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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내라는 시점 콕 집어 일거리 약속…희망 보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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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탈원전 정책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원전 강소 기업의 실태를 보도한 중앙일보 6월 21일자 1면.

탈원전 정책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원전 강소 기업의 실태를 보도한 중앙일보 6월 21일자 1면.

“이제 조금씩 희망이 보인다.”

강성현(59) 영진테크윈 대표는 22일 “윤석열 대통령이 ‘내가 직접 (원전) 해외 영업을 뛰겠다’는 말에 힘을 얻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과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등은 이날 경남 창원 두산에너빌리티 공장에서 원전 사업에 대한 육성 방안을 내놨다. 강 대표는 두산에너빌리티 협력업체 자격으로 이날 ‘원전 산업 협력업체 간담회’에 참석했다. 그는 1990년대부터 원전 구동장치 국산화에 참여해온 기계 가공기술 전문가다. 최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5년간 추진된 탈원전 정책으로 원전 생태계가 무너지고 있다”고 호소한 바 있다.

강 대표는 간담회 직후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이창양 장관이 (간담회에서) 신한울 3·4호기 건설 설계에 연내 925억원을 긴급 투입하겠다고 약속했다”며 “원전 부품업계에 필요한 건 당장의 일거리였는데 정부가 ‘연내’라고 시점을 찍어주니 분위기가 확 밝아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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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의 ‘원전 부활’ 의지도 확인했다. 강 대표는 “이 장관이 지원 내용을 언급하는 과정에서 윤 대통령이 중간에 ‘그거(정부 지원) 빨리 좀 해주세요’라고 재촉했다”며 “그러자 일부 부품사 대표가 손뼉을 치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그동안 원전 업계는 정부가 원전 프로젝트를 선(先)발주하면, 이를 근거로 금융권 대출이라도 받아야 회사가 생존할 수 있다는 입장이었다. 그만큼 절박하다는 얘기다. 강 대표는 “말 그대로 ‘살려달라’는 요청에 정부가 귀를 기울인 것 같아 대통령과 정부에 감사하다. 현장 목소리를 전달한 중앙일보에도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중앙일보 6월 21일 1면〉

이 장관은 이날 “체코·폴란드를 방문해 한국형 원전 수출을 추진하고 업계의 먹거리를 지속해서 창출하겠다”고 밝혔다. 그러자 윤 대통령이 “내가 직접 (체코·폴란드에) 가서 영업하겠다”고 언급했다고 한다. 윤 대통령은 이때 또 한 번 원전 참석자들의 박수를 받았다.

이 장관은 또 중소 원전 부품사에 대한 유동성 지원 방침도 내놨다. 중소기업 정책자금이나 기술보증 등을 통해 2000억원을 지원한다는 내용이다. 강 대표는 “(최근 대출을 거부했던) 은행에 다시 전화해 봐야겠다”며 전화를 끊었다.

한편 윤 대통령이 이날 방문한 두산에너빌리티는 국내 유일한 원전 주기기 제작 기업이다. 역대 대통령 가운데 원자력 공장을 방문한 것은 윤 대통령이 처음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2014년 정부가 발표한 전력수급계획에 맞춰 2000억원 이상을 투자해 1만7000t 규모의 프레스 설비를 도입했다. 하지만 최근 5년 새 원전 사업이 쪼그라들면서 관련 인력이 1827명에서 650명으로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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