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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플] SKT는 왜 미디어에 진심?...판교 초대형 스튜디오 뒤 빅픽쳐는

중앙일보

입력

SK텔레콤이 경기도 판교 제2테크노밸리에 VFX 기반 미디어 콘텐츠 제작소 ‘팀(TEAM) 스튜디오’를 구축했다고 21일 밝혔다.

SK텔레콤이 경기도 판교 제2테크노밸리에 VFX 기반 미디어 콘텐츠 제작소 ‘팀(TEAM) 스튜디오’를 구축했다고 21일 밝혔다.

무슨 일이야

SK텔레콤이 경기도 판교 제2테크노밸리에 3050㎡(약 930평) 규모의 최첨단 VFX(Visual Effects·특수효과) 스튜디오인 ‘팀(TEAM) 스튜디오’를 개관했다. 성장하는 K콘텐트 시장에 올라타 아시아의 버추얼 프로덕션(가상 제작) 허브로 거듭나겠다는 구상이다.

어떻게 생겼어

SKT가 21일 공개한 팀 스튜디오는 거대한 LED 월(wall)이 있는 스테이지 두 개를 갖췄다. 드라마·광고·뮤직비디오 촬영에 최적화된 U자형 ‘볼륨 스테이지’와 라이브 커머스 등 실내 배경의 촬영에 최적화된 평면형 ‘XR스테이지’다.

핵심은 초대형 LED 월. 버추얼 프로덕션의 필수 요소로 꼽히는 LED 월은 실시간으로 고화질 그래픽이 구현되는 것이 특징이다. 현지 촬영이나 크로마키 등 후반 작업 없이도 배경을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다. SK텔레콤에 따르면 팀 스튜디오의 LED 월은 카메라 움직임에 따라 배경 그래픽의 시야와 거리, 빛의 방향과 흐름이 자연스럽게 조정돼 극대화된 현실감을 제공한다. LED 월 제작에는 이 분야 선도 기업인 중국 아우토의 LED 스크린과 영국 브롬튼의 이미지 프로세서가 사용됐다.

팀 스튜디오 설계도. LED 월을 갖춘 U자형 볼륨 스테이지와 평면형 XR스테이지가 핵심이다. 사진 SK텔레콤

팀 스튜디오 설계도. LED 월을 갖춘 U자형 볼륨 스테이지와 평면형 XR스테이지가 핵심이다. 사진 SK텔레콤

이게 왜 중요해

VFX 기반 버추얼 스튜디오는 전 세계 미디어 산업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시공간 제약을 뛰어넘는 가상현실 콘텐트가 늘고 있고, 이를 즐기는 고객의 기대 수준이 높아졌다. 대표적으로 ‘스타워즈’, ‘쥬라기 공원’으로 잘 알려진 미국 ILM과 ‘아바타’, ‘반지의 제왕’으로 유명한 뉴질랜드 웨타 디지털이 버추얼 스튜디오를 운영한다.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글로벌 버추얼 프로덕션 시장 규모는 올해 17억 3710만 달러(약 2조 2460억원)에서 2028년 29억 4127만 달러(약 3조 8030억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국내 버추얼 스튜디오 시장도 기지개를 켜고 있다. 현재 경기도 하남에 1만 1265㎡ 규모 버추얼 스튜디오를 설립한 브이에이코퍼레이션, 일산 엑스온(Xon)스튜디오 등 10여 개 기업이 경쟁 중이다. 대기업 중에선 CJ ENM이 지난달 파주 스튜디오 센터 내에 삼성전자의 마이크로 LED 기술을 적용한 버추얼 스튜디오를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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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하남시에 있는 브이에이코퍼레이션의 버추얼 스튜디오. 뒤에 있는 LED 월 등에 오페라 극장 등 전 세계 어느 곳의 배경이라도 띄워 활용할 수 있다. 사진 브이에이코퍼레이션

