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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 덮친 '쩐의 전쟁'…LIV 돈잔치에 PGA투어의 작심 반격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PGA 투어 커미셔너 제이 모나한은 ″LIV의 비이성적인 돈 뿌리기와 경쟁할 수 없다″고 인정했다. [AP]

PGA 투어 커미셔너 제이 모나한은 ″LIV의 비이성적인 돈 뿌리기와 경쟁할 수 없다″고 인정했다. [AP]

LIV와 골프계의 주도권을 전쟁을 벌이고 있는 PGA 투어가 일정과 상금 규모를 대폭 변경한다.

시드 선수 125명에서 70명으로 줄여 #가을 시즌은 돈잔치와 생존경쟁 투트랙 운영

제이 모나한 PGA 투어 커미셔너는 23일(한국시간) 열린 기자 회견에서 변경 사항을 발표했다.

골자는 ^기존 8개 대회의 상금을 2000만 달러 이상으로 올린다. ^2024년부터는 가을이 아니라 1월에 시즌을 시작한다. ^시드권자의 수는 125명에서 70명으로 줄인다. ^미국 밖에서 상금 2000만 달러 이상의 3개 대회를 열 계획 등이다.

사우디가 후원하는 LIV가 엘리트 선수를 데려가자 상위권 선수들의 요구를 대폭 수용한 것이다.

가장 중요한 변화는 플레이오프 인원 감소로 시드권자가 기존 125명에서 70명으로 줄어든다는 것이다. 진입장벽이 높아지고 시드 선수들만 출전할 수 있는 상금 많은 대회도 늘려 기득권은 커진다.

2013년부터 PGA 투어는 플레이오프 직후인 9월 중순 시즌을 시작했다. 그러나 2024년부터는 1월 초 새로운 시즌을 시작한다.

스타 선수들은 메이저대회와 플레이오프가 끝나면 쉬기를 원했다. 그러나 시즌이 곧바로 시작하며 일반 선수들이 가을 대회에 열심히 참가해 포인트를 땄다.

스타선수들은 뒤처지면 불안해 가을 대회에 참가해야 했다. 일부 선수들이 LIV로 가면서 “가족과 있을 시간이 필요했다”고 하는 이유다.

PGA 투어는 그동안 “대회를 많이 만들어달라”는 중하위권 선수의 요구에 귀를 기울였다. 그러나 LIV 출범 이후 스타 선수들을 위해 사실상 가을 대회를 의미 없게 했다.

가을 대회는 두 가지 트랙이 됐다. 50위 이내의 선수가 참가하는 돈잔치 대회와 70위 아래 선수들이 다음 해 출전권을 놓고 벌이는 생존 경쟁 대회다.

가을에 출전권을 딴 선수는 시드권자보다 순위가 밀려 알짜 대회엔 참가할 수 없다.

스타 선수들에게 돈도 더 준다. 톱 50 선수들만 2000만 달러 이상의 상금을 놓고 벌이는 미국 밖의 3개 대회를 구상하고 있다.

한국 기업이 여는 CJ컵이 격상될 가능성이 높다. 선수 노조격인 선수 위원회에서는 이 문제에 대해 아직 확답하지 않았다.

선수위원인 로리 매킬로이는 엘리트 선수와 평범한 선수 사이의 의견 중재에 애를 먹고 있다. [AFP=연합뉴스]

선수위원인 로리 매킬로이는 엘리트 선수와 평범한 선수 사이의 의견 중재에 애를 먹고 있다. [AFP=연합뉴스]

투어는 내년 8개 대회의 상금을 올린다. 대부분 엘리트 선수 위주의 대회다.

1월 첫 주 지난 시즌 우승자들만 참가하는 센트리 토너먼트 오브챔피언스는 올해 820만 달러에서 1500만 달러가 된다. 인비테이셔널 대회 3개는 1200만 달러에서 2000만 달러가 된다. 한국 기업 현대차가 스폰서인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도 포함된다.

제5의 메이저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은 2000만 달러에서 2500만 달러, WGC 델 테크놀로지 매치플레이는 1200만 달러에서 2000만 달러가 된다.

플레이오프 1, 2차전 상금은 1500만 달러에서 2000만 달러로 오른다,

이로써 PGA 투어는 2000만 달러 이상 7개 대회를 확보했고 3개를 더 추가할 가능성이 높다. 48명의 선수가 2500만 달러를 걸고 대회를 여는 LIV에 어느 정도 상금을 맞췄다.

그러나 스타 선수들은 아직 모자란다고 생각한다. PGA 투어가 내년 올리는 상금은 약 4500만 달러인데 LIV가 브라이슨 디섐보에게 준 계약금의 반도 안 된다.

반면 중하위권 선수들은 스타 선수들이 다 가져간다고 불만이다. 선수 위원 로리 매킬로이는 “모든 사람의 요구를 맞추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LIV의 커미셔너 그렉 노먼. [EPA]

LIV의 커미셔너 그렉 노먼. [EPA]

모나한 커미셔너는 LIV와의 돈 싸움에서 이기기 힘들다는 점을 인정했다. 그는 “PGA 투어 선수들은 역사에 이름을 남기기 위해 경쟁한다. 또한 죄책감 없이 경쟁한다. 그것이 PGA 투어의 아름다움이다”라고 했다.

성호준 골프전문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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