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시지빵 훔쳤다 소아성애자 낙인…비극 부른 경찰 황당 실수

중앙일보

입력 2022.06.22 21:48

업데이트 2022.06.22 21:54

소시지 빵. [사진 pixabay]

소시지 빵. [사진 pixabay]

영국에서 소시지 빵을 훔친 혐의로 체포됐던 한 남성이 경찰의 실수로 소아성애자로 잘못 기록돼 세간의 비난을 받다가 결국 극단적 선택으로 생을 마감한 사건이 발생했다.

21일(현지시각) 가디언 등에 따르면 잉글랜드 티스사이드 법원은 지난 2017년 레드카 클리블랜드에 사는 브라이언 템플(당시 34세)이 소시지 빵을 훔쳤으나 경찰 서류엔 소아성애 혐의로 기록돼 세간의 비난을 받다가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에 대해 클리블랜드 경찰의 실수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템플은 클리블랜드의 한 빵집 체인점에서 소시지 빵 한 봉지를 훔쳐 2017년 6월 8일 경찰에 체포됐다가 풀려난 지 6개월 만인 12월 31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템플이 석방된 6월 20일 당시 그의 사건 기록지에는 그가 빵을 훔친 것이 아닌 13세 소녀에게 성관계를 부추긴 혐의를 받았다고 잘못 기재돼 있었다.

이 사실을 알지 못했던 템플은 집으로 돌아가 당시 사귀던 여자친구에게 사건 서류 사본을 보여줬고, 그의 여자친구는 주변에 잘못된 정보를 퍼뜨렸다. 이후 그는 주변 사람들로부터 언어적·신체적 폭력을 당했다.

법원에 따르면 그는 거리에서 욕설을 듣고 집으로 찾아온 사람들에게 공격받았다. 심지어 골프채로 구타를 당하기도 했다.

법원은 템플이 이를 견디지 못하고 경찰에 협박과 폭행 신고를 했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경찰관들이 그의 집을 방문하는 모습은 그의 소문에 대해 의심만 키울 뿐이었다.

사람들의 공격과 모욕이 계속되자 템플은 술과 약물에 의지하기 시작했다.

클레어 베일리 검시관은 템플이 사망한 뒤 실시했던 독극물 검사 결과 그의 몸에서 알코올과 함께 코카인, 항불안제, 수면제 성분 등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이날 법원이 읽은 그의 가족들의 진술서에 따르면 템플의 어머니는 "잘못된 서류가 우울증을 유발하기 전까지 아들은 '행운아'였다"고 말했다.

템플의 형수 크리스탈은 "그가 목숨을 끊었을 때 그의 주머니 안에서 잘못된 정보가 담긴 사건 기록지가 발견됐다"며 "경찰이 그에 대한 '보호 의무'를 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의 형 또한 "이전에 템플은 극단적 선택을 할 만한 성향을 보인 적이 없다"며 "이와 같은 일은 누구나 미치게 할 것"이라고 전했다.

경찰행위독립사무소(IOPC)는 별도의 조사에서 사람의 실수로 인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이례적인 일"이 일어났다는 결론을 내렸다.

클리블랜드 경찰 당국은 이와 같은 오류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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