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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순에 하늘 나는 톰 크루즈 "영화 보며 울어도 돼" 웃픈 농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할리우드 배우 톰 크루즈가 20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월드에서 열린 영화 '탑건: 매버릭' 내한 기자간담회에서 손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할리우드 배우 톰 크루즈가 20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월드에서 열린 영화 '탑건: 매버릭' 내한 기자간담회에서 손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영화 보면서 우셔도 됩니다. 전부 여러분을 위한 겁니다.”

36년 만에 전투기 조종사로 다시 돌아온 톰 크루즈(60)는 긴 세월을 함께 지나왔을 ‘중년’ 팬들을 향해 이런 말을 건넸다. 20일 서울 잠실 한 호텔에서 열린 ‘탑건: 매버릭’ 언론 간담회에서다.

‘탑건: 매버릭’은 톰 크루즈를 일약 스타덤에 올려놨던 1986년 개봉작 ‘탑건’을 36년 만에 잇는 속편이다. 전편에서 혈기왕성한 전투기 조종사 교육기관 생도였던 ‘피트 미첼’, 콜사인명 ‘매버릭’(톰 크루즈)은 이제 특수 임무를 맡은 후배 조종사들을 훈련시키는 교관으로 활약한다. 아직 한국 등에선 개봉 전이지만, 벌써 전 세계 흥행 수익 8억8500만 달러(약 1조1400억원)를 돌파하며 톰 크루즈 주연작 중 최고 흥행작이 됐다.

17일부터 생애 10번째 내한 일정을 빼곡히 소화 중인 톰 크루즈는 이날 간담회에서도 한국 관객들에게 영화를 선보일 것에 대한 설렘을 한껏 드러냈다. 이번 내한 일정에는 ‘탑건’의 프로듀서인 제작자 제리 브룩하이머와 매버릭과 생사를 건 미션을 수행하는 제자들을 연기한 배우 마일즈 텔러, 글렌 포웰, 제이 엘리스, 그렉 타잔 데이비스 등 영화의 주역들이 총출동했다.

할리우드 배우 제이 엘리스(왼쪽부터) 마일즈 텔러, 톰 크루즈, 제작자 제리 브룩하이머, 글렌 포웰, 그렉 타잔 데이비스가 20일 서울 송파구 잠실동 롯데호텔월드 크리스탈볼룸에서 열린 영화 ‘탑건: 매버릭’ 기자 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스1

할리우드 배우 제이 엘리스(왼쪽부터) 마일즈 텔러, 톰 크루즈, 제작자 제리 브룩하이머, 글렌 포웰, 그렉 타잔 데이비스가 20일 서울 송파구 잠실동 롯데호텔월드 크리스탈볼룸에서 열린 영화 ‘탑건: 매버릭’ 기자 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스1

“‘탑건2’ 제작 엄청난 부담…실망시키기 싫었다”

내놓는 영화마다 흥행시키는 톰 크루즈이지만, 한 시절 청춘의 표상처럼 남아있는 영화의 속편을 내놓는 결정이 쉬울 리 없었다. 그는 “수년 동안 어느 나라에 가든 ‘탑건의 후속편을 만들지 않겠느냐’는 질문을 받았기 때문에 사실 엄청난 부담감이 있었다”며 “(제작자인) 제리와 어떤 요건을 가지고 영화를 만들어야 할지 얘기를 나누면서 1편을 잇는 동일한 캐릭터와 감정선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팬들을 실망시키고 싶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실제 ‘탑건: 매버릭’은 ‘탑건’의 장면들을 고스란히 오마주하는 등 향수를 자극하는 요소로 가득하다. 분주한 활주로를 배경으로 ‘탑건 앤섬’(Top Gun Anthem)과 케니 로긴스 ‘데인저 존’(Danger Zone)이 차례로 깔리는 오프닝 시퀀스부터 1편의 추억을 소환하는 건 물론, 스토리에도 시간 변화에 따른 인물들의 서사를 영리하게 녹여냈다.

