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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정부 유류세 대책, 국민은 체감못해...법 개정해 200원 인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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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21일 오전 유가 폭등 대책 마련을 위해 서울 양천구 양천현대셀프주유소를 방문, 관계자와 대화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21일 오전 유가 폭등 대책 마련을 위해 서울 양천구 양천현대셀프주유소를 방문, 관계자와 대화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이 정부의 유류세 인하 대책이 국민 체감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며 법을 개정해 최소 200원 이상 휘발유 가격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또 고유가로 역대 최대 실적을 내고 있는 정유업계를 향해선 고통 분담을 요구하며 가격 인하 압박에 나섰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21일 “정부가 부랴부랴 추가 유류세 인하를 발표했지만, 유가 상승 지속으로 국민이 체감하는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며 “민주당은 법 개정을 통해, 국민이 실질적으로 체감하실 수 있도록 최소 200원 이상(휘발유 기준)의 유류세 인하를 추진하겠다”고 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서울 영등포구 대한석유협회에서 열린 ‘유가 폭등 대책 마련’ 간담회에서 “연일 기름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어제 휘발유, 경유가 가 리터당 2100원대를 돌파해 최고가를 경신했는데 앞으로도 상승세가 지속될 거란 전망”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택배, 화물차나 택시 운전자 등 자동차로 생계를 지탱해야 하는 분들의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라며 “금융위기를 능가하는 비상한 상황인 만큼, 정유업계가 국민 고통 분담에 함께 나서 주시길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고유가 상황으로 인해 역설적으로 정유업계는 역대 최대실적을 달성했다. 1분기 영업이익은 거의 3배 가까이 늘었고, 최대 규모의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며 “영국 등 주요 선진국은 석유ㆍ가스 기업에 이른바 ‘횡재세(초과이윤세)’까지 논의될 정도고, 미국 바이든 대통령도 석유 기업들이 ‘돈을 많이 벌어들였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박 원내대표는 “유가가 오를 때마다, 기름값이 오를 때는 즉시 반영되는 반면, 내릴 때는 수일, 수주가 걸린다는 국민의 우려가 늘상 있다”며 “상황이 위급한 만큼 빠르게 시장가격이 인하될 수 있도록 해주시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김성환 정책위의장이 2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1분기 정유4사 영업이익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 김성환 정책위의장이 2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1분기 정유4사 영업이익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김성환 정책위의장도 이날 오전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S-OIL, 현대오일뱅크 정유 4사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을 합하면 무려 4조7668억원에 달한다”며 “지난해 1/4분기와 비교해도 2조여원의 이익이 늘어났다”고 언급했다.

이어 “서민들은 리터당 2000원이 넘는 기름값을 감당하지 못해 고통을 받고 있는 사이에 대기업 정유사들은 최대 호황을 누리고 있었던 것”이라며 “유류세 탄력세율 추가 인하 등 입법과 정유소의 초과 이익을 최소화하거나 기금 출연 등을 통해 환수하는 방안을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 정책위의장은 “이런 와중에 정부가 꺼낸 대책은 법인세 인하, 즉 대기업 감세 정책”이라며 현 정부의 미온적 대응을 질타했다. 그는 “정유사들은 사상 최대 이익을 내고 있는데, 오히려 세금을 깎아주는 정책에 국민 동의를 받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윤석열 정부는 지금이라도 전 세계적 추세에 역행하는 대기업 부자 감세 정책을 철회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박 원내대표도 “심지어 대통령은 지금의 경제 위기에 대해 ‘근본적으로 대처할 방도가 없다’고 말했다. 정말 깜짝 놀랐다”며 “그렇다면 국민은 누굴 믿고 의지한단 말이냐”고 반문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20일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에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에 “전세계적으로 고금리 정책을 쓰고 있는 마당에 생긴 문제들이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대처할 방도는 없다. 그렇지만 정부는 민생 물가를 잡기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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