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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돈바스로 전력 총집결"…이번 주내 '운명 가를 전투'

중앙일보

입력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도네츠크주·루한스크주)를 완전히 장악하기 위해 총공세를 준비하고 있다는 우크라이나 군 당국의 관측이 나왔다. 러시아가 루한스크 내 전략적 요충지인 세베로도네츠크에서 조만간 ‘결정적 전투’를 벌여 26일까지 루한스크 전역을 장악하겠다는 전략적 목표를 세웠다는 분석도 내놨다.

러시아군의 계속된 공격에 세베로도네츠크의 아조트 화학공장에서 연기가 치솟고 있다. 연합뉴스

러시아군의 계속된 공격에 세베로도네츠크의 아조트 화학공장에서 연기가 치솟고 있다. 연합뉴스

2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과 미국 CNN 방송 등에 따르면, 한나 말랴르 우크라이나 국방부 차관은 “러시아가 이번주 내로 대대적인 공격을 감행하기 위해 거의 모든 병력을 돈바스 주변에 결집했다”고 밝혔다. 이어 “러시아의 목표는 26일까지 루한스크 경계 지역까지 도달하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 현재 세베로도네츠크 일대에 맹공을 퍼붓고 있다”고 전했다.

또 말랴르 차관은 “세베로도네츠크의 전투 상황은 어떤 예측도 하기 어려울 정도로 매우 치열하다”면서 “30분 단위로 전황이 바뀌고 있다”고도 했다. 이어 “러시아군은 사실상 모든 병력과 수단을 동원해 주변 정착촌을 습격하고 있고, 이곳을 방어 중인 우크라이나군을 포위하려 하고 있다”면서 “우크라이나군은 총력을 다해 사수하고 있지만, 병력 열세로 인해 전황이 극도로 어려운 상태”라고 덧붙였다.

세르히 하이다이 루한스크 주지사 역시 “러시아군은 총공세를 감행할 수 있을 정도의 대규모 병력이 확보된 상태”라면서 “이미 러시아 중화기 수십 종이 세베로도네츠크 인근에 추가 반입됐고, 전장에 실전 배치됐다”고 했다.

하이다이 주지사에 따르면, 세베로도네츠크의 최후 항전지로 꼽히는 아조트 화학공장을 제외한 대부분 지역은 현재 러시아군의 통제 하에 있다. 러시아군은 세베로도네츠크 함락을 위해 대규모 화력전으로 아조트 화학공장에 고립된 우크라이나 군을 섬멸하려는 전략인 것으로 풀이된다.

세베로도네츠크는 돈바스 루한스크주의 임시 주도(州都)이자 물자 수송 허브로, 전략적 요충지다. 이곳에서 우크라이나군이 패퇴할 경우, 사실상 러시아군이 루한스크주 전체를 장악하게 된다.

세베로도네츠크강 건너편 리시찬스크도 러시아군의 집중 공격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하이다이 주지사는 “리시찬스크는 모든 마을이 거의 하루 종일 포격을 받았고, 정확한 사망자 수조차 보고되지 않았다”며 러시아군의 만행에 분노를 표했다.

친러 군대의 자주포가 세베로도네츠크를 향해 포탄을 발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친러 군대의 자주포가 세베로도네츠크를 향해 포탄을 발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이날 러시아군의 공세가 격화됐다고 발표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세베로도네츠크와 리시찬스크 등에서 러시아군의 공격이 이어지고 있다”며 “우크라이나군은 계속 저항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오는 23일부터 이틀간 진행되는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회의에서 우크라이나의 EU 후보국 지위 부여 여부를 결정하는 투표가 예정돼 있어, 러시아군의 공세가 더욱 격화될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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