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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문' 수원고검장 사직 "검찰 존폐위기, 깊은 자괴감 느낀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김관정 수원고검장(58·사법연수원 26기)이 22일 검찰 인사 발표를 앞두고 사직했다. 그는 사직인사 글에서 "조직이 존폐 위기에 처한 위기 상황에서 간부로서 깊은 자괴감·책임감을 느끼며 구성원들께 대단히 죄송한 마음"이라고 밝혔다. 검수완박법(개정 검찰청법·형사소송법) 등으로 검찰 조직이 위기를 맞은 데 대해 "시시비비를 판단하는 검찰로서 숙명인 부분도 다소 있다"고 말했다.

김관정 수원고검장. 뉴스1

김관정 수원고검장. 뉴스1

김 고검장은 이날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e-pros)에 '검찰을 떠나며'라는 제목의 사직인사 글을 올리며 "두 번째 사직서를 제출한지 1개월 반만에 수리가 돼 이제 사직인사를 올리게 됐다"며 이렇게 밝혔다. 검찰 내 대표적 '친문(親文)' 인사의 한 사람으로 분류되는 김 고검장은 국회가 검수완박 입법을 강행하던 지난 4월 22일 전국 고검장들과 함께 사표를 제출한 바 있다. 이후 문재인 전 대통령이 이를 반려하자 윤석열 대통령 취임 뒤 재차 사표를 제출했다.

그는 최근 국회에서의 검수완박 입법 국면에서 검찰 안팎의 혼란스러웠던 상황을 상기하는 듯 "지난 세월동안 검찰에는 어려운 일이 많이 있었고 특히 최근 수개월은 조직이 존폐 위기에 처할 정도의 위기 상황이었다"면서도 "강제적 수사와 시시비비를 판단하는 검찰로서는 숙명인 부분도 다소 있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루가 멀다하고 야근하고 민원인들에게 시달리면서 묵묵히 업무에 매진하는 구성원들 입장에서 상당히 억울한 부분이 있는 것 또한 사실"이라며 "조직의 간부로서 이런 상황이 초래된 것에 대해 깊은 자괴감, 책임감을 느끼고 있으며 조직과 구성원들께 대단히 죄송한 마음"이라고 밝혔다.

법무부 들어서는 김관정 수원고검장. 연합뉴스

법무부 들어서는 김관정 수원고검장. 연합뉴스

김 고검장은 다만 "안타까운 것은 이러한 외부의 불신이 쉽사리 바뀌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썼다. 검찰 내부 구성원들을 향해선 "어렵고 힘드시겠지만 새로 출발하는 마음으로 서로 지혜를 모으고 각고의 노력을 하면 조만간 더욱 신뢰받는 검찰로 거듭날 것이라고 믿고 있으며, 멀리서나마 열심히 응원하겠다"고 했다.

김 고검장의 이런 사직인사엔 "이제 무거운 마음 내려놓으시고 새로운 길에서도 늘 행복하고 건승하시길 기원한다" "항상 소탈하게 말씀하시고 편안하게 대해주신 부분이 인상깊다" "제가 어려울 때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주셨던 격려의 말씀 깊이 감사드리고 내내 간직하겠다"는 등 검찰 구성원들의 댓글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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