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文정부가 공무원 살인 방조”…尹 "선원 북송 사건도 검토"

중앙일보

입력 2022.06.21 15:33

업데이트 2022.06.21 18:27

국민의힘이 서해 공무원 피살사건을 “월북 조작”으로 규정하고 진상조사TF(태스크포스)를 통한 본격적인 진상규명에 나섰다.

하태경 TF위원장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228호에서 열린 국민의힘 해수부 공무원 피격사건 진상조사 TF 1차 회의에 참석, 발언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 2022.06.21

하태경 TF위원장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228호에서 열린 국민의힘 해수부 공무원 피격사건 진상조사 TF 1차 회의에 참석, 발언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 2022.06.21

21일 오전 국민의힘 해양수산부 공무원 피격사건 진상조사TF는 국회에서 첫 회의를 열었다. 3선의 하태경 의원이 위원장을 맡았고, 군ㆍ경찰ㆍ법조계 출신들인 김석기(재선)ㆍ강대식ㆍ신원식ㆍ안병길ㆍ전주혜(초선) 의원이 위원으로 참석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성일종 정책위의장, 송언석 원내수석부대표도 첫 회의에 참석해 TF에 힘을 실어줬다.

하태경 위원장은 이날 모두발언에서 사건을 “월북 조작 사건”이라고 명명한 뒤 “문재인 정부가 해수부 공무원 이대준씨를 살릴 수 있었는데도 북한의 살인을 방조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하 위원장은 “당시 이씨가 북한 군인들에게 잡혀있다는 걸 문재인 정부가 확인하고 6시간 여유가 있었는데, 과연 그 시간 동안 살릴 수 없었나가 하나의 큰 주제”라며 “또 ‘월북몰이’를 포함한 2차 명예살인 등 인권침해 전 과정과 배경을 샅샅이 조사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이 국민의힘을 겨냥해 “민생보다는 친북 이미지를 만들려는 신(新)색깔론”(19일 우상호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라고 한 발언에 대해서도 여당은 총공세를 폈다. 하 위원장은 “인권을 짓밟아도 경제만 좋으면 된다는 전두환 독재정권의 인권관과 똑같다”고 비판했고, 권성동 원내대표는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누구의 죽음은 기념되고 누구의 죽음은 은폐되는 ‘죽음의 정치화’를 근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전날 전반기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피살 사건 당시)국민의힘 의원들이 SI(특수 정보)를 언론에 무분별하게 발표함으로써 군의 정보 수집 활동에 큰 해악을 끼쳤다”는 주장에도 반박했다.

군 출신 신원식 의원은 이날 오전 당 현안점검회의에서 “당시 국방위원장(민홍철 민주당 의원)이 라디오에 나와서 국방부 비공개 보고를 받은 내용을 상세히 공개했다”며 “우리 당은 단언코 단 한 번도 SI를 누설한 적이 없다. SI는 민주당이 오히려 누출했다”고 반박했다. 이어 신 의원은 “당시 국방위 차원에서 여야가 규탄결의문을 채택했지만 청와대가 북한(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갑작스레 공개하고, 민주당이 ‘시신을 불태우고’라는 표현에 반대해서 발표하지 못했다”고도 주장했다

진상조사TF는 다음 주 국정원ㆍ외교부ㆍ통일부 등으로부터 사건 관련 내용에 대해 보고를 직접 받을 예정이다. TF는 이날 오후 4시 국가인권위원회를 방문해 해양경찰청이 중간수사 결과 발표 당시 이씨와 유가족의 명예를 침해했다는 취지로 권고 조치를 내린 결정문과 관련해 후속조치 이행상황을 청취했다.

2020년 9월 북한군이 피살한 해수부 서해어업지도관리단 소속 어업지도원 이대준 씨의 아내가 17일 서울 서초구 서울지방변호사회 변호사회관에서 전날 대통령실과 해양경찰이 발표한 이른바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관련 기자회견에서 이씨의 아들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쓴 편지를 대독하던 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합뉴스

2020년 9월 북한군이 피살한 해수부 서해어업지도관리단 소속 어업지도원 이대준 씨의 아내가 17일 서울 서초구 서울지방변호사회 변호사회관에서 전날 대통령실과 해양경찰이 발표한 이른바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관련 기자회견에서 이씨의 아들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쓴 편지를 대독하던 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합뉴스

다만 정부ㆍ여당은 전날 SI(특수정보) 공개하자는 민주당의 주장에는 멈칫했다. 고등법원의 압수수색 영장 발부나 국회 재적의원 3분의2 이상 동의를 통해서 공개가 가능한 대통령 지정기록물과 달리, 안보자산인 SI는 행정부의 결정으로 공개가 가능하다.

이날 오전 윤석열 대통령은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SI라고 하는 것을 국민들께 공개하는 것이 간단한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런 걸 공개하라고 하는 주장 자체는 좀 받아들이기가 어렵지 않나”라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SI공개가 가능한지 여부에 대해선 법리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신 “SI 공개 이전에 모든 사안은 대통령 기록물로 지정된 것에 (담겨)있다고 본다”며 “SI보다 한 단계 위에 있는 내용이라고 봐서 열람을 위해 민주당 협조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역제안은 우상호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하자면 다 하겠다. 정식요청하면 안 할 게 뭐가 있느냐”고 반응하면서 현실화 가능성이 커졌다.

우 위원장은 “다 (정부·여당에)부메랑으로 돌아갈 것”이라며 꺼낸 말이지만 권 원내대표가 곧바로 “원내수석을 통해 (기록물을)열람하는 방법에 대해 논의하자고 제안했다”고 대응했기 때문이다.

한편 정부ㆍ여당은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과 함께 2019년 발생한 탈북 선원 강제북송 사건에 대해서도 진상규명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2019년 11월 당시 동료 16명을 살해한 것으로 알려진 북한 선원 2명이 탈북해 귀순 의사를 밝혔으나, 문재인 정부는 이들을 판문점을 통해 북한으로 북송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해당 사건에 대해 “아직 검토중인데 많은 국민들이 의아해하고 문제제기를 많이 해 들여다보고 있는 것 같다”며 “일단 우리나라에 들어왔으면 우리 헌법에 따라 대한민국 국민으로 간주된다”고 말했다. 다만 “구체적인 보고를 받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TF회의에서 “정부가 제대로 된 조사와 절차조차 지키지 않은 채 포승줄로 이들을 결박했다”며 “탈북 선원 강제 북송 사건의 진상도 규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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