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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차 호조에도 유가가 발목…“올해 무역적자 예상”

중앙일보

입력

반도체·자동차 등이 역대급 수출 실적에도 올해 무역수지가 적자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21일 ‘2022년 상반기 수출입 평가 및 하반기 전망’보고서를 통해 올해 수출이 지난해보다 9.2% 증가한 7039억 달러, 수입은 16.8% 늘어난 7185억 달러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른 무역수지는 147억 달러 적자로 예상됐다. 지난해는 수출 6444억 달러, 수입 6151억 달러로 무역수지 흑자(293억 달러)를 기록했다.

13일 부산 남구 신선대부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있다. [뉴스1]

13일 부산 남구 신선대부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있다. [뉴스1]

수출 사상 첫 7000억 달러 달성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중국의 도시 봉쇄 조치 등 어려운 대외 여건 속에서도 수출이 호조세를 이어가며 사상 첫 7000억 달러를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수출은 견조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수요를 바탕으로 올해도 10.2%의 고성장세를 유지할 전망이다. 석유제품(50.5%)과 석유화학(9.6%) 수출도 물량 증가와 단가 상승에 힘입어 수출이 크게 늘 것으로 예상된다. 자동차(11.1%) 역시 반도체 공급 부족에 따른 생산 차질과 물류난에도 불구하고, 대당 단가가 높은 전기차의 수출 비중이 확대되면서 수출액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선박(-21.9%)은 2020년 코로나19 당시 수주가 급감하면서 올해 인도 예정 물량이 크게 줄면서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러시아로 수출 예정이던 LNG·FSU(액화천연가스 저장·환적설비) 선박의 인도 차질 가능성 등으로 수출 부진이 예상된다. 지난해 글로벌 수요 확대로 단가가 급등했던 철강 수출도 하반기부터 단가가 일부 하향 조정되고, 일부 수출 물량이 내수로 전환되면서 하반기부터 수출이 12.2% 감소할 전망이다.

원유 단가 상승으로 하반기도 적자 예상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전반적인 수출 호조에도 불구하고 러·우 사태 장기화로 원유 도입 단가가 지속 상승하면서 하반기에도 무역수지 악화가 이어질 전망이다. 올해 1~5월 기준으로 원유·천연가스·석탄·석유제품 등 4대 에너지 수입은 총수입의 4분의 1 이상(27.6%)을 차지하고 있다. 다만 최근 OPEC플러스(+)의 추가 증산 결정과 올해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에 따른 유가 하락 가능성 등으로 하반기 무역수지 적자 폭(-33억 달러)은 상반기(-114억 달러)보다 다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조상현 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올해 우리 수출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사상 최대 실적을 향해 순항하고 있지만 하반기 글로벌 여건이 녹록지 않은 상황”이라며 “고원자재가·고환율·고금리 등 3고(高) 현상이 지속하면서 수출 제조기업들의 채산성이 급격하게 악화하고 있는 만큼, 우리 기업들의 가격 경쟁력 제고와 수입 공급망 국산화를 위한 전략적인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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