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희열 '표절' 인정에...원곡자 "법적 조치 필요한 수준 아냐"

중앙일보

입력 2022.06.20 19:29

업데이트 2022.06.20 19:36

표절 논란에 휩싸인 작곡가 유희열. 사진=KBS

표절 논란에 휩싸인 작곡가 유희열. 사진=KBS

작곡가 겸 가수 유희열(사진)이 일본 영화음악의 거장 사카모토 류이치(坂本龍一)의 곡을 표절했다는 의혹을 인정한 가운데, 사카모토 류이치가 20일 공식 입장을 밝혔다. 그는 "모든 창작물은 기존 예술에 영향을 받는다"며 "(유희열 곡은) 법적조치가 필요한 수준이라고는 볼 수 없다"고 했다.

류이치 사카모토 소셜 프로젝트 코리아를 운영하고 있는 잇뮤직크리에이티브는 이날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입장문을 내고 "저희는 종종 전 세계의 팬들로부터 유사한 제보와 클레임을 많이 받기 때문에 법적인 조치가 필요한지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각 사례들을 면밀히 분석하고 검토한다"며 "우리는 즉시 '유사성'을 확인했다. 그러나 음악적인 분석의 과정에서 볼 때 멜로디와 코드진행은 표절이라는 논점에 부합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사카모토 류이치도 직접 "나에게 본 사안을 제보해주신 팬 여러분과 이 건에 대해 공개적으로 이야기하려는 유희열의 솔직한 의도에 감사드린다. 두 곡의 유사성은 있지만, 제 작품 'Aqua'를 보호하기 위한 어떠한 법적 조치가 필요한 수준이라고 볼 수는 없다. 그리고 나의 악곡에 대한 그의 큰 존경심을 알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모든 창작물은 기존 예술에 영향을 받는다. (책임의 범위 안에내서) 거기에 자신의 독창성을 5~10% 정도를 가미한다면 그것은 훌륭하고 감사할 일"이라며 "나는 여전히 내가 만드는 모든 음악에서 독착성의 비율을 높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지만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그것이 또한 예술을 아름답게 만드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유희열의 새 앨범에 행운을 기하며, 그에게 최고를 기원한다"며 글을 마무리했다.

앞서 유희열은 지난 14일 소속사 '안테나'의 공식 페이스북에 "유희열의 생활음악 프로젝트의 두 번째 트랙인 '아주 사적인 밤'과 사카모토 류이치의 '아쿠아(Aqua)'가 유사하다는 제보를 검토한 결과, 곡의 메인 테마가 충분히 유사하다는 데 동의하게 됐다"며 표절 의혹을 인정했다.

그는 "긴 시간 가장 영향받고 존경하는 뮤지션이기에 무의식 중에 저의 기억 속에 남아있던 유사한 진행 방식으로 곡을 쓰게 됐다"며 "발표 당시 저의 순수 창작물로 생각했지만 두 곡의 유사성은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충분히 살피지 못하고 많은 분들에게 실망을 드린 것에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무엇보다 사카모토 류이치 선생님과 팬분들에게 불미스러운 일을 만들었다는 것에 대해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유희열의 생활음악'은 유희열이 작년 8월부터 진행해 온 프로젝로, '일요일 오후', '아주 사적인 밤', '저녁 약속' 등 8곡과 연주용 악보집이 담긴 LP가 이달 발표될 예정이었다.

사카모토 류이치 입장문
◇잇뮤직크리에이티브 입장문

먼저 유희열 씨의 작품에 관련하여 진심 어린 메시지에 감사드립니다. 저희는 얼마 전 ‘누군가 당신의 ’Aqua‘라는 곡을 표절했다’고 한국의 한 유튜브 링크를 통해 제보받았습니다.

사카모토 류이치와 우리 직원들은 즉시 ‘유사성’을 확인했습니다. 그러나 음악적인 분석의 과정에서 볼 때 멜로디와 코드진행은 표절이라는 논점에 부합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저희는 종종 전 세계의 팬들로부터 유사한 제보와 클레임을 많이 받기 때문에 법적인 조치가 필요한지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각 사례들을 면밀히 본석하고 검토합니다. 앞에서 언급했다시피 위와 같은 이유로 유희열 씨의 곡은 어떠한 표절에 대한 법적 조치도 필요치 않다고 생각합니다.

◇사카모토 류이치 입장문

나에게 본 사안을 제보해주신 팬 여러분과 이 건에 대해 공개적으로 이야기하려는 유희열 씨의 솔직한 의도에 감사드립니다. 두 곡의 유사성은 있지만 제 작품 ‘Aqua’를 보호하기 위한 어떠한 법적 조치가 필요한 수준이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그리고) 나의 악곡에 대한 그의 큰 존경심을 알 수 있습니다.

나는 내가 사랑하고 존경하며 많은 것을 배운 바흐나 드뷔시에게서 분명히 강한 영향을 받은 몇몇 곡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내가 바흐나 드뷔시와 같은 수준으로 자신을 보고 있는 것은 아니므로 오해는 말아주세요.

모든 창작물은 기존의 예술에 영향을 받습니다. (책임의 범위 안에서) 거기에 자신의 독창성을 5-10% 정도를 가미한다면 그것은 훌륭하고 감사한 일입니다. 그것이 나의 오랜 생각입니다.

나는 여전히 내가 만드는 모든 음악에서 독창성의 비율을 높이기 위해 최선을 다합니다만 쉽지 않은 일입니다. 하지만 그것이 또한 예술을 아름답게 만드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유희열 씨와 팬분들의 아낌없는 성원에 감사드립니다. 유희열 씨의 새 앨범에 행운을 기하며 그에게 최고를 기원합니다.

저희는 사카모토 류이치가 모든 것을 말했다고 생각합니다. 저희는 모두 유희열 씨의 새 앨범 발매와 성공을 기원하고 응원합니다.

주저하지 말고 앞으로 나아가시길. 2022. 06.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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