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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파 1개씩 파는 마트, 편의점선 200g 삼겹살까지…물가 전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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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주요 대형마트에서 판매되는 무포장 농산물 [사진 농림축산식품부]

주요 대형마트에서 판매되는 무포장 농산물 [사진 농림축산식품부]

물가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대형마트에서도 양파와 파프리카 같은 채소를 낱개로 팔기 시작했다. 편의점은 대형마트에서 주로 팔던 소고기와 돼지고기의 소포장 판매를 시도하고 있다. 고물가 시대에 1인 가구 소비층을 잡기 위해 대형마트와 편의점이 경쟁하는 구도가 생기고 있다.

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GS더프레시‧농협하나로 등 대형마트 5개사는 지난 20일부터 매장 내에서 양파와 파프리카를 낱개로 판매했다. 기존에는 양파망으로 포장을 따로 해야 해 농가에서도 일손이 들고, 1인 가구 소비자는 소량 구매를 하지 못하는 단점이 있었다.

양파·파프리카 낱개 판매 시작

이번에 농림축산식품부가 유통업체와 농가 사이 중간에서 다리를 놔 포장을 하지 않고 그대로 소비자에게 판매하도록 했다. 이용직 농림부 식생활소비진흥과장은 “지난 2월 전국 96개 점포에서 시범 행사를 했는데 반응이 좋았다”며 “다른 농산물로도 무포장 판매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홈플러스에서는 이달 1∼15일 판매된 수산물 중 소포장 상품의 매출 비중이 1월 대비 20배 증가했다. 이 기간 축산물과 채소류 소포장 상품 매출 비중도 각각 320%와 120% 올랐다. 1·2인 가구가 한 끼에 먹기 적절한 양을 담은 소포장 상품도 나왔다. 기존의 3인분 밀키트 ‘홈플러스시그니처 시리즈 8종’을 1인분으로 만들고, 마트 초밥의 대명사였던 ‘초밥 30입’을 ‘간단초밥 4입’으로 기획했다.

대형마트인 홈플러스에서 소포장 대파가 판매되고 있다. [사진 홈플러스]

대형마트인 홈플러스에서 소포장 대파가 판매되고 있다. [사진 홈플러스]

편의점 업계는 초저가 자체브랜드(PB)와 가격을 낮춘 소포장 채소 판매로 고물가 대응에 나섰다. CU는 최근 소포장 채소 시리즈인 ‘싱싱채소’를 출시했다. 싱싱채소 시리즈는 마늘‧고추‧ 대파부터 모둠쌈‧양배추‧감자까지 채소 15종을 1∼2끼 양으로 소분해 판매한다. 삼겹살과 천겹살(항정살), 등심덧살(가브리살) 등 한돈과 스테이크용 부챗살도 200g 소포장으로 판매한다. CU 운영사인 BGF리테일은 채소류 전문 유통채널인 ‘만인산농협 산지유통센터’와 직접 거래해 유통 마진을 최소화했다. CU 관계자는 “싱싱채소 시리즈 판매가는 900∼4500원으로, 업계 평균가 대비 30%가량 저렴한 가격”이라고 말했다.

CU에 따르면 지난달 1인 가구가 많은 원룸촌과 오피스텔 상권 점포의 채소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1% 늘었다. 빌라와 아파트 등이 많은 가정주택 입지의 점포에서도 채소 매출이 17.3% 증가했다. 한정주 BGF리테일 HMR팀 상품기획자(MD)는 “외식물가 인상으로 1∼2인 가구에서도 집밥 수요가 늘어난 데 맞춰 합리적인 가격의 고품질 식재료를 대폭 강화했다”고 말했다.

편의점에 삼겹살 200g 소포장 상품  

GS25는 GS리테일의 슈퍼마켓 'GS더프레시'의 초저가 PB인 ‘리얼프라이스’ 상품 판매를 시작했다. 리얼프라이스는 GS더프레시가 중소업체 상품을 발굴해 일반 상품가보다 70∼80% 수준 가격에 판매하는 초저가 브랜드다. 키친타월·위생장갑·위생팩·롤백 등 공산품 6종을 우선 도입했다. 기존 상품보다 용량은 2배 이상 많으면서도 가격은 약 20% 저렴하다. 주로 주택가 상권 점포에 도입해 앞으로 대상 상품도 늘릴 예정이다. 차정현 GS리테일 라이프리빙기획팀 MD는 “물가 안정에 조금이라도 기여하기 위해 GS리테일이 보유한 여러 유통 채널 내·외부와 협업한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1분기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영업이익 378억원, GS25를 운영하는 GS리테일은 273억원을 기록했다. 대형마트를 가진 이마트(344억원)와 롯데쇼핑(687억원)에 버금가는 수준을 보였다. 한 편의점 업체 관계자는 “1인 가구 소비층을 놓고 대형마트와 판매 경쟁이 앞으로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편의점 CU에서 1인 가구를 위한 돼지고기 상품이 판매되고 있다. [사진 CU]

편의점 CU에서 1인 가구를 위한 돼지고기 상품이 판매되고 있다. [사진 C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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