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누리호 속 큐브위성…나로호 보며 꿈 키우던 ‘우주키즈’ 합작품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4월 25일 대전시 유성구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서 서울대 항공우주공학과 박사과정 배영환·심한준씨(왼쪽부터)가 성능검증위성 제작업체인 AP위성 관계자와 큐브위성 '스누글라이트 Ⅱ'의 크기와 무게 등을 점검하고 있다. 성능검증위성에 탑재하기 전 검수하는 작업이다. [사진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지난 4월 25일 대전시 유성구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서 서울대 항공우주공학과 박사과정 배영환·심한준씨(왼쪽부터)가 성능검증위성 제작업체인 AP위성 관계자와 큐브위성 '스누글라이트 Ⅱ'의 크기와 무게 등을 점검하고 있다. 성능검증위성에 탑재하기 전 검수하는 작업이다. [사진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발사 30분 전부터 머릿속이 하얘졌어요. 정말 감격스럽죠. 순수 국내 기술로 올린 로켓이잖아요. 이제 누리호를 이용한 우주 탐사나 추가 위성 발사가 가능해졌으니 기대도 큽니다.”

연세대 천문우주학과 박사과정 강대은(29)씨의 말이다. 강씨가 속한 연세대팀은 이번에 우주궤도에 안착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에 탑재된 큐브위성(초소형 위성)인 ‘미먼(MIMAN)’’을 개발했다.

강씨를 포함한 조선대·한국과학기술원(KAIST)·서울대·연세대에 재학하는 대학(원)생 50여 명은 21일 전남 고흥군 외나로도 나로우주센터에서 우주로 날아오르는 누리호를 누구보다 떨리는 심정으로 지켜봤다. 누리호에 탑재된 성능검증위성에 실린 큐브위성 4기를 제작한 주인공들이다.

2차 발사 누리호에는 큐브위성 4대가 포함된 성능검증위성이 탑재됐다. [사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연합뉴스]

2차 발사 누리호에는 큐브위성 4대가 포함된 성능검증위성이 탑재됐다. [사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연합뉴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국내 4개 대학서 초소형 위성 제작 

큐브위성은 가로·세로·높이가 모두 10㎝, 무게가 1.33㎏ 이하인 초소형 인공위성이다. 단위는가유닛(U)인데 가로·세로·높이가 각각 10㎝일 때 1U이 된다. 조선대의 큐브위성은 6U, 나머지는 3U이다. 이들 네 기의 큐브위성은 오는 29일부터 조선대-KAIST-서울대-연세대 순으로 이틀에 하나씩 성능검증위성에서 분리돼 각각 맡은 임무를 수행한다. 이들은 2019년 큐브위성 경연대회에서 선발됐다.

조선대팀이 개발한 ‘스텝큐브랩 Ⅱ’는 국내 최초로 전자광학·중적외선·장적외선 카메라를 탑재해 1년 동안 지구를 관측한다. KAIST ‘랑데브’와 서울대 ‘스누글라이트 Ⅱ’는 각각 초분광 카메라와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반송파 신호를 활용해 대기를 관측할 예정이다. 연세대 ‘미먼’은 한반도와 서해 상공의 미세먼지를 촬영한다.

2차 발사 누리호에 실은 큐브위성을 제작한 KAIST팀과 방효충 KAIST 항공우주공학과 교수가 포즈를 취했다.

2차 발사 누리호에 실은 큐브위성을 제작한 KAIST팀과 방효충 KAIST 항공우주공학과 교수가 포즈를 취했다.

각 대학은 5~20명으로 팀을 꾸려 2~3년 걸려 큐브위성을 제작했다. 글로벌 반도체 품귀 현상으로 부품을 구하는 데 애를 먹기도 했다. KAIST 항공우주공학과 박사과정 김태호(32)씨는 “반도체 배송기간이 예상보다 길어져 대안을 찾느라 애를 먹었다”고 전했다. 서울대 항공우주공학과 박사과정 심한준(32)씨도 “개인적으로 큐브위성은 두 번째 경험”이라며 “과거 외국에 위성을 보낼 때는 수출 허가서를 받아야 했는데 이번에는 KTX로 납품했다”며 뿌듯함을 드러냈다.

남은 바람은 네 기의 큐브위성이 성공적으로 임무를 마치는 것이다. 김태호씨는 “지금도 무척 떨린다”며 “지난 2년 동안 팀원들과 고생하며 만들어서 그런 듯하다”고 말했다. 박태용(31) 조선대 연구원은 “첫 사출을 앞두고 있어 긴장되지만 차분히 위성 교신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심씨는 “나로호를 보며 우주를 동경해왔다”며 “앞으로 차세대 발사체, 한국형 위성항법시스템(KPS), 심우주 탐사 같은 우주산업 연구에 참여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나로호는 국내 최초의 우주 발사체로 러시아 기술을 들여와 개발됐다. 이들은 “이제 당면 목표는 큐브위성이 주어진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고, 다음은 우주 연구”라고 입을 모았다.

관련기사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