경기도 하남시에 있는 브이에이코퍼레이션의 버추얼 스튜디오. 뒤에 있는 LED 월 등에 오페라 극장 등 전 세계 어느 곳의 배경이라도 띄워 활용할 수 있다. 사진 브이에이코퍼레이션

이런 시장 상황을 감안해 SK텔레콤은 ‘초(超)연결’을 팀 스튜디오의 핵심 가치로 삼았다. 5G·인공지능(AI)·클라우드와 같은 자사 ICT 인프라를 활용해 국내외 여러 스튜디오가 자원을 공유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는 의미다. 가령 멀리 떨어져있는 스튜디오 2곳이 각자 클라우드에 접속해 LED 월에 동일한 배경을 띄우면, 각 스튜디오에 위치한 배우들은 마치 한데 모여 작업한 것처럼 촬영할 수 있다. 이를 위해 SK텔레콤은 국내 주요 LED 월 전문 스튜디오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할 예정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현재 글로벌 버추얼 스튜디오의 75% 이상이 미국·유럽에 집중돼 있고, 15%가 한국과 중국 중심의 아시아 시장”이라며 “이런 흐름에 선도적으로 올라타 아시아를 넘어 글로벌 실감형 콘텐트 생태계 구축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팀 스튜디오, 어디다 쓰지

SK텔레콤은 팀 스튜디오를 ① 영화·드라마·광고·뮤직비디오 등 엔터테인먼트 촬영, ② 홈쇼핑·라이브 커머스 등 커머스 촬영, ③ 세미나·컨퍼런스 등 실시간 기업 행사 송출 등에 쓸 수 있다고 설명한다. 우선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자회사 ‘웨이브’와 SK브로드밴드의 ‘채널S’ 등 미디어 관계사들이 콘텐트 제작에 팀 스튜디오를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회사 관계자는 “장기적으로는 11번가 등 커머스 자회사가 라이브 커머스에 활용할 수 있고, 외주 제작사에 촬영 공간 대여 사업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이 경기도 판교 제2테크노밸리에 VFX 기반 미디어 콘텐츠 제작소 ‘팀(TEAM) 스튜디오’를 구축했다고 21일 밝혔다.

SK텔레콤이 경기도 판교 제2테크노밸리에 VFX 기반 미디어 콘텐츠 제작소 ‘팀(TEAM) 스튜디오’를 구축했다고 21일 밝혔다.

그런데 SKT는 왜?

앞서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올해를 SKT 2.0의 원년으로 삼고 5대 핵심 사업의 하나로 ‘미디어’를 꼽은 바 있다. 유 대표는 지난 2월 실적발표 후 가진 설명회(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Btv·웨이브·채널S 등 콘텐트 채널과 T커머스·광고 등 커머스 플랫폼으로 완성된 콘텐트 밸류체인을 통해 2025년까지 미디어 부문에서 1조 8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확보하겠다고 발표했다.

포석도 차근차근 깔아왔다. 지난 2017년엔 SM엔터테인먼트와 지분교환을 통해 SM C&C의 2대 주주로 올라섰다. 2019년엔 카카오와 3000억원 지분교환을 통해 지난해 카카오tv 오리지널을 1000여편 확보하는 등 활발한 파트너십 전략을 펼치고 있다. 관련 기술 개발에도 투자하고 있다. 회사는 최근 오래된 영상의 화질을 초고화질로 복원하는 ‘슈퍼노바’ 기술과 영상 속 자막과 음원을 제거하는 ‘AIPP(AI Post Production)’을 공개했다.

다만, SKT로서 아쉬운 점은 미디어·콘텐트 사업의 핵심 자원인 IP(지식재산)다. 게임사나 네이버웹툰·카카오웹툰 등은 원천 IP를 보유한 상태에서 기술력과 플랫폼을 활용해 제작·유통까지 전선을 확대하고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태생이 콘텐트 기업은 아니기 때문에 한계가 있다”면서 “카카오엔터테인먼트, SM C&C와의 협력을 통해 IP를 확보하고 웨이브, 채널S를 필두로 오리지널 IP도 만들어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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