영화 '탑건: 매버릭'은 교관으로 컴백한 파일럿 매버릭(톰 크루즈)과 함께 생사를 넘나드는 미션에 투입되는 새로운 팀원들의 이야기를 다룬 항공 액션 블록버스터.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탑건: 매버릭'은 교관으로 컴백한 파일럿 매버릭(톰 크루즈)과 함께 생사를 넘나드는 미션에 투입되는 새로운 팀원들의 이야기를 다룬 항공 액션 블록버스터.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촬영 아니라 해군에 입대한 줄”

전투기 액션 장면들도 1980년대에 비해 진보한 기술력으로 한층 현실감 있게 완성했다. 1편에서는 톰 크루즈를 제외한 대부분의 배우들이 실제 항공 훈련을 받지 않고 촬영했다면, 이번 편에서는 팀원 역의 모든 배우들이 미 해군과 협업 하에 이뤄진 5개월가량의 비행 훈련을 거쳤다. 제작진은 조종석 내부를 촬영할 수 있는 카메라를 직접 개발하기도 했다. 톰 크루즈는 이같은 과정에 대해 “이런 세부적인 노력이 없다면 캐릭터 빌딩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며 “모든 배우들의 독특한 캐릭터는 굉장한 노력이 켜켜이 쌓여서 만들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페이백’을 연기한 제이 앨리스는 “처음에 톰이 테스트 촬영한 비행 장면을 보여주면서 ‘이제 여러분도 할 거예요’라고 했을 땐 모두가 ‘네?’ 하면서 놀랐지만, 톰이 설계한 단계별 훈련 프로그램을 들은 뒤로는 확신을 갖고 훈련에 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행맨’ 역의 글렌 포웰은 “해군과 협업하며 실제 비행 속도, 방향 등을 공부하다보니 영화를 찍는다기보다 해군에 입대한 기분이 들기도 했다”며 “일단 상공에 올라가면 모든 게 내 책임이기 때문에 부담감이 컸고, 중력을 견디느라 피가 거꾸로 솟고 그 와중에 대사도 쳐야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도 “이 모든 건 ‘톰 크루즈의 영화’가 아니면 절대 경험할 수 없는 것”이라고 감사를 전했다.

할리우드 배우 톰 크루즈가 20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월드에서 열린 영화 '탑건: 매버릭' 내한 기자간담회에서 동료들에게 볼 하트 포즈를 알려주고 있다. 연합뉴스

할리우드 배우 톰 크루즈가 20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월드에서 열린 영화 '탑건: 매버릭' 내한 기자간담회에서 동료들에게 볼 하트 포즈를 알려주고 있다. 연합뉴스

톰 크루즈 또한 “모두가 쏟아준 열정에 경의를 표한다. 영화 제작의 아름다운 점은 모두가 협동해 같은 목표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라며 “엄청난 노력이 있어야만 최고의 퀄리티가 나올 수 있다. 영화에 참여한 모든 분들의 노력을 극장에서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자부했다.

이들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을 지나 어렵게 찾은 한국에 대한 애정도 드러냈다. 개봉에 맞춰 내한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일정 조율을 했다는 톰 크루즈는 “4년만에 한국에 왔는데 우리 모두가 다시 연결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내한 소감을 밝혔다. ‘탑건’ 팀은 지난 19일 2시간 넘도록 레드카펫 행사를 갖고, 팬들과 함께 영화를 관람하는 등의 세심한 팬서비스를 선보였다.

영화 ‘위플래시’에 출연해 국내 관객에게도 익숙한 ‘루스터’ 역의 마일즈 텔러는 “최근 한국의 영화와 음악은 전 세계 엔터테인먼트에 기여가 크다”며 “한국에 두 번째 오는데, 올 때마다 문화에 크게 감동 받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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