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 하반기에 최대 4% 오른다…이주비 이자 등 반영

중앙일보

입력 2022.06.22 00:02

업데이트 2022.06.22 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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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분양가상한제가 일부 변경돼 이르면 다음 달부터 입주자 모집공고를 하는 아파트 단지는 조합원 이주비 금융이자, 총회 개최 비용 등을 분양가에 포함할 수 있게 된다. 기본형 건축비도 급등한 자재값에 따라 수시로 조정된다. 이에 따라 아파트 분양가는 1.5~4%가량 더 오를 전망이다.

정부는 21일 제1차 부동산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의 분양가 제도 운영 합리화 방안을 발표했다. 분양가상한제(분상제)와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고분양가심사제도 개선안으로, 윤석열 정부의 첫 부동산 규제완화 정책이다.

2020년부터 민간 택지에도 적용된 분상제는 서울 18개 구와 경기 3개 시(하남·광명·과천)를 포함해 총 322개 동에 적용되고 있다. 택지비와 기본형 건축비, 가산비를 합산해 분양가를 결정하는데, 통상 시세의 70~80% 수준이다.

분양가 제도 운영 합리화 방안

분양가 제도 운영 합리화 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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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을 저렴하게 공급하겠다는 취지로 도입됐지만, 일부 당첨자에게만 ‘로또 분양’ 혜택이 돌아가고 분양가 다툼으로 공급 일정만 늦춘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1만2032가구를 새로 짓는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사업장도 정부의 분양가 규제에 조합과 시공사업단 간의 공사비 분쟁까지 겹쳐 공사가 중단됐다.

개선안에 따르면 앞으로 이주비 대출에 대한 금융이자, 총회 운영비, 명도소송비, 주거이전비, 영업손실보상비 등 정비사업을 추진할 때 필요한 비용 등이 분양가에 반영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주비 관련 금융 이자의 경우 이주한 뒤 준공까지 걸리는 시간을 고려해 5년치 이자만 포함하고, 총회 운영비도 총사업비의 0.3%만 정액으로 반영한다”고 말했다.

급등하는 자재값도 건축비에 제때 반영할 수 있다. 국토부는 기본형 건축비를 산정할 때 레미콘·철근 외에 최근 현장에서 많이 쓰는 창호 유리, 강화 합판 마루, 알루미늄 거푸집의 가격을 반영하기로 했다. 매년 두 차례 기본형 건축비를 조정해 고시하는 것과 별개로 레미콘과 철근 가격이 합해서 15% 이상 오를 경우 건축비를 조정할 수 있다. 택지비를 산정할 때도 한국부동산원이 단독으로 심사했던 것을 검증위원회를 설치해 감정평가사가 의견을 내고, 민간 전문가도 참여할 수 있게 바뀐다.

수도권 주요 지역 외에 지방 아파트 분양가격을 결정하는 HUG의 고분양가 심사제도도 일부 개선된다. 인근 시세를 결정할 때 비교단지 선정 기준을 준공 20년 이내에서 10년 이내로 수정한다. 개선안은 공동주택 분양가 규칙 개정 등을 거쳐 이르면 다음 달부터 입주자 모집공고를 하는 단지부터 적용된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건설사에서 분상제 폐지를 꾸준히 요청해 왔는데 그나마 숨통을 틔워주는 변화”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정비사업을 가속할 수준은 아니라고 보는 시각이 많다.

국토부는 이번 개선안으로 분양가가 1.5~4%가량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국토부의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B 재건축 사업장의 경우 3.3㎡당 2580만원이던 분양가가 2640만원으로 2.3%(60만원) 오른다.

국토부 관계자는 “최종 분양가는 지자체 분양가심사위원회 심의를 거쳐 결정되지만, 제도개선 이후에도 분상제 적용 주택은 시세 대비 저렴하다”고 밝혔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그간 정부의 인위적인 분양가 규제로 공급만 늦춰지는 등 부작용이 컸다”며 “분양가가 더 오르는 만큼 9억원 이상 중도금 대출 금지 등과 같은 대출 규제도 함께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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