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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처럼회+개딸 vs 탈팬덤...최강욱 징계 이후, 더 복잡해진 셈법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더불어민주당 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왼쪽)과 최강욱 의원.

더불어민주당 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왼쪽)과 최강욱 의원.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과 이재명 의원의 강성 지지층 ‘개딸’ 간 온라인 대전이 가열되고 있다. ‘짤짤이’논란의 주인공인 최강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당 윤리심판원이 지난 20일 내린 6개월 당원권 정지 처분을 내리자 이튿날 이에 불복해 재심을 신청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공방은 더 치열해졌다.

박 전 위원장은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최 의원은 재심 청구를 철회하고 진심으로 사과하라”며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장문의 반박글로 윤리심판원 결정을 부정하면서 재심 신청을 하고 당을 깊은 수렁으로 끌고 들어가는 최강욱 의원이 한없이 부끄럽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강성 팬덤과 최 의원이 소속된 ‘처럼회’를 향한 비판 수위도 높였다. 전날 친야 성향 시민단체가 자신을 최 의원 명예훼손 및 무고 혐의로 고발한 것과 관련 “민주당의 반성과 혁신을 위해 노력하는 저를 형사 고발까지 하는 폭력적 팬덤이 부끄럽다”며 “검수완박, 성희롱 비호, 한동훈 청문회 망신으로 선거 참패를 불러 놓고도, 단 한마디 사과 없이 오히려 저를 공격하는 처럼회 의원들도 부끄럽다”고 적었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짤짤이 사태’가 확전 양상을 보이자 우상호 비대위원장은 ‘분란 자제령’을 내렸지만 먹혀들지 않고 있다. 우 위원장은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개인적으로 최강욱 의원의 징계에 대한 제 개인적인 소회가 있지만 윤리심판원의 결정은 존중돼야 한다”고 밝힌 뒤 “이 문제로 당내 구성원들이 찬반으로 나뉘어 왈가왈부 분란을 다시 시작하는 모습은 국민이 볼 때 바람직하게 비춰지지 않을 거란 점에서 자제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곧 이어 처럼회 소속 김용민 의원은 주저없이 공방에 뛰어들었다.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 의원은 “빨갱이로 지목당하면 빠져나올 방법이 없던 시절이 있었다. 이제 간신히 그런 야만의 시절을 이겨내고 있는데, 다른 영역에서 다른 의미의 레드 콤플렉스가 활개를 치고 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았지만 피해를 주장하니 징계해야 한다고 한다”며 “야만의 시대에 횃불을 들고 싸워왔던 민주당이 내부에 어두운 야만의 시대를 만들어 냈다. 다시 횃불을 들어 이를 청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성 지지층 “선거 졌다고 당원 탓하는 사람은 처음”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의원이 지난 18일 인천 계양산 야외공연장에서 친명(친이재명) 성향의 지지자들을 만나 발언하고 있다.   이날 이 고문은 "명색이 헌법기관인 국회의원들에게 억압적 표현을 한다고 해서 무슨 도움이 되겠나"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의원이 지난 18일 인천 계양산 야외공연장에서 친명(친이재명) 성향의 지지자들을 만나 발언하고 있다. 이날 이 고문은 "명색이 헌법기관인 국회의원들에게 억압적 표현을 한다고 해서 무슨 도움이 되겠나"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강성 지지층의 ‘최강욱 구명’ 운동도 거세지고 있다. 이날 당원게시판에는 “지선책임을 누구에게 뒤집어씌우냐. 선거 졌다고 당원 탓이라고 말하는 사람은 처음”, “최강욱 징계 철회해달라. 박지현이 민주당을 갉아 먹는다” 등의 반발이 분출했다.

개딸 등 강성 지지층은 지난 20일 저녁 이후 21일까지 이 의원의 팬카페인 ‘재명이네 마을’에 잘못된 윤리심판원 위원 명단을 공유, 비난글을 난사했다. 애먼 이낙연계 의원들이 수천통의 문자 폭탄을 맞았다. 신영대 의원은 “저는 당 윤리심판원이 아니다”라며 페이스북에 이들이 발신한 ‘나 어제 네 마누라랑 짤짤이했다’ 등의 문자 폭탄을 공개했다.

지난 18일 이재명 의원이 ‘개딸’등 지지자들과 만나 자제를 요청한 이후 이들의 과격 언사는 잠시 잦아들었지만 최 의원 징계를 계기로 다시 통제불능의 상태로 접어들었다. 친문 중진 의원은 “얼러주는 식의 자제 요청이 무슨 소용이냐”며 “절연 수준이 아니라면 쇼일 뿐”이라고 말했다.

8월 전당대회 가를 ‘팬덤 대 탈팬덤’ 전선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6·1 지방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비대위원 총사퇴를 밝힌 후 대표실을 나서고 있다. 뉴스1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6·1 지방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비대위원 총사퇴를 밝힌 후 대표실을 나서고 있다. 뉴스1

최 의원 징계를 둘러싼 공방은 “8월 전당대회는 이재명 의원과 처럼회, 개딸 3축의 연대와 그에 맞서는 자들로 싸움”(친문 성향 초선 의원)이라는 전망을 확고한 구도로 변모시키고 있다. 이재명 의원과 개딸들의 지지를 공유하고 있는 강경파 의원들은 전당대회 도전 의사를 속속 밝히고 있다. 전날 한 언론 인터뷰에서 전당대회 도전 의사를 밝힌 정청래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최 의원과의 차담 사진을 올리며 “힘 내시라”는 문구를 달았다. 최근 강성 친야 성향 유튜브에서 같은 당 윤영찬 의원을 저격했던 처럼회원 이수진 의원도 최고위원 도전 의사를 굳혔다는 얘기가 돈다. 이재명계 의원은 “개딸들이 전당대회 국면에서 이 의원의 최대 우군인 것은 사실이지만 당 대표에 취임하면 이들의 지지를 긍정적 에너지로 바꿔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럴수록 연일 팬덤정치에 홀로 맞불을 놓고 있는 박 전 위원장의 전당대회 도전 여부도 관전 포인트로 부상중이다. 박 전 위원장은 이재명 의원의 손을 잡고 정계에 입문했지만 이제는 이 의원의 핵심 지지기반과 전면전을 벌이는 중이다. 

‘팬덤’ 대 ‘탈팬덤’이란 전선이 형성되면서 현행 당대표 선출방식(대의원 45%, 권리당원 40%, 일반 국민 여론조사 10%, 일반당원 여론조사 5%) 변경 여부가 핵심 의제인 전당대회준비위원회(위원장 안규백) 주변의 긴장감도 고조되고 있다. “권리당원 반영 비중을 높여야 한다”는 처럼회와 이재명계의 ‘당심 우선론’과 “여론조사 가중치를 키워야 한다”는 반이재명계의 ‘민심 반영 확대론’이 맞부딪히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23일 민주당 의원단 워크숍에서도 치열한 룰 전쟁이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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