 설명한 뒤 "러시아와 중국이 맺는 동맹은 일본에 전략적 악몽"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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