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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180만원 보모 구인글..."돈이 사람 비참하게 하네" 댓글, 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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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월급 180만원에 야간 근무 형태로 4살 여아를 돌봐줄 베이비시터를 찾고 있다는 구인 글이 게시돼 네티즌들의 뭇매를 맞고 있다.

지난 20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청소, 아이 밥 차리기, 세탁/건조, 아이랑 놀아주기, 재워주기 등 31개월 여자아이를 돌봐줄 55세 이상 여사님을 찾고 있다"는 내용의 구인 공고가 공유됐다.

구인 글을 작성한 A씨는 "화~목, 오후 6시에 출근해 오전 6시까지 일할 베이비시터를 구한다"며 "낮에 일하는 분은 지원이 안 되고, 밤 잠이 많으면 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오후 9시에 잠자리를 준비한 후 자연스럽게 11시 전에 재워달라"며 "출퇴근 시 출근·퇴근이라는 문자를 꼭 주시고 출퇴근 시간을 정확히 지켜달라"고 적었다.

이어 "일 나오시는 거니 제발 편하게 자려는 생각으로 오지 마시고 밤에도 낮에 일하듯이 해야 한다"며 "밤낮 시간만 바뀌었다고 생각해달라"고 덧붙였다.

A씨는 "그렇다고 밤에 눈뜨고 있으라는 것이 아니라 아이 온도를 체크해서 선풍기를 틀어줬다 꺼줬다 해주고, 자는 도중 이불을 덮어주고 잠자리를 봐달라는 이야기"라며 "(제가) '이것 해달라' 말 안 해도 자기 살림처럼 하시면 된다"고 요구했다.

또 "냉장고 뒤져서 냉동물 또는 음식을 탐내지 말아달라"며 "버리든 먹든 그건 제가 알아서 한다. '안 먹으면 나 줘' 이 말이 제일 싫다"고 했다.

A씨는 "명절, 생일 모두 챙겨드리고 3개월 지나면 급여를 올려드린다"며 "때때로 과일, 떡, 고기를 사드리고 시켜드리니 사정이 어려워도 말씀 말아달라"고 적었다.

이어 "저도 힘들어서 사람 구하고 일을 나가는데 제가 남을 도울 형편은 아니다"라며 "최선을 다해주실 분을 찾는다"고 덧붙였다.

A씨는 "저는 대단한 걸 바라지도 않는다"며 "기본만 하시고 아이에게 최선을 다하시면 된다. 아이 잠자리 잘 봐주고 칭찬해주고 사랑으로 도와줄 분을 찾는다. 55세 이상 여사님 지원해달라"고 했다.

이같은 요구 조건에 월급 180만원을 제시한 해당 글에 댓글 800여개가 달렸다.

네티즌들은 "일자리 간절한 사람 마음 노려서 저런 말도 안 되는 노동력을 요구하는 건가" "야간 일을 최저시급에 가깝게 주면서 바라는 게 너무 많네" "저 돈마저 절박한 분들이 계시겠지. 돈은 사람을 비참하게 한다' "월급을 떠나 요구사항이 너무 과하다" 등 비판 의견을 게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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