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대놓고 "머스크 스타링크 위성 파괴하라"…美스파이론 확산

중앙일보

입력 2022.06.22 05:00

업데이트 2022.06.22 07:59

우크라이나에서 사용 중인 스타링크 위성키트 [미하일로 페도로프 우크라이나 부총리 겸 디지털혁신부 장관 트위터]

우크라이나에서 사용 중인 스타링크 위성키트 [미하일로 페도로프 우크라이나 부총리 겸 디지털혁신부 장관 트위터]

중국이 일론 머스크의 스타링크를 겨냥해 공개적으로 경계령을 내놓고 있다. 스타링크는 머스크가 운영 중인 스페이스엑스가 제공하는 위성 인터넷 접속 서비스를 말한다. 이런 스타링크가 ‘미국 스파이’ 역할을 하며 중국에 군사적 위협이 된다는 게 중국 측 주장이다. 스타링크 위성을 파괴할 수 있어야 한다는 논문까지 등장했다.

지난달 중국 학술 저널인 ‘현대방어기술’엔 “스타링크 중 취약한 위성을 겨냥해 ‘소프트 킬’과 ‘하드 킬’ 방식을 조합, 일부 위성의 기능을 망가뜨려 전체 스타링크 시스템을 파괴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긴 중국군 산하 연구기관의 논문이 실렸다.

중국 인민해방군 기관지 해방군보도 지난달 5일 “스타링크를 군사적으로 전용하려는 야심이 야만적으로 확장되고 있다”며 “국제 사회가 높은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국 당국의 노골적인 주장이 계속되자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21일(현지시간) 중국이 테슬라의 중국 시장 접근을 레버리지로 삼아 머스크를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스타링크 궤도 위성 운행 개념도 [런위안전 외 5인, 2022(현대방어기술)]

스타링크 궤도 위성 운행 개념도 [런위안전 외 5인, 2022(현대방어기술)]

중국이 스타링크를 위협시하는 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강화됐다. 머스크는 러시아의 침공 48시간도 되지 않은 시점에서 스타링크 위성 키트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하겠다고 발표했다. 지난 7일 머스크는 트위터에 “(지금까지) 우크라이나에 배송된 스타링크 단말기는 1만5000대”라고 밝혔다. 하루 이용자는 15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미하일로 페도로프 우크라이나 부총리 겸 디지털혁신부 장관은 트위터에 스타링크 키트를 사용하는 사진을 올리며 머스크에게 감사를 수차례 표시했다.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현재 우주 궤도를 돌고 있는 스타링크 위성은 2400개에 이른다. 2033년까지 4만2000여개가 지구 전역을 감쌀 전망이다.

중국 당국은 우크라이나를 도운 스타링크가 유사시 중국 감시나 대만 지원에 쓰일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다.

일론 머스크가 운영하는 우주 로켓 발사기업 스페이스엑스의 로고가 미국 플로리다주 케네디 우주센터 건물 외벽에 붙어 있다. 중국은 스페이스엑스가 미국 군사용으로 전용되고 있다며 경계심을 높이고 있다. [AP=연합뉴스]

일론 머스크가 운영하는 우주 로켓 발사기업 스페이스엑스의 로고가 미국 플로리다주 케네디 우주센터 건물 외벽에 붙어 있다. 중국은 스페이스엑스가 미국 군사용으로 전용되고 있다며 경계심을 높이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달 해방군보는 “스타링크가 드론과 상호작용하면서 빅데이터와 안면 인식 기술을 이용해 우크라이나의 대러시아 군사작전에 개입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 “스타링크는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명목의 ‘민간’ 프로젝트지만, 배후에는 깊은 미국 군부 배경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에서 사용중인 스타링크 위성키트 [사진=미하일로 페도로프 우크라이나 부총리 겸 디지털혁신부 장관 트위터]

우크라이나에서 사용중인 스타링크 위성키트 [사진=미하일로 페도로프 우크라이나 부총리 겸 디지털혁신부 장관 트위터]

‘스타링크’ 불똥 튄 테슬라 중국 사업

스타링크로 인해 테슬라의 중국 사업이 타격을 받을 우려가 나온다.

테슬라에게 중국 시장은 지난해 전체 매출의 25%를 차지할 정도로 무시 못 할 비중으로 성장했다. 머스크는 지난달 “장기적으로도 중국은 테슬라 시장의 25~30%를 차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스타링크를 문제 삼아 중국 당국이 중국 내 테슬라 판매를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 2019년 1월 미국 전기차 제조사 테슬라의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가 상하이 기가팩토리 준공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2019년 1월 미국 전기차 제조사 테슬라의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가 상하이 기가팩토리 준공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앞서 지난해 2월 중국 소셜미디어(SNS)에서는 테슬라가 중국에서 군사정보를 수집한다는 논란이 벌어졌다. 당시 교통운수부, 왕신판 등 5개 부처가 소비자 권익 보호 등을 이유로 테슬라 관계자를 소환한 직후였다. 당시 중국 자동차 전문가들은 SNS에 “테슬라에 달린 레이더·카메라 정보가 위성을 통해 미군 시스템으로 수집된다”, “실내 카메라는 차 안에서 나눈 대화를 모두 빅데이터로 바꿔 인공위성으로 쏘아 올린다”라고 주장했다.

오는 7월 1일부터 특정 지역에서 테슬라 진입 금지 명령도 발표됐다. 허베이(河北)성 친황다오시 베이다이허(北戴河) 경찰이 다음 달부터 두 달간 테슬라 차량의 관내 진입을 금지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20일 보도했다. 현지 경찰 관계자는 ‘국가 사무’와 관련된 것이라며 말을 아꼈지만, 올 하반기 중국공산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전·현직 수뇌부가 비밀리에 만나는 베이다이허 회의와 관련된 보안 조치라고 로이터는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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