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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집중] 코로나로 더 깊어진 외로움···이웃 위한 나눔의 손길 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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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면

서울시자원봉사센터
장기화된 팬데믹으로 사회적 교류가 줄어들면서 외로움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지난 3월 통계청이 발표한 ‘한국의 사회지표’에 따르면 국민 10명 중 2명은 외로움을 느끼며, 신체·물질·정신적인 어려움이 생겼을 때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도 2년 전보다 모두 감소했다.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관계의 단절과 고립으로 인한 사각지대가 생긴 것이다. 영국의 고독문제대책위원회 보고서에 따르면 외로움은 하루 15개의 담배를 피우는 것만큼 건강에 해로우며, 의료비 증가 등 커다란 사회적 비용 손실을 가져온다. 개인의 문제를 넘어 외로움이 불러오는 사회적 문제가 커지고 있는 지금, 소원해지거나 끊어진 인간관계를 다시 맺어가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타인과의 관계를 기반으로 서로의 마음을 잇는 활동으로는 ‘자원봉사’가 가장 적절한 해결법이 되지 않을까.

서울시 각 자치구 자원봉사센터에서는 소외된 이웃을 위해 다양한 자원봉사 활동을 펼치고 있다.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카네이션 달아주기(종로), 압화 공예품 만들기(노원), 나박김치 담그기 행사(동작). [사진 서울시자원봉사센터]

서울시 각 자치구 자원봉사센터에서는 소외된 이웃을 위해 다양한 자원봉사 활동을 펼치고 있다.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카네이션 달아주기(종로), 압화 공예품 만들기(노원), 나박김치 담그기 행사(동작). [사진 서울시자원봉사센터]

외로운 이웃 살피는 자원봉사 활발

지난 5월 어버이날을 맞아 서울 곳곳에서 홀로 지내는 어르신을 위한 행사가 진행됐다. 동네별로 구성된 자원봉사캠프에서는 카네이션을 손수 만들어 달아드리기도 하고, 나박김치를 직접 담가 생필품 꾸러미와 함께 집집이 방문해 전달했다. 사회적 거리 두기 해제로 2년여 만에 어르신 댁을 직접 찾아 인사를 전하자 어르신들은 많이 기다렸다며 봉사자의 두 손을 꼭 잡았다.

서울시자원봉사센터와 25개 자치구 자원봉사센터는 코로나19 이후 사회적 단절로 어려움을 겪는 이웃에게 도움을 주고 사회적 관계를 만들어나가는 ‘내곁에 자원봉사’를 올해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서울 노원구 5개 동 자원봉사캠프에서는 어르신과 지역의 다양한 구성원들이 교류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첫 번째 행사로 지역 내 고등학교와 연계, 청소년과 어르신이 압화 공예품을 함께 만들며 학생들이 어르신의 말벗이 되어 드리는 활동을 펼쳤다. 행사 마지막에는 서로에게 응원의 손편지도 나눴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한 할머니는 그리운 손주와 시간을 보내는 것 같았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온라인 메신저가 익숙한 학생들도 어르신의 정성스러운 손글씨에서 따스한 정을 느꼈다는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앞으로도 정기적으로 서로의 안부 묻기, 반려식물 키우기, 밑반찬 나눔, 효(孝) 잔치와 같은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마음있는 누구나 자원봉사캠프 참여 가능

현재 서울 지역에는 동 주민센터를 중심으로 383개의 자원봉사캠프가 설치돼 있으며 3138명의 주민이 캠프활동가로 참여 중이다. 요리를 잘하는 사람들은 반찬이나 음식을 만들어 이웃과 나누고, 뜨개질·비누·수세미를 만드는 솜씨가 있는 사람들은 물건을 만들어 나누거나 다른 사람에게 가르쳐주기도 한다. 특별한 재능이 없더라도 걱정할 필요없다. 시간을 내어 홀로 사는 어르신과 담소를 나누거나, 학습지도나 상담이 필요한 학생들에게 도움을 주면 된다.

주민의 자발적인 참여로 운영되는 자원봉사캠프는 활동가들이 주축이 돼 단체, 기업, 기관과 함께 자원봉사로 연결되는 장을 만들어가고 있다. 시장상인들과 취약계층에 삼계탕, 떡국, 김치를 나누기도 하고 물품을 후원받아 전달하기도 한다. 또 자치구와 협력해 착한 냉장고를 운영, 주민 누구나 쉽게 도움을 전하고 받을 수 있는 기회를 만드는 경우도 있다.

송파구 거여1동 권혜운 캠프장(51)은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자긍심을 느낀다”며 “자원봉사캠프에서 더 많은 주민이 함께 봉사활동을 경험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권영규 서울시자원봉사센터이사장은 “코로나19로 달라진 사회에서 일상을 회복하려면 그동안 멀어진 심리적 거리를 좁히고 타인과 마음을 연결해야 한다”며 “내 곁에 있는 이웃에게 내 곁을 내어주는 활동이 그 시작이 될 수 있도록 함께 해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자원봉사캠프 활동에 참여하기를 원하는 시민, 단체, 기업은 서울시자원봉사센터 및 각 자치구 자원봉사센터에 문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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