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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순에 하늘 난 톰 크루즈 “탑건 속편 엄청난 부담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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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탑건: 매버릭’으로 내한한 배우 톰 크루즈가 19일 레드카펫 행사에서 선물 받은 곤룡포 문양의 항공점퍼를 입고 있다 . [연합뉴스]

‘탑건: 매버릭’으로 내한한 배우 톰 크루즈가 19일 레드카펫 행사에서 선물 받은 곤룡포 문양의 항공점퍼를 입고 있다 . [연합뉴스]

“영화 보면서 울어도 됩니다. 전부 여러분을 위한 겁니다.”

36년 만에 전투기 조종사로 돌아온 톰 크루즈(60)는 긴 세월을 함께 지나왔을 ‘중년’ 팬들을 향해 이런 말을 건넸다. 20일 서울 잠실의 한 호텔에서 열린 ‘탑건: 매버릭’ 언론 간담회에서다.

‘탑건: 매버릭’은 톰 크루즈를 일약 스타덤에 올려놨던 1986년 개봉작 ‘탑건’을 잇는 36년 만의 속편이다. 전편에서 혈기왕성한 전투기 조종사 교육기관 생도였던 피트 미첼, 콜사인명 ‘매버릭’(톰 크루즈)은 이제 특수임무를 맡은 후배 조종사들을 훈련하는 교관이다. 한국 등은 아직 개봉 전이지만, 이미 전 세계 흥행 수익 8억8500만 달러(약 1조1400억원)를 돌파했다. 톰 크루즈 주연작 중 최고 흥행작이 됐다.

기자 간담회에 참석한 배우 제이 엘리스(왼쪽부터), 마일즈 텔러, 톰 크루즈, 프로듀서 제리 브룩하이머, 배우 글렌 포웰, 그레그 타잔 데이비스. [뉴시스]

기자 간담회에 참석한 배우 제이 엘리스(왼쪽부터), 마일즈 텔러, 톰 크루즈, 프로듀서 제리 브룩하이머, 배우 글렌 포웰, 그레그 타잔 데이비스. [뉴시스]

17일부터 10번째 내한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톰 크루즈는 이날 간담회에서도 한국 관객에게 영화를 선보이는 것에 대한 설렘을 한껏 드러냈다. 이번 내한에는 프로듀서인 제작자 제리 브룩하이머부터, 매버릭과 생사를 건 미션을 수행하는 제자 역할의 배우 마일즈 텔러, 글렌 포웰, 제이 엘리스, 그레그 타잔 데이비스 등 영화의 주역들이 총출동했다.

내놓는 영화마다 흥행시킨 톰 크루즈이지만, 청춘의 한 시절 표상처럼 남아있는 영화 속편을 내놓는 결정이 쉬울 리 없었다. 그는 “수년 동안 어느 나라에 가든지 ‘탑건 후속편은 만들지 않냐’는 질문을 받았기 때문에 사실 엄청난 부담감이 있었다”며 “(제작자) 제리와 어떤 요건을 가지고 영화를 만들어야 할지 얘기를 나눴고, 1편을 잇는 동일한 캐릭터와 감정선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팬들을 실망하게 하고 싶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실제 ‘탑건: 매버릭’은 ‘탑건’의 장면들을 고스란히 오마주하는 등 향수를 자극하는 요소로 가득하다. 분주한 활주로를 배경으로 ‘탑건 앤섬(Top Gun Anthem)’과 케니 로긴스의 ‘데인저 존(Danger Zone)’이 차례로 깔리는 오프닝 시퀀스부터 1편의 추억을 소환한다. 스토리에도 시간 변화에 따른 인물들의 서사를 영리하게 녹여냈다.

톰 크루즈는 영화에서 항공 액션 장면을 대역 없이 직접 촬영했다.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톰 크루즈는 영화에서 항공 액션 장면을 대역 없이 직접 촬영했다.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전투기 액션 장면도 1980년대보다 나아진 기술력으로 한층 현실감 있게 완성했다. 1편에서는 톰 크루즈를 제외한 배우 대부분이 실제 항공훈련을 받지 않고 촬영했다. 이번 편에서는 팀원 역의 모든 배우가 미 해군과 협업해 5개월가량의 비행 훈련을 거쳤다. 제작진은 조종석 내부를 촬영할 수 있는 카메라를 직접 개발했다. 톰 크루즈는 “이런 세부적인 노력이 없다면 캐릭터 빌딩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며 “모든 배우의 독특한 캐릭터는 굉장한 노력이 켜켜이 쌓여서 만들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페이백’을 연기한 제이 앨리스는 “처음에 톰이 테스트 촬영한 비행 장면을 보여주면서 ‘이제 여러분도 할 거예요’라고 했을 땐 모두가 ‘네?’ 하면서 놀랐지만, 톰이 설계한 단계별 훈련 프로그램을 들은 뒤로는 확신을 갖고 훈련에 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행맨’ 역의 글렌포웰은 “해군과 협업하며 실제 비행 속도, 방향 등을 공부하다 보니 영화를 찍는다기보다 해군에 입대한 기분이 들기도 했다”며 “일단 상공에 올라가면 모든 게 내 책임이기 때문에 부담감이 컸고, 중력을 견디느라 피가 거꾸로 솟고 그 와중에 대사도 쳐야 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도 “이 모든 건 ‘톰 크루즈의 영화’가 아니면 절대 경험할 수 없는 것”이라고 고마워했다.

톰 크루즈도 “모두가 쏟아준 열정에 경의를 표한다. 영화 제작의 아름다운 점은 모두가 협동해 같은 목표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라며 “엄청난 노력이 있어야만 최고 퀄리티가 나올 수 있다. 영화에 참여한 모든 분의 노력을 극장에서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자부했다.

이들은 코로나19 팬데믹을 지나서 어렵게 찾은 한국에 대한 애정도 드러냈다. 개봉에 맞춰 내한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일정을 조율했다는 톰 크루즈는 “4년 만에 한국에 왔는데도 우리가 모두 다시 연결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탑건’ 팀은 지난 19일 2시간 넘게 레드카펫 행사를 하고, 팬들과 함께 영화를 관람하는 등 세심한 팬서비스를 선보였다.

영화 ‘위플래시’에 출연해 국내 관객에게도 낯익은 ‘루스터’ 역의 마일즈 텔러는 “최근 한국의 영화와 음악이 전 세계 엔터테인먼트에 크게 기여했다”며 “한국 방문은 두 번째인데, 올 때마다 문화에 크게 감동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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