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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기획, “꼭 기억해야 할 세 가지”[나는 아이돌 기획자다 4]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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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선미의 ‘나는 아이돌 기획자다’(4)

지난달 25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 MBC 드림센터에서 열린 ‘쇼챔피언’에서 무대를 선보이는 나인아이. 아이돌 그룹 기획에선 그룹 방향성과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정해 두는 것이 중요하다. 뉴스1

지난달 25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 MBC 드림센터에서 열린 ‘쇼챔피언’에서 무대를 선보이는 나인아이. 아이돌 그룹 기획에선 그룹 방향성과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정해 두는 것이 중요하다. 뉴스1

오너가 아닌 월급쟁이 실무자의 관점에서 아이돌 기획사의 매력은 내가 재밌게 만드는 콘텐트에 대한 대중의 반응이 즉각적이라는 것이다. 그 어떤 콘텐트보다 반응이 빠르고 칭찬이든 욕이든 솔직하다. 음악은 언제 어디에나 존재하며, 아주 손쉽게 접할 수 있고 타 산업 혹은 영역과 결합되면 그 활용도가 무수하게 달라질 수 있는 ‘트랜스포머’ 같은 콘텐트라 그런 듯하다. 이런 즉각적인 반응에 기획사가 어떻게 대응하는가에 따라, 아티스트의 활동의 승패가 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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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 단위로 반응이 쏟아지는 환경에서 아티스트를 대행해 다양한 영역에서 사업을 하려면 기획사가 해내야 할 역할이 무궁무진하다. 그 중에서도 아이돌 기획사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일은 세 가지로 정리 할 수 있다.

1. 그룹의 방향성은 기획사의 비전

기획사가 어떤 방향성을 갖고 그룹을 만드냐에 따라 많은 것들이 결정된다. 어떤 연습생을 뽑을 것인지, 어떻게 트레이닝 시킬 것인지 등은 그중 일부다. 방향성은 이윤 창출 외에 회사의 비전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다. 이에 따라 어떤 직원을 뽑아야 하는지, 어떤 음악을 만들지, 어떤 방식으로 커뮤니케이션 할 것인지도 정해진다. 자연스럽게 회사의 세부적인 내용들이 구성되기도 하는데, 이 부분은 아티스트는 물론 대중들과 커뮤니케이션 할 때에도 매우 중요하다.

올해 1월 데뷔한 7인조 보이그룹 트렌드지. 이들은 이달 낸 새 앨범에서 '파랑새를 쫓아가는 아이들'이라는 콘셉트로 활동하고 있다. 팀 기획에서 방향성이 매우 중요하다. [사진 인터파크뮤직]

올해 1월 데뷔한 7인조 보이그룹 트렌드지. 이들은 이달 낸 새 앨범에서 '파랑새를 쫓아가는 아이들'이라는 콘셉트로 활동하고 있다. 팀 기획에서 방향성이 매우 중요하다. [사진 인터파크뮤직]

가령 지금 있는 회사는 “선한 영향력을 주는 그룹을 만들자”는 목적에 공감하고 끌린 사람들이 모여 세운 곳이다. 이 목표는 아이돌 멤버의 캐스팅트레이닝 과정에도 영향을 미쳤다. 그룹 콘셉트는 물론 제작하는 콘텐트의 작고 큰 부문에 빠짐없이 반영된다. 이 목표에 따라 3년을 준비해 최근 신인 보이그룹 나인아이(NINE.i)를 데뷔시킬 수 있었다. 준비 기간 겪은 수많은 우여곡절과 좌절은 방향성을 공유하고 있다는 믿음 덕에 극복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2 . 관계 조율은 기획사의 실력   

대중과의 소통하는 방식이나 팀의 관계를 형성하는 일이 여기에 해당 된다. 아이돌 그룹은 자라온 환경,나이,국적,성격이 다른 사람들을 하나의 목적을 위해 모은 팀이다. 서로 매우 다른데, 팀플레이를 해야 한다. 이들 간 조율을 할 때 기획사가 중요하다. 최근에는 아티스트와 팬 사이의 소통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다. 회사는 아티스트와 팬들이 원하는 것들 사이에서 조율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이 간극을 좁힐 수록 오랜 기간 파트너십을 유지할 수 있으며 궁극적으로는 개개인이 원하는 것들을 이룰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다. 관계 조율을 얼마나 매끄럽게 하는지에서 기획사의 실력이 증명된다.

지난 17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홀 무대에서 공연하고 있는 (여자)아이들. [사진 큐브엔터테인먼트]

지난 17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홀 무대에서 공연하고 있는 (여자)아이들. [사진 큐브엔터테인먼트]

예전엔 제작자가 노래 잘 부르는 가수를 영입해 앨범을 만들고 홍보를 통해 매출을 내는 구조였기 때문에 기획사 역할이 비교적 단순했다. 하지만 산업이 발전하고 체계화되면서 아티스트 외에도 다양한 이해 관계자들이 참여한다. 기여하는 전문가, 파트너사, 투자자, 내부 인력 등 많은 사람들의 의견을 조율하고 협업을 통해 하나의 좋은 콘텐트를 만들어내야 한다. 자연스럽게 기획사의 최종 컨트롤러의 역할이 점차 커지고 있다.

3. 창작 활동에 최적 환경 조성 

많은 사람들이 미디어를 통해 보는 기획사의 업무다. 아티스트가 온전히 무대의 품질 또는 음악 활동, 창작 활동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을 하는 일이다. 물적, 인적, 정신적 지원도 이에 해당한다.

아티스트와의 계약을 ‘매니지먼트 계약’이라고 하는데, 오해를 많이 받는 역할이다. 매니지먼트는 단순한 ‘관리’가 아니다. 기획사의 핵심 자산은 사람, 아티스트다. 특히 K팝 산업에서는 가치관이 다 형성되기도 전인 어린 나이부터 춤, 노래를 배우고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사람들과 대화하는 법, 스스로 컨디션을 관리하는 법, 감정을 조절하는 법도 익혀야 한다. 회사는 아티스트가 잘못된 방향으로 흘러가지 않도록 보호하고 교육해야 할 의무가 있으며 설사 실수를 하더라도 이를 수습해야 한다. 또 데뷔를 하고 난 이후에는 다양한 활동과 일정 속에서 최상의 컨디션으로 자신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윤선미 퍼스트원엔터테인먼트 프로듀싱 본부 총괄 이사

JYP 엔터테인먼트 기획ㆍ마케팅팀에서 사회 생활을 시작했다. 15년 째 K팝 콘텐트 기획ㆍ제작ㆍ마케팅을 하고 있다. FNC 엔터테인먼트, 다날 엔터테인먼트 등을 거친 뒤 현재 회사에서 브랜드 기획·마케팅을 총괄하고 있다. 원더걸스, 2PM, 미쓰에이, 백아연, AOA, 체리블렛 등 수많은 아티스트와 일했다. 엔터테인먼트 교육 플랫폼 엔터잡에듀에서 강사로 활동하고 있으며 저서로는 엔터 실무자를 위한 『빅히트 시그널』이 있다.xyz.project202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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