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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 7년 만에 70만 대…“정의선 고급화 전략 통했다”

중앙일보

입력

제네시스의 콘셉트카 ‘엑스 스피디움 쿠페(X Speedium Coupe).’ [사진 현대차]

제네시스의 콘셉트카 ‘엑스 스피디움 쿠페(X Speedium Coupe).’ [사진 현대차]

현대자동차의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가 출시 7년 만에 글로벌 시장에서 누적 70만 대 판매를 달성했다. 제네시스 브랜드를 앞세운 현대차가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는 평가가 나온다.

21일 현대차 기업설명(IR) 웹사이트에 따르면, 제네시스는 지난달까지 총 71만8235대가 팔렸다. 2015년 11월 브랜드 출범 이후 6년6개월 만이다. 이런 속도라면 내년엔 누적 판매량 100만 대 돌파가 유력하다.

특히 세단보다 단가가 높고 수익성이 좋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판매량이 돋보인다. 2019년 12월 처음 SUV를 출시한 제네시스는 지난달까지 총 19만5920대의 SUV를 판매했다.

제네시스 브랜드 누적 판매량. 그래픽 차준홍 기자

제네시스 브랜드 누적 판매량. 그래픽 차준홍 기자

제네시스는 수도권에 전기차 전용 충전소를 열고 무선 충전 서비스 시범 사업을 시작했다. [사진 현대차]

제네시스는 수도권에 전기차 전용 충전소를 열고 무선 충전 서비스 시범 사업을 시작했다. [사진 현대차]

현대차는 제네시스 G90(당시 EQ900)을 출시하면서 글로벌 고급차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BMW·메르세데스-벤츠·렉서스 등 독일·일본계 자동차가 시장을 석권하던 시절이다. 현대차·기아가 대중차 시장에서 점유율이 높아지긴 했지만 고급차 시장은 아직 무리라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던 시절이다.

고급차 시장 공략의 선봉장은 정의선 당시 현대차 부회장(현 현대차그룹 회장)이었다. 정 회장은 제네시스 브랜드를 기획하던 단계부터 외부 인사 영입, 조직 개편까지 브랜드 출범 과정을 주도했다. 실제로 그는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출시 행사에 직접 참석해 제네시스 브랜드 개발 과정을 직접 설명했다.

출범 첫해 530대를 판매했던 제네시스는 2020년 글로벌 연간 판매 10만 대를 넘어서며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지난해는 그 두 배인 20만 대를 판매하며 시장에서 입지를 키웠다.

제네시스 SUV 차량 누적 판매량. 그래픽 차준홍 기자

제네시스 SUV 차량 누적 판매량. 그래픽 차준홍 기자

품질 조사서 미국인 고정관념 깨뜨려 

제네시스의 최고급 세단 G90 LWB. [사진 현대차]

제네시스의 최고급 세단 G90 LWB. [사진 현대차]

특히 미국 시장에서 주목받는다. 지난해 현대차·기아는 미국에서 총 148만9118대를 팔아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평균 판매단가가 높은 제네시스가 4만9621대로, 2020년 대비 두 배 이상 많이 팔렸다.

제네시스의 인기 비결은 품질과 안전이다. 한국차가 그간 믿음을 주지 못했던 품질 테스트에서 괄목할만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JD파워가 발표 자동차 품질조사 평가(2022년 내구품질조사)에서 제네시스는 전 세계 고급차 브랜드 중에서 1위를 차지했다. 내구성은 일본차가 뛰어나다는 미국인들의 인식을 송두리째 바꿔버린 결과다. ▶美서 렉서스 제치고 1위한 한국차

지난해 2월 골프 대회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에서 프로골퍼 타이거 우즈가 탑승한 GV80의 교통사고는 제네시스의 안전성이 화제였다. 우즈가 탑승한 GV80은 절벽에서 굴러떨어져 완파됐지만, 우즈는 생명에 지장이 없었다

고급 자동차 브랜드의 JD파워 내구품질조사 순위. 그래픽 박경민 기자

고급 자동차 브랜드의 JD파워 내구품질조사 순위. 그래픽 박경민 기자

다만 중국 시장이 아킬레스건이다. 미국과 더불어 세계 양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에서 제네시스 브랜드의 지난 1분기 판매량은 298대에 그쳤다. 한 달에 100대도 못 팔았다는 뜻이다. 중국 관영 매체중국망은 “제네시스는 중국에서 인지도가 낮고 직영 매장이 적어 미국과 달리 중국에서 잘 판매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JD파워 품질 평가에서 드러나듯이 제네시스는 단시간에 글로벌 명차와 비견되는 수준으로 올라섰다”고 평가했다. 이어 “법인 분리부터 고유의 브랜드 구축까지 프리미엄 브랜드의 위상에 걸맞은 작업을 차근차근 이행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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