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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 첫 주택, 누구나 취득세 200만원까지 깎아준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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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생애 첫 주택을 사는 수요자라면 누구나 취득세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집값이 급등하면서 현실성이 떨어진 소득·집값 기준을 정부가 폐지하기로 해서다.

취득세 200만원 한도까지 깎아준다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21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이날 열린 제1차 부동산관계장관회의에선 취득세 감면 대상을 확대하는 내용을 포함한 ‘부동산 정책 정상화 과제’가 논의됐다. 그간 취득세 감면의 기준이 돼 온 ▶부부합산 연 소득 7000만 원 이하 ▶취득 당시 주택가액 수도권 4억 원·비수도권 3억 원 이하 기준을 없애고 소득·집값에 상관없이 취득세를 일괄적으로 200만 원까지 감면받을 수 있도록 한 게 골자다.

집값 급등에 체감도 떨어진 ‘3·4억 이하’ 기준 

지난 16일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단지 모습. [뉴스1]

지난 16일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단지 모습. [뉴스1]

정부가 세금 감면 대상을 확대하기로 한 데는 집값 급등이 직접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존엔 생애 첫 주택을 살 때 주택가액이 1억5000만 원 이하면 취득세를 면제받았다. 주택가액이 1억5000만 원~3억 원 이하(수도권 4억 원 이하)면 취득세의 50%만 납부했다. 행안부는 이 같은 기준을 없앤 데 대해 “제도가 시행된 2020년 7월 이후 수도권을 중심으로 집값이 크게 오르면서 국민들의 정책 효과를 체감하기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2020년 7월 3억3000만 원이던 전국의 주택(아파트·연립·단독) 평균 매매가격은 2022년 5월에는 29.1% 상승한 4억2600만 원으로 올랐다. 같은 기간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주택의 평균 매매가격은 4억6700만 원에서 6억2600만 원(34.0%)으로 올라 취득세 감면 범위를 한참 벗어났다. 서울은 6억9400만 원에서 8억8200만 원(27.1%)으로,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은 2억500만 원에서 2억5600만 원(24.9%)으로 뛰었다.

5억원 주택 취득세, 500만→300만원으로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정부는 취득세 감면 한도를 200만 원으로 제한하는 대신 모든 생애 첫 주택 구매자에 대해 한도까지 취득세를 낮춰주기로 했다. 정부는 “고가 주택에 과도한 혜택이 주어지는 것을 막고 취득세수 감소로 인한 지방재정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생애 첫 주택 구매자는 취득세율(1~3%)에 따라 산출된 세금에서 200만 원을 뺀 만큼만 납부하면 된다. 기존 50% 감면받고 있던 수도권 4억 원 주택의 경우 50% 감면(400만→200만 원)이 없어지는 대신 일괄 200만 원을 할인받아 세액이 종전과 같다. 다만 기존 감면 대상이 아니었던 비수도권 4억 원 주택은 400만→200만 원으로 세액이 낮아진다. 집값이 5억 원인 주택은 500만→300만 원, 7억 원인 주택은 1167만→967만 원으로 각각 취득세가 할인된다.

법 개정 전까진 ‘납부 후 환급’ 방식

다만 정부는 “취득세 감면안은 지방세특례제한법을 개정해야 하는 사항으로 국회 동의를 얻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행안부는 21일 감면안 발표 시점부터 법 개정 사이 생애 첫 주택을 구입한 경우 기존 기준에 따라 취득세를 먼저 내고, 법 개정 이후 차액을 환급할 방침이다.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수혜 가구가 연 12만3000가구에서 25만6000가구로 2배 이상 확대할 것으로 본다”며 “취득세 감면을 확대해 국민 누구나 내 집 마련의 꿈을 실현하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만 금리인상 쇼크에 부동산 취득자 수 자체가 줄면서 정부 예상만큼 취득세 감면 혜택이 늘어날지는 미지수다. 전날 부동산 정보제공업체 직방에 따르면 올해 5월까지 생애 최초 부동산 매수자는 월평균 3만8749명으로 지난해(5만6856명)보다 31.8% 급감했다. 생애 최초 부동산 매수자가 월평균 4만 명을 밑돈 것은 2010년 관련 통계 발표 이후 처음이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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