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男→女 성전환 뒤 압도적 성적…결국 이 선수 대회출전 막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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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아 토마스. AP=연합뉴스

리아 토마스. AP=연합뉴스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수술을 한뒤 여성부 경기에 출전한 선수가 압도적 피지컬을 바탕으로 우수한 성적을 보여 논란이 이어지자, 국제수영연맹(FINA)이 성전환 선수의 여성부 출전을 사실상 금지하기로 했다.

19일(현지시간) AP통신·악시오스 등에 따르면 이날 열린 임시총회에서 회원국들은 성전환자 중 12세 이전에 수술을 받은 때에만 여성부 경기에 출전하도록 하는 새로운 '성별 포함 정책'을 채택했다.

FINA는 지난해 11월 성전환자 선수와 관련해 테스토스테론(남성 호르몬) 수치에 초점을 맞추는 대신 실제 비교우위가 발생하는 시점에 대해 입증하도록 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권고에 따라 이번 정책을 만들었다.

제임스 피어스 FINA 회장대변인은 "사춘기 이후에 성전환을 하면 비교우위가 생긴다는 것이 과학자들의 의견"이라며 "우리 역시 그런 성전환 선수가 비교우위가 없다고 보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렇다고 이번 정책이 12세 이전에 수술하도록 권장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대부분 국가에서 그 나이 때 수술을 받는 게 가능하지도 않고 권장되지도 않는다"고 덧붙였다.

최근 세계 트렌스젠더 건강전문가협회(WPATH)는 성전환 최저 권장 연령을 호르몬 요법에 대해서는 14세, 수술에 대해서는 15~17세로 조정한 바 있다. FINA가 수술연령을 12세 이전으로 한 것은 사실상 성전환수술자의 출전을 막은 것이다.

피어스 대변인은 현재 '엘리트 레벨'에서 활동하는 트랜스젠더 여성 선수는 없다며, 트렌스젠더 선수 등이 출전할 수 있도록 '열린 경쟁 부문' 신설을 제안하고 실무 그룹을 구성해 6개월간 관련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열린 경쟁 부문은) 트랜스젠더 선수를 포함해 많은 다른 선수를 포함할 것"이라면서도 "세부 사항은 논의가 필요하고, 이 부문이 어떻게 구성될지 아직 아무도 모른다"고 했다.

성소수자(LGBTQ) 선수 옹호단체 '애슬리트 앨리'의 앤 리버만은 "FINA의 이번 결정은 매우 차별적이고 해로우며 비과학적"이라며 "성 정체성과 다양성에 기초한 공정성과 포용성, 비차별에 대한 IOC의 기준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반발했다.

반면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호주의 여성 수영선수 케이트 캠벨은 FINA 총회 연설에서 "이미 경계선에 있는 트랜스젠더 커뮤니티를 더 고립시킬 수 있다는 게 안타깝다"면서도 "여성은 스포츠에서 동등해지려고 오래 싸워왔고, 그것은 성 구별 덕분에 가능했다. 그 구별을 없앤다면 여성 선수에게 해로운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남성이었던 윌리엄 토머스(왼쪽)와 여성이 된 리아 토머스 모습. 트위터 캡처, AP=연합뉴스

남성이었던 윌리엄 토머스(왼쪽)와 여성이 된 리아 토머스 모습. 트위터 캡처, AP=연합뉴스

한편 FINA의 이번 결정에 따라 최근 미국대학스포츠협회(NCAA)에서 우승을 차지한 트랜스젠더 여성 선수 리아 토머스의 올림픽 출전길도 막히게 됐다. 리아 토머스는 지난 3월 500야드 자유형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하면서 미국 역사상 최초로 NCAA에서 우승한 트렌스젠더 여성 선수가 됐다.

토머스는 지난 2019년까지 남자 선수로 경기에 출전해 좋은 성적을 거둬왔지만, 호르몬요법 등을 통해 성전환을 하고 지난해부터 여성선수로 활동하고 있다. 최근엔 "그가 남성 성기 제거수술을 아직 받지 않았고, 락커룸 등에서 동료 여성선수들에게 노출했다"는 내용의 동료 주장이 나와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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