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치안감 황당인사…발표 2시간뒤, 행안부 "그거 아니다"

경찰청의 치안감 보직 인사가 첫 발표 2시간 만에 번복되는 일이 벌어졌다. 경찰청 관계자는 “행정안전부 쪽에서 통보를 받아 최종본을 내부망에 게시했다”며 “그런데 행안부에서 그게 최종안이 아니고 다른 안이 최종본이 맞다고 했다”고 해명했다.

"행안부에서 최종본 번복"

경찰청은 21일 오후 7시 15분쯤 치안감 보직 인사를 발표했다. 지난 10일 경무관에서 치안감으로 승진한 조지호 치안상황관리관을 경찰청 공공안녕정보국장으로 발령하는 등 28명이 대상이었다. 치안감은 경찰의 11개 계급 중 치안총감(경찰청장), 치안정감(국수본부장 등 7명) 바로 아래 계급이다.

21일 오전 김창룡 경찰청장이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뉴스1

그런데, 2시간 여 뒤인 오후 9시 30분쯤 새로운 인사 내용이 다시 발표됐다. 앞서 발표된 28명 중 7명의 보직이 수정됐다. 경찰청에서만 4개의 보직이 교체됐다. 당초 경찰청 생활안전국장에 내정된 김수영 경기남부청 분당서장은 서울청 공공안전차장으로, 경찰청 교통국장에 내정된 김학관 경찰청 기획조정관이 서울청 자치차장으로 수정됐다. 서울청 공공안전차장으로 발표된 김준철 광주청장이 경찰청 생활안전국장으로 내정됐다.

이밖에 정용근 충북경찰청장(중앙경찰학교장→경찰청 교통국장), 최주원 경찰청 국수본 과학수사관리관(경찰청 국수본 사이버수사국장→경찰청 국수본 수사기획조정관), 윤승영 충남경찰청 자치경찰부장(경찰청 국수본 수사기획조정관→경찰청 국수본 수사국장), 이명교 서울경찰청 자치경찰차장(첫 명단에 없음→중앙경찰학교장) 등이다.

이같은 인사에 대해 경찰청 관계자는 “행안부로부터 통보받은 안이 최종안이 아니었던 것이었다”고 말했다. ‘경찰청 실무자가 아니고 행안부에서 실수한 것인가’라는 질문에 이 관계자는 “그렇다. 행안부가 잘못 보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어찌됐건 이전 버전을 올린 건 경찰청 실수이기도 하고 실무적인 과정에서 잘못했다”고 덧붙였다.

공교롭게도 이날 인사는 행안부 경찰 제도개선 자문위원회의 최종 권고안 발표에 대해 경찰청이 우려를 표명한 직후 이뤄졌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조지아 출장에서 귀국한 이후기도 하다. 한 경찰 관계자는 “초등학교 임원 임명도 이런 식으로 하지 않는다”며 “경찰청 입장 발표에 대한 보복성 인사로도 봐야 하나 싶다”고 말했다.

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