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무한한 공간 저 너머로"…누리호에 소원까지 빈 시민들, 환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무한한 공간, 저 너머로! (To infinity… and beyond!)"

누리호 발사를 전후해 몇몇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회자된 영화 '토이스토리'의 명대사다. 우주 비행사 인형 '버즈'가 입버릇처럼 외치던 대사를 통해, 사람들은 '무한한 공간' 우주에 대한 염원과 기대를 드러냈다. 누리호가 발사된 21일 오후 4시,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누리호가 솟아오르자 서울역 대합실에선 탄성이 터져 나왔다. TV로 발사 모습을 지켜보던 시민들은 이를 스마트폰에 담거나, 기도하듯 두 손을 맞잡은 채 화면을 바라보기도 했다.

한국 우주시대 열렸다…시민들 환호

21일 서울 중구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II)의 발사 장면을 TV를 통해 시청하고 있다. 뉴스1

21일 서울 중구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II)의 발사 장면을 TV를 통해 시청하고 있다. 뉴스1

이날 서울역 대합실에서 만난 오종순(68)씨는 “우리나라 우주 시대가 열렸다. 세계에서 10번째로 자체 기술로 위성을 쏘아 올린 나라가 됐다. 고무적인 일”이라고 만면에 웃음을 띠며 말했다. 채모(44)씨도 “우리나라 기술만으로 우주에 진출할 수 있다니 뿌듯하다”며 “그만큼 기술이 발전하고, 사람이 배출됐다는 것 아니냐. 우리나라가 많이 발전했구나 싶다”고 했다. 이모(69)씨 역시 “아무래도 기대감이 크다”며 “(우주 시대가) 예상보다 빨리 진행된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누리호는 발사 약 2분 만에 푸른 하늘 속으로 사라져 거의 보이지 않게 됐지만, 시민들의 응원은 그치지 않았다. 발사 직후 각종 소셜 미디어(SNS)에선 “누리호 힘내라” “파이팅” “너무 수고하셨다” 등 열띤 응원이 쏟아졌다. 누리호의 발사 당시 사진·영상을 올리며 “모두 다 잘 되게 해주세요” “월급 오르게 해주세요” 등 소원을 비는 이들도 있었다. 이날 누리호 발사는 주요 방송사뿐 아니라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국립과천과학관 유튜브에서도 생중계됐다.

발사 성공에 연구진 눈물

순수 국내기술로 제작된 한국형 최초 우주발사체 '누리호'(KSLV-Ⅱ)'가 21일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되고 있다. 누리호는 두번째 도전 끝에 발사에 성공했으며 이로써 우리나라는 세계 7번째로 1500kg급 실용 위성을 지구 저궤도(600~800㎞)에 수송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한 국가가 됐다. 뉴스1

순수 국내기술로 제작된 한국형 최초 우주발사체 '누리호'(KSLV-Ⅱ)'가 21일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되고 있다. 누리호는 두번째 도전 끝에 발사에 성공했으며 이로써 우리나라는 세계 7번째로 1500kg급 실용 위성을 지구 저궤도(600~800㎞)에 수송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한 국가가 됐다. 뉴스1

“16시 13분, 목표 궤도 투입 확인.” 발사 13분 후 누리호는 3단 엔진을 분리하고 목표 고도 700㎞에 진입했다. 생중계 화면에는 방송이 나오자 환호를 지르고 손뼉을 치는 연구진의 모습이 잡혔다. 발사 19분 후, 누리호 추적 운용이 종료된 뒤에는 일부 연구진이 눈물을 닦고, 기념사진을 촬영하는 모습이 네티즌들 사이에서 공감을 사기도 했다.

발사 약 1시간 뒤, 정부는 누리호 2차 발사의 성공을 공식 발표했다. 브리핑에 나선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의 표정은 밝았다. 이 장관은 “대한민국 우주의 하늘이 활짝 열렸다. 대한민국 과학기술이 위대한 전진을 이뤘다”며 “오늘 대한민국 과학기술사뿐 아니라 대한민국 역사의 기념비적인 순간에 섰다”고 했다.

순수 국내기술로 제작된 한국형 최초 우주발사체 '누리호'(KSLV-Ⅱ)'가 21일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되고 있다. 누리호는 두번째 도전 끝에 발사에 성공했으며 이로써 우리나라는 세계 7번째로 1500kg급 실용 위성을 지구 저궤도(600~800㎞)에 수송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한 국가가 됐다. 뉴스1

순수 국내기술로 제작된 한국형 최초 우주발사체 '누리호'(KSLV-Ⅱ)'가 21일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되고 있다. 누리호는 두번째 도전 끝에 발사에 성공했으며 이로써 우리나라는 세계 7번째로 1500kg급 실용 위성을 지구 저궤도(600~800㎞)에 수송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한 국가가 됐다. 뉴스1

다만 과학·기술 커뮤니티에선 우주 과학에 대한 투자가 더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카이스트에 재학 중인 이모(28)씨는 “이번 발사로 한국이 본격적으로 우주 개발 자립을 할 수 있게 됐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누리호 개발에 투입된 예산과 인력은 다른 나라와 비교했을 때 턱없이 부족했던 수준이다. 앞으로도 충분한 투자와 지원이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인터넷 과학·기술 관련 카페에도 "기간과 예산을 생각하면 기적이다" "10여년간 예산 2조원으로 할 수 있었던 건 연구원들 덕분"이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한편 누리호의 성공에 관련 주도 강세를 보였다. 누리호에 장착되는 엔진을 제작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누리호에 탑재한 성능검증위성을 개발한 코스닥 상장사 AP위성은 21일 종가 기준 이틀 연속 주가가 올랐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