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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더들고 느려진 대전 트램…개통도 1년 또 연기된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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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면

대전시 도시철도 2호선 트램 사업비가 2배로 증가했다. 대전시 트램 홍보 영상 화면. [연합뉴스]

대전시 도시철도 2호선 트램 사업비가 2배로 증가했다. 대전시 트램 홍보 영상 화면. [연합뉴스]

대전 도시철도 2호선(트램) 사업비가 2배로 증가하고 개통 시기도 1년 더 연기된다. 이에 이장우 대전시장 당선인은 “선거 끝난 뒤에야 사업비 증액 사실을 발표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시민을 속인 게 아니냐”고 비판했다.

20일 대전시에 따르면 트램 기본설계 결과, 총사업비가 1조4837억원으로 잠정 결정됐다. 2020년 트램 기본계획 수립 당시 국토교통부가 승인한 7492억원보다 7345억원 늘었다. 증가 요인을 보면 물가·토지가격 인상분(1368억원), 전기공급시설 변경 비용(672억원), 구조물 보강·지장물 이설비용(1688억원) 등 현실화에 따른 것이다. 또 중구 테미고개 구간을 지하화(530억원)하고 일부 노선을 변경하면서 정거장 10곳을 추가(126억원)해 돈이 더 들게 됐다고 대전시는 설명했다.

사업계획 적정성 검토에 9개월가량 소요되는 점을 고려하면 트램 착공(2023년 상반기→2024년 상반기)과 개통(2027년 말→2028년 말) 시기는 각각 1년씩 늦어지게 된다. 당초 2025년 말을 목표로 했던 트램 개통 시기는 서대전 육교 지하화 등 사업물량 증가에 따라 2027년 말로 이미 한 차례 연기된 적이 있다.

트램 최고·평정 속도는 기존 예측보다 느려졌다. 최고속도는 시속 70㎞에서 50㎞로, 평정속도(거리/총운행시간)는 25.7㎞에서 19.82㎞로 변경됐다. 평정속도는 도시철도 1호선(31㎞)보다는 느리고, 시내버스(17.7㎞)보다 조금 빠른 수준이다. 대전시는 늘어난 사업비 등을 반영해 기본계획을 변경하고 내년 상반기까지 기재부와 총사업비 조정 협의를 마칠 계획이다.

이와 관련, 국민의힘 이장우 대전시장 당선인은 지난 19일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선거가 끝나니 사업비가 두 배로 늘었다고 발표하는 건 그동안 알았는데 숨겨온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 당선인은 이어 “일부 계획을 보완하면 대전시가 발표한 것보다 사업비가 더 늘어날 수도 있다”며 “전문가들과 종합적으로 다시 검토해 대책을 마련하고, 감사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 당선인에 따르면 대전시는 시장직 인수위원회가 꾸려진 이후에도 트램 총사업비를 제대로 보고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최근 이 당선인에 별도로 사업비 증가 내용을 보고했다. 이와 관련해 대전시는 “총사업비가 증가하는 것은 분명 알고 있었지만, 정확한 증가 규모는 기본설계가 끝난 이달 초에 인지했다”고 설명했다.

대전도시철도 2호선은 19년째 첫 삽도 못 뜨고 있다. 2003년 2월부터 건설 방식 등을 놓고 논란을 빚은 끝에 11년여 만인 2014년 4월 당시 염홍철 시장이 고가 방식의 자기부상열차(일부 구간 지하화)로 결정했다. 하지만 2014년 6월 당선된 더불어민주당 권선택 대전시장이 트램 방식으로 바꾸면서 일정이 미뤄졌다. 문재인 정부는 2019년 1월 대전시 허태정 시장 요청에 따라 트램사업을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면제했다. 대전 도시철도 2호선 트램은 서대전역∼정부청사∼유성온천역∼진잠∼서대전역 36.6㎞ 구간을 순환하도록 계획돼 있다.

한편 홍준표 대구시장 당선인은 “대구에 트램을 깔게 되면 교통이 마비된다”며 대구도시철도 4호선(순환선) 일부 구간 트램 계획의 백지화를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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