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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은 살아있다’ 그 배우, 우크라 방문해 젤렌스키 응원

중앙일보

입력

할리우드 스타인 벤 스틸러가 2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AP=연합뉴스]

할리우드 스타인 벤 스틸러가 2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AP=연합뉴스]

할리우드 스타 벤 스틸러(57)가 2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만났다고 AFP통신 등이 이날 보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 측이 공개한 영상에서 스틸러는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만나게 되어 영광”이라며 “당신은 나의 영웅”이라고 인사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세계 각국에 수많은 연설을 통해 자국 지지를 호소한 것을 두고 “당신이 국가와 세계를 단결시킨 것은 정말 놀라웠다”고도 말했다.

“난민 보호는 세계 공동 책임”  

벤 스틸러(왼쪽)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AFP=연합뉴스]

벤 스틸러(왼쪽)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AFP=연합뉴스]

스틸러는 “이곳에 와보지 않았다면 실제로 우크라이나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이해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전쟁 소식을 TV와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보고 들었지만, 오늘 아침 이르핀(폭격 현장)에 다녀와 보니 실제로 (현장을) 보고 느끼고 사람들을 직접 만나 이야기하는 것과는 너무 다르다”고 말했다. 이에 젤렌스키 대통령은 영어로 “사람들이 우크라이나를 잊지 않는 것이 우리에게 너무나 중요하다”고 화답했다.

이날 만난 두 사람은 코미디언이란 공통점이 있다. 스틸러는 세계적인 코미디 배우이고, 젤렌스키 역시 정치 시트콤 ‘국민의 일꾼’에서 대통령 역을 맡았다가 인기를 얻어 실제 대통령까지 됐다. 스틸러가 “훌륭한 연기 경력을 그만뒀다”고 말하자, 젤렌스키는 “당신만큼 대단한 건 아니다”라며 웃었다.

스틸러의 우크라이나 방문은 ‘세계 난민의 날’을 맞아 유엔난민기구(UNHCR) 친선대사 자격으로 이뤄졌다. 지난 18일 폴란드에 도착해 우크라이나 난민들을 만난 후 우크라이나 이르핀에서 전쟁 현장을 돌아보고 키이우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을 만났다. 스틸러는 이날 성명에서 “강제로 (집을) 떠난 사람들을 보호하는 것은 전 세계의 공동 책임”이라며 “누구에게나 어디에서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스틸러는 부모 모두 코미디언  

우크라이나를 찾은 벤 스틸러가 20일 수도 키이우 외곽의 이르핀 폭격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AP=연합뉴스]

우크라이나를 찾은 벤 스틸러가 20일 수도 키이우 외곽의 이르핀 폭격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AP=연합뉴스]

스틸러는 코미디 집안이다. 부모인 제리 스틸러와 앤 스틸러도 코미디 배우였다. 부모님을 따라 어릴 때부터 텔레비전 토크쇼를 다니고, 부모 작품에 단역으로도 종종 출연했다. TV쇼와 영화, 작가, 감독까지 전 영역을 아우르며 폭넓게 활동했다. 스틸러는 1987년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태양의 제국’으로 배우로 정식 데뷔했다. 1989년 UCLA를 중퇴하고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SNL) 작가가 됐지만, 단편 영화를 제작하려고 몇 주 만에 그만뒀다. 90년대 진행한 TV쇼 ‘벤 스틸러 쇼’는 에미상을 받았다.

그는 1998년 캐머런 디아즈와 함께 주연한 코미디 영화 ‘메리에겐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로 스타덤에 오른 후 ‘박물관이 살아있다’,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등으로 코미디계 거물이 됐다. 수십 년 간 승승장구해온 스타였지만, 그는 2014년 전립선암 투병을 시작으로 개인적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 전립선암은 완치됐지만, 2015년 어머니를 잃고 2017년 아내 크리스틴 테일러와 이혼한 데 이어 2020년 아버지마저 잃었다.

그런 그에게 코로나19는 전화위복이 됐다. 코로나19 봉쇄 조치로 아이들을 만나기 어려워지자 집에서 함께 지내기로 한 뒤 지난해 아내와 재결합에 성공했다. 스틸러는 지난 2월 에스콰이어와의 인터뷰에서 “헤어졌다가 다시 만나게 돼 행복하다. 우리 모두에게 정말 멋진 일”이라며 “팬데믹이 가져온 예상하지 못했던 결과 중 하나였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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